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이 시사주간지 시사인이 실시한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 조사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손 사장이 진행하는 JTBC ‘뉴스룸’은 가장 신뢰하는 방송프로그램 1위를 기록했다. ‘손석희의 JTBC’가 약진하는 사이, KBS·MBC·조선일보의 신뢰도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창간 9주년을 맞은 시사주간지 시사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2016년 8월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간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언론신뢰도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가구유선전화 RDD와 이동전화 RDD를 병행한 전화면접조사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손석희 사장은 조사를 시작한 2007년 이래 줄곧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 조사 1위(2007년 22%, 2009년 21%, 2010년 12.9%, 2012년 17.4%, 2013년 17.3%, 2014년 31.9%, 2015년 34.2%)를 기록했다. 올해 조사에선 36.8%로 역대 가장 높은 신뢰도를 기록했다. ‘없다/모름/무응답’은 43.7%였다. 손 사장을 제외한 언론인 전반에 대한 신뢰도는 떨어진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에는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의 호화접대 논란까지 더해졌다.

▲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 ⓒJTBC
가장 신뢰하는 방송 프로그램으로는 손석희 사장이 진행하는 JTBC ‘뉴스룸’(17.5%)이 꼽혔다. ‘뉴스룸’의 신뢰도는 방송사 메인뉴스 가운데 가장 시청률이 높은 KBS ‘뉴스9’(13.4%)를 앞섰다. 2007년 첫 조사부터 줄곧 1위에 이름을 올렸던 KBS ‘뉴스9’는 2014년 처음으로 JTBC ‘뉴스9’(‘뉴스룸’의 개편 전 프로그램)와 13.9%로 공동 1위를 기록한 뒤 2015년(15.3%-14.7%)과 2016년 오차범위 내에서 JTBC에 밀렸다. JTBC ‘뉴스룸’은 올해 ‘필리버스터 정국’과 ‘전경련-어버이연합’ 커넥션 등을 지속적으로 보도하며 공영방송이 외면해온 이슈들을 다뤘다.

2007년 시사인의 첫 조사 당시 가장 신뢰하는 방송 프로그램 2위(14.7%)를 기록했던 MBC ‘뉴스데스크’는 올해 조사에서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3%)를 기록했다. MBC는 현재 기자들이 자사 보도를 비평하는 보고서를 내면 보도국장이 찢어버리는 등 사내에서 건전한 소통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지난 8월에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감찰하던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모 언론사(보도 이후 조선일보로 밝혀짐) 기자에게 감찰 상황을 유출했다고 보도하며 ‘MBC가 청와대의 정략적 도구가 됐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가장 신뢰하는 방송’ 조사 결과에선 KBS(29.7%)와 JTBC(26.3%)를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JTBC는 손석희 사장의 합류(2013.5) 이후 이뤄진 신뢰도 조사에서 2014년 18.2%, 2015년 21.6%, 2016년 26.3%로 매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기간 공영방송사인 KBS가 29.4%-31.7%-29.7%, MBC가 11.6%-12.3%-10.4%로 정체 내지 감소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올해 조사에선 YTN(7.3%), SBS(5.3%)가 KBS-JTBC-MBC의 뒤를 이었다.

▲ JTBC '뉴스룸' 어버이연합 관련 보도 화면 갈무리.
가장 신뢰하는 방송매체 응답자의 특성을 보면 KBS는 60세 이상(50.9%), 대구/경북(42.2%), 새누리당 지지(55.4%), 가정주부(37.9%), 보수(38.8%)라 답한 응답자가 신뢰했다. JTBC는 40대 이하(20대 32.7%, 30대 39.0%, 40대 33.1%), 화이트칼라(34.6%), 대학 재학 이상(34.3%), 진보(42.7%)가 상대적으로 더 신뢰했다.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를 형태를 불문하고 순서대로 두 가지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1순위로 KBS를 꼽은 응답이 15.5%로 가장 높았다. 이어 네이버 11.7%, JTBC 11.6%, 한겨레 5.4%, 조선일보 4.8%, MBC 4.5%, 다음 4.0%, YTN 3.2%, 경향신문 3.0%, 중앙일보 2.5%, 페이스북 2.5% 순이었다. 네이버를 가장 신뢰한다는 응답은 2014년 7.5%, 2015년 8.6%, 2016년 11.7%로 상승세다.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에서 미디어의 비중이 점차 줄고 플랫폼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지점이다.

불신하는 언론매체, 조선일보·TV조선
KBS와 MBC의 이유 있는 신뢰도 ‘추락’

‘가장 신뢰하는 신문’ 조사결과에선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종합일간지 한겨레(19.2%)와 조선일보(18.3%)가 1,2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경향신문(8.6%), 중앙일보(8.2%), 동아일보(7.5%) 순이었다. 조선일보는 2014년 조사에서 19%, 2015년 조사에서 21.9%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신뢰도가 하락했다. 최근 박근혜정부와 날을 세웠던 우병우 민정수석 의혹 관련 보도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한겨레는 2015년 16.5%에서 올해 신뢰도가 상승했다.

가장 불신하는 언론매체를 형태를 불문하고 순서대로 두 가지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1순위로 조선일보를 꼽은 응답이 11.1%로 가장 높았다. 이어 KBS 8.2%, TV조선 6.5%, MBC 5.5%, 페이스북 4.6%, 한겨레 3.7%, 네이버 2.3%, 트위터 2.2%, 채널A 2%, JTBC 1.5%, 동아일보 1.5% 순으로 뒤를 이었다. TV조선을 가장 불신하는 언론매체 1순위로 꼽은 비율은 2014년 2.7%, 2015년 3.9%, 2016년 6.5%로 상승세다. 이 때문인지 TV조선은 1% 이하 프로그램이 자주 눈에 띌 정도로 올해 상반기 시청률이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 가장 신뢰하는 방송 프로그램 조사 결과(위)와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1순위, 중복응답) 조사결과. ⓒ시사인

▲ KBS는 정전 63주년 특집 다큐 ‘인천상륙작전의 숨겨진 이야기 첩보전’이라는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KBS
KBS는 지난해에 비해 불신은 증가하고 신뢰는 하락했다. 언론매체 중 KBS를 가장 신뢰한다고 꼽은 응답자는 15.5%로 지난해(21.5%)에 비해 6%포인트 하락했다. 언론매체 중 KBS를 가장 불신한다는 응답도 8.2%로 지난해(4%)에 비해 4.2%포인트 증가했다. KBS는 지난해 말 고대영 사장이 취임한 이후 ‘사드 반대 성주지역 외부세력 개입’ 보도지침 논란, 영화 ‘인천상륙작전 홍보’ 보도지침 논란이 불거졌고 올해 중순 경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KBS 세월호 보도지침 육성이 공개되며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