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가 창간 70주년을 맞아 다음 달 2일 부산의 3개 해상대교를 통과하는 마라톤 대회 개최를 추진하면서 부산시와 부산경찰청 등 관계 당국이 난색을 보이고 있다. 

부산일보가 주최하는 부산바다마라톤대회는 매년 해왔던 행사다. 달라진 게 있다면 하프 코스의 경우 지난해까지는 부산 벡스코를 출발해 출발 광안대교 상판을 거쳐 광안대교 하판으로 반환한 후 다시 벡스코로 도착하는 순환 코스였는데, 올핸 벡스코에서 출발해 광안대교(상판)과 부산항·남항대교를 거쳐 송도해수욕장에서 끝나는 편도 코스로 추진하겠다는 거다. 

문제는 광안대교 1개 해상대교만 교통을 통제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부산항대교와 남항대교까지 한쪽의 차량 진입을 통제할 계획이어서 평소보다 두세 배가량의 극심한 차량 정체가 예상된다는 게 부산시와 경찰청 관계자의 우려이다. 

▲ 부산일보 1월6일자 2면
부산일보는 이미 올해 초부터 지면을 통해 ‘부산의 상징인 광안대교·부산항대교·남항대교 3개 다리를 이어서 바다 위를 달리는 세계 최초 국제마라톤대회’를 개최하겠다고 알림 공고와 기사를 내고 2만 명의 참가자를 모집한 상태다.

1월7일자 사설에서는 “부산 시민 모두의 축제이자 지역경제 활성화의 이벤트가 돼야 한다”며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 등 관계 기관의 적극적인 행·재정적 지원이 있어야 하는 건 당연지사이다. 더불어 차량통행 제한에 따른 불편을 시민들께서 너그러이 이해하고 협조해 주실 것을 미리 당부한다”고 밝혔다. 

부산일보는 이미 행사를 공지한 후 지난 7월에서야 부산시, 부산경찰청 등과 공식적인 첫 업무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당시 부산시와 우리도 (3개 대교를 모두 통과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시했다”며 “마라톤 행사 시간 동안 3대 교량을 통제하면 주변 간선도로로 7만~8만여 대의 차량이 쏟아져 나와 사실상 교통 흐름이 마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부산일보가 부산시 측과 먼저 협의해야 하는데 시에서도 아직 협의가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산은 외곽도로가 없고 특히 주말엔 나들이객과 여행객들이 많아 만약 3개 교량을 통제하면 운수업 등 생업에 종사하는 이들뿐만 아니라 해운대·광안리·서구 주민에게도 많은 민원이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 교통 담당 부서도 아직 정식으로 부산일보 마라톤 행사 추진과 관련한 업무협조 사항을 전달받지 못한 상태다. 부산시 교통국 관계자는 “행사 주관 부서에서 협조 사항을 전달하면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을 해야겠지만 현재까지 교통 대책 등 행사와 관련해 요청받은 게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부산일보 관계자는 “부산시와 경찰청 등과 지금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대교를 못 쓰면 도심 쪽으로 우회하는 수밖에 없는데 그런 부분을 우리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일반 시민들의 불편 사항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 최대한 행사 시간을 당기고 통제 시간을 줄이는 방안 등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행사 당일 예상되는 교통난 우려에 대해선 “출발 시간을 30분 앞당기고 마라톤 후미 주자가 모두 들어오는 11시 반 정도까진 행사 설치물을 바로 정리해 광안대교가 소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차량 통제 시간을 단축하고 사전에 시민들이 숙지하도록 알릴 수 있지만, 이미 공지가 됐고 그(3개 대교) 코스로 참가자를 모집한 상태여서 코스를 변경하긴 어렵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