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당일 구조작업에 참석했던 민간업체 언딘 관계자들이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3차 청문회에 참석해 정부의 재난 대응체계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김윤상 언딘 대표는 작심한 듯 “컨트롤타워가 없었고 중구난방이었다”고 비판했다.

1일 오후 열린 세월호 특조위의 3차 청문회에서는 참사 당시 정부의 구조 지연 및 회피, 은폐 및 부실조치에 대한 논의가 다뤄졌다. 청문위원으로 참여한 박종운 특조위 상임위원은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작업을 했던 언딘 관계자들에게 참사 당시 상황에 대해 질문했고 이 과정에서 언딘 관계자들의 입에서 정부대응에 대한 비판이 터져나왔다.

박종운 위원은 김천일 전 언딘 이사에게 “참사 당일 해경이나 해군이 장비를 지원하지 않은 것 같다”고 물었고 김 이사는 “그렇다”며 “첫 날 민간잠수사를 투입하라고 해놓고 현장에 갔는데 차량 한 대만 있었지 지원은 협소했다. 다음날 작업선이라도 달라고 해서 받았다”고 밝혔다.

박 위원은 이어 김윤성 언딘 대표에게 “언딘은 청해진해운과 ‘구난’ 계약을 맺은 업체인데 왜 구조를 위해 언딘을 부른 건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 대표는 “저도 그게 의문이다. 사고난 다음 날 저녁에, 만 하루가 지난 상황에서 불러서 굉장히 놀랐다”며 “컨트롤타워는 없었고 해경은 해경대로 해군은 해군대로 각자 아이디어를 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어떤 곳에서는 구조하라 하고 다른 파트에서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중구난방이었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은 또한 김천일 전 이사에게 “잠수사들이 들어갈 때 세월호 도면은 줬나”라고 물었다. 김 전 이사는 “저도 받은 적이 없다”며 “(잠수사들이) 사진 한 장 가지고 들어갔다”고 답했다.

청문 관련된 질의가 끝났지만 김윤상 언딘 대표는 할 말이 있다며 발언을 자청했다. 김 대표는 “우리가 잠수사들 부를 때 국가적 사태인데 부족하면 보상하겠다고 하고 고 김관홍 잠수사부터 다 불렀다. 근데 지금 정부가 나 몰라라 한다”며 “소송해서 돈 받아가라고 한다. 참사 당시 장비도 제공해주겠다고 해서 갔는데 안 줬다”고 비판했다.

▲ 1일 열린 제3차 세월호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천일 언딘 이사(왼쪽)와 김윤상 언딘 대표.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김 대표는 “김관홍 잠수사가 생전에 세 번 찾아왔다. ‘너 혼자 싸워서 되겠나. 정부랑 싸워서 되겠나’라고 하자 ‘저 같은 사람도 있어야하지 않나’라고 하더라. 그런 친구들이 한 두 명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또 세월호 같은 사고 났을 때 똑같은 일이 안 일어나려면 콘트럴타워가 있고 민간을 동원하더라도 책임을 갖고 동원해야하지 않나. 맨몸으로 내몰고, 총은 주고 밥을 먹여주고 일을 시켜야지”라고 토로했다.

김 대표는 또한 “현장을 전문가들한테 맡기지 않는다. 김석균 청장님한테 본청가서 cctv로 보시고 여기는 전문가들만 남겨놓으라고 일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전문가들에게 권한이 없다. 그런데 일을 하고 난 뒤에 책임은 다 우리한테 온다”고 강조했다.

참사 당시 콘트럴타워 부재에 대해 책임지고 증언해야할 정부 측 증인들은 하나도 출석하지 않았다. (직책은 세월호 참사 당시 기준) 김석균 해양경찰청장, 이춘재 해양경찰청 경비안전국장, 김판규 해군본부 현장지휘본부 부본부장이 불출석했다. 

참사 당시 정부의 재난대응을 조사하기 위해 출석을 요청한 정부 관계자들도 대거 불출석했다.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은 물론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김규현 국가안보실 1차장, 이명준 대통령비서실 사회안전비서관실 행정관, 이인수 해양수산부 종합상황실장, 황영태 해영경찰청 종합상황실장이 불참을 통보하거나 참석을 알리지 않았다. 

▲ 출석하지 않은 정부 관계자들은 기존 영상 자료들에서 발언을 발췌해서 상영하거나, 특조위 관계자가 대신 읽는 방식으로 청문회가 진행됐다. 사진은 김기춘 의원의 국회 국정조사 당시 발언 영상.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이석태 위원장은 “이 증인들은 왜 출석하지 못하는지, 출석 여부도 사유도 알려주지 않앗다”며 “이 증인 여섯 분에 대해서는 고발여부를 위원회 의결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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