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최근 세간에 떠들썩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의혹에 발언을 아끼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병우 수석 의혹 물타기로 제기된 것 아니냐는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에 대한 의혹제기에도 당 지도부의 방향 제시나 목소리 자체가 없어졌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별다른 모두 발언 없이 퇴장했다. 그는 당대표 집무실에서 울릉군수와 국민안전처장과 안전행정부, 국방부 장관 등과 연달아 통화하며 울릉도 폭우 대비에 대해 당부했다.

이정현 대표는 오후 자리를 서울 중구 다동 문화창조벤처단지 광장으로 옮겨 ‘문화가 있는 날’ 행사인 씻김굿 등 전통명인과 젊은 예술인과의 만남 야외 공연을 관람했다.


▲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조원진 최고위원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이정현 대표는 지난 24일 당 대표-최고위원-중진 의원 연석 간담회에서 “보이지 않는 바람도 일을 한다”고 우회적으로 말한 후 우병우 수석이나 송희영 전 주필 건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일주일 째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난 18일과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병우 수석 사퇴를 암시하는 글을 남겼다. 정진석 원내대표 역시 아침회의 등 공식석상에서 최근 우병오 수석과 조선일보 건에 대한 언급을 찾기 어렵다.

친박 정우택 의원과 김도읍 의원도 일찌감치 우병우 수석이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으나 조용하다. 비박계인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등도 우병우 수석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언급했다.

당 전체 의견이 모아지거나 청와대에 입장을 전달하거나 하는 흐름으로 연결되지는 않는 모양새다.

조선일보가 제기했던 우병우 수석의 비위 의혹은 특별감찰관을 거쳐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대우조선해양 로비 의혹에 연루된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 건은 정치권 안팎에서 ‘우병우 건 물타기’로 해석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언급도 찾기 어렵다.

친박계 강성으로 분류되는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만이 출처 자료 출처에 함구하면서 송희영 전 주필 의혹을 제기할 뿐이다. 김진태 의원 마저도 지난 30일 의원총회에서 “당에서 지원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야당에서는 연일 우병우 수석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청와대도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우병우 수석 사퇴 요구를 비박계는 물론이고 친박계와 범친박계에서 했고 친박 일부 의원들만 하지 않고 있을 뿐”이라며 “다만 언급이 잦지 않고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우병우 수석 사퇴가 맞지만 말할 수 없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결국 우병우 수석에 대한 여론이 더욱 나빠지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여당 지지율 하락까지 나타나게 되면 이른 흐름도 끝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살아 있는 권력은 잘되게는 못해도 안 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비박계도 ‘우병우 버티기’를 참고 봐주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우병우 수석의 거취는 본인 의지라기보다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가 강해 쉽게 정리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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