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세월호특조위)의 세 번째 청문회가 내달 1일부터 이틀간 열린다.

정부‧여당이 세월호특조위 활동 시한을 지난 6월30일로 해석하며 진상규명을 가로막고 있는 상황에서 개최되는 청문회다. 이를 빌미로 정부‧여당 측 증인과 참고인이 출석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세월호 특조위는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길환영 전 KBS 사장,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 등 증인 39명과 참고인 29명을 공고하며 개최를 예고했다.

언론계는 청와대의 KBS 보도개입 건을 주시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김시곤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해경 비판을 자제하라”고 압박한 정황이 담긴 녹취(‘이정현 녹취록’) 육성이 지난 6월 폭로돼 보도개입 논란이 일었다.

▲ 길환영 전 KBS 사장이 2014년 5월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세월호 발언 논란과 관련해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사과한 뒤 굳은 표정으로 현장을 떠나고 있다. ⓒ 연합뉴스

길환영 전 KBS 사장 역시 2014년 5월5일 사장이 직접 보도본부장실로 찾아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 취재·편집주간 등을 배석시킨 후 해경 비판을 자제할 것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세월호특조위는 지난 6월 방송법 위반 혐의로 이 대표와 길 전 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보도개입 논란에 더해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보직사퇴에 길 전 사장과 청와대간 ‘뒷거래’가 있었다는 의혹도 풀리지 않고 있다.

김 전 국장의 청문회 출석은 유력하다. 그는 ‘이정현 녹취록’ 폭로 직후부터 “청문회 같은 공식적인 자리가 마련되면 출석해서 소상히 다 밝힐 것”이라고 말해왔다.

김 전 국장은 세월호 참사 당시 KBS 보도책임자로서 청와대와 KBS 사장의 보도개입이 실제 보도에 미친 영향 등을 소상히 털어놓을 것으로 보인다. 추가 폭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월호 특조위는 청와대의 언론 통제뿐 아니라 ‘전원 구조 오보’ 등 세월호 보도 전반의 진상규명을 위해 안광한 MBC 사장, 김장겸 MBC 보도본부장 등도 증인으로 선정했다. 

▲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이 2014년 5월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청와대와 길환영 전 사장의 보도개입을 처음으로 폭로했다. ⓒ 연합뉴스
또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구난의 적정성을 살펴보기 위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현 주중대사) 등도 증인으로 선정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은 “참사 당시 청와대의 홍보수석이었던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박근혜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했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은 이번 청문회의 핵심 증인”이라며 “세월호 특조위 3차 청문회 증인들은 청문회를 통해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증언해야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