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소속 유승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미방위 피감기관인 시청자미디어재단(이사장 이석우)에 연거푸 지인 채용을 부탁한 정황이 드러났다.

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이석우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은 지난해 6월 재단 신입 직원 공채 당시 미방위 소속 유승희 의원의 부탁이라며 임 아무개 씨를 서류 전형에서 통과시키도록 담당 심사위원에게 부탁하라는 지시 문자를 재단 실무진에 보냈다. 임씨는 1차 서류심사에서 435명 중 389위로 떨어졌다. 그러자 이 이사장 측은 유 의원실을 찾아가 대책을 논의했다는 것.

▲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도연 기자
지난 3월에는 유승희 의원 남편인 유 아무개 교수의 친구 신 아무개씨 아들이 재단의 서울시청자미디어센터에 파견직으로 채용됐다. 신 씨는 유 의원의 특별보좌역을 스스로 맡아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대 국회에서 미방위 야당 간사를 맡았던 유승희 의원은 지난해 시청자미디어센터를 본인의 지역구인 서울 성북구에 유치했다.

뉴스타파는 “신 씨 아들이 4개월 만에 서울센터를 그만둘 처지에 놓이자 유승희 의원실에서 ‘계속 채용’을 부탁했다는 재단 관계자 진술과 제보가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당사자들은 말을 아끼고 있다. 유승희 의원실 관계자는 뉴스타파 보도와 관련해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중이다. 당장 뭐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석우 이사장 측은 청탁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시청자미디어재단을 감시해야 할 국회의원이 재단과 결탁하고 개인적 취업청탁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증거가 나왔기 때문에 당 차원에서 진상조사가 필요해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일을 잘 할 만 한 사람을 추천하는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전한 뒤 “언론개혁 안건을 냈던 분이라는 점에서 볼 때 논란이 있을만한 일은 처음부터 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유감을 드러냈다.

뉴스타파 보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유승희 의원이 미방위를 떠나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언론노조(위원장 김환균)는 18일 성명을 내고 “사실여부에 따라 이석우 이사장이나 유승희 의원 모두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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