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 사건’과 관련 당시 최석채 편집인협회회장은 기자협회보(68년 12월 27일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언론의 독립을 위해 언론사노조의 결성과 사원지주제의 도입을 주장했다. 인터뷰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신동아 사건은 한 사(社)의 주필과 편집국장급 인사가 세 명이나 순수한 자의가 아닌 사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점에서 언론계에 커다란 상처가 아닐 수 없다. 이 상처를 수습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내버려 둔다면 우리 언론사에 하나의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어째서 이런 시련이 우리에게 닥쳐왔는가? 한 마디로 말하면 신문이 편집인과 기자의 손에서 떠났기 때문이다.

한국의 언론은 우리가 의식하고 있는 이상으로 경영주의 손에 의해서만 움직여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전까지 한국 언론이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양상의 시련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언론의 자유를 위해서 투쟁하는 경우 언제나 편집인과 경영주가 한 덩어리로 뭉쳐서 싸워왔다. 우리 언론은 이런 투쟁의 경력이 많고 따라서 경험도 풍부하지만 지금은 경영지, 편집인, 기자가 각각 흩어져서 싸우고 있으니 우리로서는 경험하지 못한 바요, 외국에도 이런 경험은 없다.

신문사란 일종의 성이다. 이 성 안에는 경영주와 편집인, 기자가 있어서 서로 공존하는 것이다. 이대로 나가다가는 이 성 안에서 불신이 싹트고 반란이 일어나 성주를 향해 주민들이 선전포고를 하는 사태가 일어날지도 모른다. 불행하게도 성주와 주민과의 간격은 해를 거듭할수록 넓어지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나는 언론의 자유가 외부로부터 침해를 받는다는 사실은 제 2차적인 문제로 다루어져야 할 것으로 본다. 언론이 스스로 단결하여 싸우지 못하고 성문을 열어 외적을 불러들인다면 누구에게 구원을 청할 것인가? 언론계는 이 점에 대해서 냉혹한 자기 비판이 있어야 하겠다. 이러한 위기를 뚫고 나갈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첫째는 노조의 결성이고 둘째는 신문사의 주를 사원들도 갖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조의 결성이라면 흔히 신문인들은 천하게 생각하거나 위험시하는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들도 글로는 노조로서 피고용자의 권익을 지켜야 한다고 쓰면서도 막상 자신은 이런 행동에 옮기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사태 하에서 노조에 대해서 더 이상 무관심해서는 안되고 이를 결성하여 기본 권익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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