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제동씨가 지난 5일 밤 경북 성주를 찾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철회를 요구하며 촛불집회를 이어가는 경북 성주시민들을 응원했다. 김씨는 30분간 자유 발언에서 ‘지역이기주의’ 프레임 등으로 주류언론이 고립시키고 있는 성주시민들을 향해 “언론에서 하는 이야기, 성주시민들을 고립시키는 그런 이야기, 크게 믿지 않으셔도 된다. 여러분은 절대 고립되어 있지 않다”며 투쟁을 지지했다. <관련기사=조선일보에 등장한 성주군민들은 모두 ‘익명’이었다>

김씨는 이날 발언을 통해 “여러분들이 하는 모든 행위는 대한민국 헌법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분들에게 빨갱이라고 하거나, 여러분에게 종북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반(反)헌법적인, 그들이 말하는 프레임에 그들이 갇히고 있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두시면 된다”며 “여러분들은 쫄 필요도 없고, 기죽을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많은 사람들이) 응원 보내고 있다는 말씀을 여러분께 꼭 드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방송인 김제동씨가 지난 5일 밤 경북 성주를 찾아 사드 반대 투쟁을 벌이는 시민들 앞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페이스북
김씨는 이날 주류언론의 프레임을 하나하나 반박했다. 그는 성주 투쟁의 ‘외부세력 개입’ 프레임에 대해 “외부인은 있을 수 없다. 대한민국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성주군민이 아닌 사람이 모두 외부세력이라면 대통령도 국무총리도 외부세력”이라고 꼬집었다. 김씨는 “지금 성주에서 외부세력은 오로지 사드 하나밖에 없다”며 “사드만 대한민국 주민등록증이 없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어 “임진왜란 때 충청도의병이 경북땅을 지키러 오면 외부세력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주류언론의 ‘종북’ 프레임에 대해선 “여러분은 헌법에 따라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서 말할 권리를 가진다. 우리에겐 행복추구권과 집회 결사의 자유가 있다. 여러분의 활동은 헌법에 기반하고 있다”고 강조한 뒤 “만약 여러분이 종북이라면 여러분의 손으로 뽑힌 대통령도 종북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박수를 받았다. 그는 “사드의 대안은 외교”라며 한국이 사드배치와 관련해 결정권을 가질 수 있도록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외교적 전략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송인 김제동씨가 지난 5일 밤 경북 성주를 찾아 사드 반대 투쟁을 벌이는 시민들 앞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페이스북
김씨는 이어 “대통령께서 성주에 사드배치가 안 된다면 대안을 제시하라고 했다. 그런 대안을 제시하라고 공무원들에게 월급 주는 것이다”라며 현 정부의 무능함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4만5천의 성주 군민을 지켜내는 것이 국가를 지켜내는 것”이라 말했으며, 성주 시민들을 향해서는 “억울하고 분한 일 많겠지만 동북아 평화를 위한 첫 발을 여러분이 뗀 것이다. 여러분은 지금 엄청난 일을 하고 있다”며 응원했다. 김씨의 이날 발언은 성주시민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김제동씨는 지금껏 적극적인 사회적 발언을 이어가며 주류 언론에 대한 비판의식을 줄곧 보여 왔다. 김씨는 이명박정부 당시 방송사 출연금지 블랙리스트에 오르며 파문의 당사자가 된 적도 있다. 김씨는 주진우 시사인 기자와 함께 시사 팟캐스트 ‘애국소년단’을 진행하며 주류언론의 종북프레임을 비판하며 직접 대안언론운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김씨는 지난해 미디어오늘 창간 20주년 축하메시지에서 본인의 언론관을 아래와 같이 밝히기도 했다.

방송인 김제동씨가 지난 5일 밤 경북 성주를 찾아 사드 반대 투쟁을 벌이는 시민들 앞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페이스북
“나는 언론은 권력의 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힘 있는 사람에게는 짖고, 힘이 없는 사람에게는 ‘아 저기 살만한 세상이 또 있구나’ 알려주는 그런 개가 되어야 한다. 산길을 찾아 헤매다가 인가를 찾지 못한 사람들이 늘 마음을 탁, 놓을 수 있었던 계기는 민가에서 개소리가 들려올 때였다. 영원히 권력의 개가 되어서 권력이 잘못할 때 끊임없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물어뜯는, 권력을 물어뜯는 개가 되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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