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방송의 편성 내용을 보니 우리방송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교육방송에서 열린 고려말 방송 프로그램 시사회를 마치고 기자를 만난 카자흐스탄 고려말 방송국 김옥려 라디오 방송국장(여·56세)은 방한 직후부터 강행군을 계속한 탓인지 좀 지쳐 보였다. 그러나 막상 인터뷰에 들어가자 또렷한 우리말로 카자흐스탄 고려말 방송국의 현황과 방송교류에 관한 의견을 거침없이 털어놓았다.

― 방문목적은.
“지난 6월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회장단이 우리 방송국을 방문한데 따른 답방이다. 또 한국과 카자흐스탄간의 방송교류를 촉진하고 조국의 풍광도 취재할 것이다.”

― 카자흐스탄 동포들의 현황은.
“현재 카자흐스탄에는 약 10만 정도의 교포가 살고 있다. 2, 3세대로 내려갈수록 한인동포라는 생각보다 러시아인이라는 생각이 강해져가고 있어 문제다.”

― 고려말 방송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
“고려말 방송은 TV의 경우 1주일에 30분간 방송을 하고 있고 라디오는 유선과 단파 방송이 각각 1채널씩 배정돼 있다. 주로 뉴스와 시사해설, 카자흐스탄의 경제에 대해서 방송하고 조선 중앙방송과 KBS의 협조를 얻어 고국 소식도 내보내고 있다.”

― 어떤 면에서 교류가 확대돼야 한다고 보는가.
“현재 라디오 6명, TV 10명으로 방송국이 운영되고 있는데 직원과 기자재가 모두 부족하다. 특히 교포 2, 3세들이 우리말을 모르는 것이 큰 문제이다. 현재 연세대학교와 국제진흥교육원에서 연수를 받고 있지만 KBS나 교육방송에서도 도움을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 남북한 방송과의 교류 내용은.
“조선중앙방송과는 오래전부터 교류하고 있다. 한국방송의 경우 지난 89년부터 교류를 가져 왔다. KBS는 지난번 PD연합회 임원들이 우리방송국을 방문하는 기회를 통해 기자재를 지원해주기도 했다.”

― 두개의 조국으로부터 교류하는데 대해 어떤 느낌이 드는가.
“조국이 갈라져있다는 것은 가슴아픈 일이다. 우리는 진정으로 조국이 통일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비록 통일이 돼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둘은 우리에게 모두 소중한 존재다.”

김국장은 사할린출신으로 교포 2세대다. 사할린 우리말 방송에서 일하다 카자흐스탄 방송의 요청에 따라 83년부터 카자흐스탄 고려말방송국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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