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배치 결정 이후 중국 언론이 더욱 격해졌다. 한국 정부는 “중국이 쉽게 경제보복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중국 언론들은 구체적인 경제보복 방법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중국 언론이 호들갑을 떤다고 볼 수도 있지만 언론이 반한 감정을 자극하면 중국인들에게 일정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 동방망은 “사드위협 보복을 위해 중국은 어떤 비장의 카드를 내놓아야 하나”를 내보냈고, 지난 1일 중화망은 “중 전문가 분석, 중러 필요시 연합행동을 통한 군사적 대응해야”를 썼다. 특히, 8월1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중국은 어떻게 한국에 보복해야 하는가’기사에서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하며 구체적인 보복방법을 언급했다. 

기사에 나오는 전문가들은 사드배치에 대해 자극적인 표현을 써 가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우신보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 부원장은 “한국은 한중관계를 돌보지 않았다”면서 “흡사 등 뒤에서 중국을 칼로 찌르는 것과 같다. 동양문화에서 남이 위급한 상황을 틈타 해하는 것은 저질스러운 소인의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양시위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완전히 도의를 저버린 행위이며, 중국은 반드시 국제사회 여론에서 불순한 행위를 저지른 한국을 비난해야 한다”면서 “사드문제는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한중 상호신뢰를 무너뜨리고 양국관계에 상처를 입혔다. 이러한 국면이 장기화된다면 한국이 받게 되는 손실은 점점 막대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지융 푸단대 조선한국연구센터 주임은 “만일 이번 행위에 엄격한 처벌과 제재를 가하지 않는다면 향후 주변국가들이 중국의 이익에 도전하거나 이보다 더한 방식으로 중국을 우롱할 것”이라며 “중국은 반드시 한국의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보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경제보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지융 주임은 “한국사회에 (경제보복을) 직접적으로 가해 한국정부가 쓴맛을 보게 할 것”이라며 “방한 중국인 관광객과 기술적 규제의  장벽을 높이는 데 직접적인 행동을 취해 한국인들이 불경기가 몰고 오는 냉기를 체험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는 한중FTA 협상을 늦추는 등의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신보 부원장은 ‘민간차원의 보복’을 언급했다. 그는 “중국 여행객들이 ‘발로 투표를 하는 방식’으로 한국행 관광에 발길을 끊을 수 있다”면서 “사실 이 같은 상황은 이미 서서히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신보 부원장은 “(사드배치 결정 이후) 한국 화장품, 한국 드라마와 같은 상품들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국민적 차원의 자발적 행위”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환구시보는 국제칼럼에서 “(사드배치 이전 중국이) UN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을 완전히 이행해서 효과적으로 북핵문제에 발전을 이끌어 냈다”면서 “사드로 인해 중국이 북한제재에 가하는 행동에 브레이크가 걸렸다”며 한국의 책임을 강조했다. 인민일보 역시 1일 사설격인 종성을 통해 “한국이 사드 배치에 동의한 건 호랑이를 키워 우환을 만들고 늑대를 집안으로 끌어들이는 것과 같다”면서 “잘못을 깨닫고 고치지 않으면 스스로 불태우고 악과를 먹어 다시는 만회할 수 없는 패국에 빠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중국 언론이 한국 화장품에 대한 비판 기사를 연달아 내보내는 것도 사드배치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방송인 CCTV는 지난달 26일  한국 화장품 밀수 적발 소식을 전하면서 가짜 한국 화장품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짚었다. 이 보도에서 용의자는 “한국에 여행가서 화장품을 많이 사오는데 살펴보면 이상한 경우가 있다”면서 “한국 언론에도 가짜 화장품 공장에 대한 보도도 나왔고, 나도 당한 적 있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인터넷판인 인민망은 지난달 25일 한국 화장품 수입에 주의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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