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4일 자유언론실천선언을 이어받은 동아자유언론수호 투쟁위원회(약칭 동아투위)의 출범은 민주언론운동의 새 기원을 여는 첫걸음이었다. 폭력배에게 떠밀려 언론의 현장에서 축출된 그들은 해직과 구금, 와병과 죽음의 고난을 겪으면서도 오늘에 이르도록 이 땅의 민주언론운동을 선도하는 중심의 자리에 서왔다.

1995년은 그 동아투위 출범 20년을 헤아리는 해이기도 하다. 유감스럽게도 그들의 선언과 투쟁은 아직껏 미완의 목표로 남아있다. 오히려 그들의 메시지는 날이 갈수록 현실적 유효성을 더해 가는 추세이다.

우리 선정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제5회 민주언론상을 동아투위에 드리기로 한 것도 다른 뜻에 서가 아니다. 하나는 그들의 투쟁에 대한 경의의 표현이며, 또 다른 하나는 그들의 메시지가 갖는 현실적 유효성의 재확인이다.

구태여 덧붙인다면, 동아투위에 대한 시상은 나날이 빙자해 가는 언론자본에 대한 경고임과 동시에 민주언론의 새벽을 열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아울러 언론노조운동과 민주언론운동을 결합시켰던 그들의 선구적 투쟁을 오늘의 현실에 비추어보는 각성의 표현이기도 하다.

동일한 문맥에서 우리 선정위원들은 충청일보 노조와 문화일보노조에 특별상을 드리기로 결정했다. 널리 알려진 그대로 충청일보 노조는 현직 안기부 간부를 사장으로 임명코자 하는 언론자본의 횡포를 단합된 힘으로 막아냈던 것이다. 특히 우리 선정위원들은 이재준 편집국장이 노조와 함께 선두에 나서 싸움으로써 민주언론인의 전범을 밀어주었다는 사실을 높이 평가했으나, 시상은 역시 결집된 노조에 돌리는 쪽이 적절하다는데 뜻을 보았다.

문화일보 노조는 노조의 설립을 방해하고 편집권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언론자본의 전횡을 막아냈다. 물론‘극적’이라고도 일컬어지는 타결 내용에 대한 평가가 다소 엇갈리기도 했으나 문화일보노조가 마주 싸웠던 대상이 언론사이면서 동시에 이 땅을 대표하는 거대자본이라는 사실이 작은 이견을 희석하고도 남는 선정의 이유가 되었음을 적어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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