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 대화방도 요즘〈코리아게이트〉와〈제 4공화국〉의 열기로 가득 차 있다. 그동안 역사의 조명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사건들이 비록 드라마 형식으로나마 화면을 채우는 것에 대해 대견해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5, 6공 정권을 찬양하는데 앞장서 오던 방송들이 이제야, 그것도 현정권의 눈길을 의식해가며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고 현실을 개탄해 마지않는 사람들도 많다.

가장 신랄한 비판은 방송자체에 관한 것이다. 11월 15일 방송된〈제 4공화국〉에서‘당시 방송국들은 외부의 압력으로 상황(광주민주화운동)을 보도하지 못했다’는 식의 해설이 나갔다. PC통신에는 이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그것은 책임회피일 뿐이며 전혀 변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 방송사여 뉴스시간에도 다루어다오’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두 드라마가 역사의식은 외면한 채 시청률에만 매달린다고 비판하고 시청률을 높이려면‘5·18 특별법 청문회’를 열라고 주장했다. 또‘YS미화시키기’에 대한 비판의 글이 특히 많았는데 사용자들은 이같은 내용이 정권 눈치보기의 결과라고 혹평하고 있다.

내용 자체에 대한 비판에서는〈코리아게이트〉보다 단연〈제 4공화국〉에 대한 것이 많아 눈길을 끈다. 특히 무장한 시민들을 먼저 보여주고 계엄군을 나중에 보여줌으로써 사실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떤 이들은 아예 꼼꼼하게 자신이 알고 있는 사항과 드라마를 비교해 고증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SBS에 대해서는 회장 자신이 5, 6공의 기득권세력이라는 사실을 들어 이런 역사드라마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많은 비판들 속에서도 5·18을 생생히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후세대들이 많이 보기를 권하는 느긋한 층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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