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군민 2천여 명이 21일 서울역 광장에서 ‘평화를 위한 사드배치철회 성주군민 결의대회’를 열고 사드 배치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성주군 인구가 5만여명임을 감안하면 2천여명에 이르는 군민이 서울로 상경한 것 자체로 사드 배치에 강하게 반대한다는 뜻을 보인 것이다. 

김항곤 성주 군수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주 군민들은 “이 땅에 사드는 필요없다.” “사드배치철회투쟁 전국으로 확산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삭발식과 침묵시위를 통해 정부에 사드 배치 결정 철회를 요구했다. 

김안수 사드 배치 공동 투쟁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일본의 경우 사드 배치 지역 주민들과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설득, 결정된 것”이라며 “주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결정한 정부의 졸속 행정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일고 있는 ‘외부 세력’ 논란과 관련해 “성준 군민들은 외부의 선동이나 사주에 의해 소리지르는 알바생이 아니”라며 “우리 성주 군민들의 진심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이부영 전 국회의원은 “성주 군민의 집회는 헌법에서 보장한 표현의 자유와 시위의 자유에 따른 것이다”며 “성주 군민의 평화적 의사 표현을 지역이기주의로 매도하지 말라”고 외쳤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남북 대화와 개성공단 운영 재개, 북핵6자회담 재개 등을 요구하고 북을 향해서 대남 도발을 멈출 것을 촉구했다.

김항곤 성주 군수는 “사드 배치 결정의 답은 성주 현장에 있다”며 “언론, 방송인들은 바깥에서 기사를 쓸 것이 아니라 군민들이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이유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말해달라”고 외쳤다. 

또한 국방부가 단 한 번도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 사전 협의 없이 3일 만에 성주를 최종 대상지로 선정했다면서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86%의 전폭적 지원을 해준 성주 군민을 정부는 잊어서는 안된다. 박근혜 대통령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대한민국 정부는 성주 군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성주 군수는 머리를 삭발하고 “사드 배치 결사 반대”라고 쓰여진 머리띠를 둘렀다.

▲ 서울역 광장 앞에서 성주 군민 2천여명이 정부의 성주 사드 배치 결정을 규탄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김항곤 성주 군수가 직접 삭발식에 참여해 머리카락을 자르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이날 시위는 충돌에 대비해 경찰이 배치됐지만 큰 마찰 없이 끝났다. 성주 군민들은 외부세력 논란에 대응해 출신지와 이름이 적힌 명찰과 파란 리본을 가슴에 달았다. 또한 성주 해병대 전우회 회원들과 자체적인 지원 인력을 동원해 집회 현장에 외부인의 접근을 막았다. 

집회 현장에는 세월호 관련 피켓을 든 시위자들이 눈에 띄었다. 몇몇 통제 인원들이 취재 기자들을 밀치거나 인터뷰를 방해하면서 기자들과 통제자들 사이에 언성이 높아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집회를 마치고 김항곤 성주 군수와 이재복 투쟁위원장은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를 만나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석현철 대책위원회 간사는 향후 대규모 상경 집회 개최 여부에 대해 “추가적인 논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항곤 성주 군수가 삭발식 이후 국회에 성주 사드 배치 결정 항의 서한 전달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외부 세력’ 논란에 대응해 성주 군민들이 가슴에 달고 있던 파란 리본. 사진=이치열 기자
▲ ‘평화를 위한 사드배치철회 성주군민 결의대회’에 참석한 한 군민이 ‘외부 세력’ 프레임을씌운 언론을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