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관련해 정부 내 ‘강경파’ 국방안보라인의 교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사드 배치를 실질적으로 주도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청와대 안보실장과 국방부장관의 교체와 해임을 권고하는 결의안을 제안한다”며 “국방안보를 매파, 강경파가 주도하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국방안보 라인 내 매파, 강경파 일변도의 정책결정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같이 불안한 사태를 자초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국정을 농단한 사람들에 대한 인적 쇄신을 하지 않고서는 대결적 파국사태로 치닫고 있는 현실을 헤쳐 나가기 어려울 것이다. 인적 쇄신을 통하여 중국과 러시아와의 외교통상 갈등, 국론분열과 사회갈등, 성주지역 주민갈등 등 복합적 갈등에 대하여 새롭게 접근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한 “시스템이 고장 난 정부에만 맡겨둘 일이 아니다. 사드문제를 미국과 재협의할 수 있는 동력을 여야정 협의체에서 제공해야 할 것”이라며 사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여야정 협의체를 제안했다.

정 의원이 언급한 국방안보라인 내 매파, 강경파는 김관진 청와대 외교안보실장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사드 배치에 대해 “결정된 것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사흘만인 8일 정부가 사드 배치를 결정했다. 사드 배치는 7일 열린 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결정됐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지난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부 장관이 사드 논리에서 밀리고, 국민적으로 사드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니까 청와대가 국방부에 압력을 가한 것”이라며 “사실상 청와대 안보실(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주한미군(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국방부를 거치지 않고 직접 접촉하는 대화 통로에 의해 결정됐다”고 주장했다.

정재호 의원은 20일 현안질의에서 “본의원이 생각하기에는 국방안보라인의 매파들이 브레이크 없이 일을 주도하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일을 군인출신들한테만 맡겨놔서 되겠나”라며 “과거 경험에 비추어보면 군인 출신들이 주도하는 대민사업은 빵점이다. 마치 군사작전 하듯이 민간인을 대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어 “이 복잡다단한 결정을 군인 출신들에게만 맡겨서야 되겠나”라며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대통령께 국방안보라인의 교체를 건의할 생각이 있나”라고 물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이에 “군인들, 국방부 직원들에 대해 일방적으로 정책을 매파로 한다고 말하는 건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황 총리는 “군대는 강해야한다. 국가의 안위를 지키려고 하면 강하고 담대하고 소신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총리는 “폭넓은 의견 수렴이 필요한 부분은 상의해서 협의해왔다고 생각한다. 안전, 안위와 직결된 국방정책상 미리 알려드리기 어렵다”며 “(사드 배치를) 발표하고 바로 여러 조치를 취해서 양해를 구하고 왜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는가를 말씀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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