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한반도의 남쪽, 대한민국은 ‘섬나라’나 다름없다. 대륙으로 연결되는 북쪽이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한 100만명 이상의 군대가 대치하고 있는 휴전선으로 70년 이상 가로막혀 있기 때문이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배치되면 대한민국은 ‘완벽한 섬나라’가 된다. 지리적으로도 그렇고 국제관계에서도 그렇게 된다. 이미 우리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으로 중국과 러시아는 분명하고도 단호하게 대응할 것임을 천명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가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 이전의 냉전시대로 돌아간 것이다.

경제나 무역의 관점에서 톺아보면, 잠재적 손실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천문학적인 규모가 될 것이다. 위기에 빠져 있는 대한민국 경제의 성장과 도약의 돌파구를 송두리째 뿌리 뽑게 될 게 확실하다. 일차적으로 남북관계는 남쪽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느냐와 상관없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게 된다. 우리나라의 일본과 미국에 대한 수출 액수를 합친 것보다 중국 수출액이 더 많다. 오랫동안 조공을 바치던 조선을 속국으로 생각해 온 중국은 두고두고 보복을 가할 것이다. 사대주의 발상이 아니다. 냉혹한 현실을 얘기하는 것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어렵게 구축한 남북한의 화해와 교류협력에 바탕한 동북아경제공동체 구축 가능성도 영원히 물 건너가는 것이다. 우리 경제의 유일한 돌파구는 대륙에 있다. 세계 4위의 지하자원을 가진 몽고와 러시아 극동지역의 (지하)자원, 중국 동북3성의 동포와 북한의 우수한 노동력에 우리나라의 자본과 기술을 결합하는 것이야말로 우리(민족)에게 남은 경제위기 탈출과 도약의 유일한 생명줄(life-line)이라 할 수 있다.

박근혜가 갑자기 아닌 밤중에 홍두깨 식으로 아무 근거와 준비도 없이 무책임하게 내뱉은 ‘통일대박’은 ‘쪽박’이 된 지 오래다. 평화통일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 어렵게 구축한 남북화해와 협력 관계를 대결과 전쟁의 공포로 몰아넣은 씨앗은 이명박이 뿌렸지만, 여기에 ‘대못’이 아닌 ‘쇠말뚝’을 박은 것이 박근혜다.

이것이 사드(배치)가 불러올 국가적 재앙의 본질이다. 그러나, 정부여당과 수구언론들은 사드 레이다로부터 발생하거나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 전자파의 세기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는, 엉뚱한 ‘프레임 전쟁’에만 혈안이 돼 있다. 예상했던대로다.

다시 강조하건대, 사드 배치는 우리나라와 민족의 파멸을 부를 미친 짓이다. 박근혜는 ‘완벽하게 실패한 대통령’으로 그치지 않고, ‘만고의 역적’으로 기록될 것이다. 일제는 악랄한 식민통치를 통해 조선(인)의 기(氣)를 꺾기 위해 한반도 명산 곳곳과 산마루에 쇠말뚝을 박았지만, 우리 민족은 꿋꿋이 이겨내고 살아남았다. 믿을 건 국민뿐이고 반성할 것은 야당과 지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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