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열광시키고 있는 증강현실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

관심이 뜨거운 만큼 몇 가지 오해도 있습니다. 알고 즐기면 더욱 재밌는 ‘포켓몬 고’. 미디어오늘이 양병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연구원의 기고를 카드뉴스로 다시 정리했습니다.



[포켓몬 고 열풍을 보는 다섯 가지 질문]

포켓몬 고 때문에 난리죠. 관심이 뜨거운 만큼 몇 가지 오해도 있습니다.


#1

첫째, AR 시대가 열렸다고요?

포켓몬 고는 AR과 VR의 후속인 MR로 볼 수 있습니다.


#2 

AR(Augmented Reality)은 증강현실이라고 번역하는데요. 현실의 화면에 가상의 이미지와 부가 정보를 겹쳐서 띄우는 방식이죠.

그런데 포켓몬 고는 AR이 아닌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에 가깝습니다.

속초를 닮은 가상세계가 존재할 뿐, 속초에 대한 부가정보는 거의 없죠.

MR(Mixed Reality), 혼합현실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3

그리고 포켓몬 고는 위치기반 온라인 게임에 가깝습니다.

AR을 도입하긴 했지만 핵심적인 요소는 아니고요. 실제로 카메라를 끄고 GPS만으로도 게임이 가능하죠.


#4

둘째, 본격적인 AR 시장이 열릴 거라고요?

글쎄요.


#5

일단 포켓몬 고는 AR 때문에 떴다기 보다는 포켓몬이라는 브랜드 파워(IP)의 덕을 봤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6

물론 새로운 사용자 경험이 생겨난 건 주목할 만한 현상입니다. 모바일 AR은 결국 사진이죠. 공유하고 싶은 사진을 만들고 그걸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겁니다. 이게 인기의 비결이고요.


#7

셋째, 위치기반 온라인 게임이 뜰까요?

포켓몬 고가 가능성을 보여주었지만 포켓몬이 아니면 쉽지 않을 겁니다.


#8

위치기반 온라인 게임은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큽니다. 네트워크 효과가 필요하고, 규모의 경제가 이루어져야 하고요. 소규모 위치 기반의 이벤트는 가능하겠지만 포켓몬 고 같은 글로벌한 성공은 쉽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9

넷째, 한국도 포켓몬 고를 만들 수 있을까요?

어렵습니다.


#10

한국에서는 온라인 게임이 대세지만 포켓몬은 비디오 게임에서 출발했습니다. 온라인 게임에는 스토리도 세계관도 크게 중요하지 않죠. 그냥 싸우고 깨부수면 되니까요. 한국에서 비디오게임용 소프트웨어를 만들겠다는 것은 미친 짓이었습니다. 모바일 게임 역시 마찬가지죠. 애니팡에 스토리가 있나요?


#11

일본은 다양하고 거대한 서브 컬처를 바탕으로 튼튼한 메이저 컬쳐가 형성돼 있고 문화 창작물에 기꺼이 돈을 지불합니다.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잘 만든 게임을 만들려면 망할지도 모르는 신선한 게임들에 대한 투자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기업의 논리보다는 창작자들의 창작욕구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다양한 경험과 실험을 통해 문화적 다양성을 확보해야 하고요.


#12

다섯째, 그래서 뭘 해야 하냐고요?

문화적 다양성 확대가 시급하고 절박합니다.


#13

게임은 문화 콘텐츠고 가장 중요한 건 다양성입니다. 지금 당장 돈 벌어들이는 게 아니고, 돼지처럼 잘 먹기 위한 게 아니라 웃고 울고 그리고 우리가 사는 사회와 주변사람을 돌아보게 하기 위한 것이 콘텐츠죠. 콘텐츠 산업에서 콘텐츠를 떼버리고 산업만 남겨서는 안 됩니다.


#14

포켓몬 고 열풍이 부러운가요?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고 보이지 않는 문화 경쟁력입니다. 이건 돈으로 측정되는 게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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