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국 한달째를 맞고 있는 광주방송이 지역방송으로서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역민의 정서에 맞는 지역밀착형 방송이 되고자 노력하겠다던 개국의지가 무색할 정도다. 우려했던 대로 서울방송의 지역방송국 역할밖에 하지 못하는 까닭에 기대가 컸던 시청자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체 제작프로그램 비율을 22%로 하겠다고 시청자에게 약속한 광주방송은 자체 제작프로그램이라 해봤자 뉴스와 주말의 스포츠중계방송이 전부다. 심지어 개국기념 다큐멘터리와 20여일전에 방영했던 개국이벤트쇼를 재방송하기도 한다.

근본적으로 프로그램 편성 자체가 서울방송의 프로그램에 ‘끼어드는’ 정도여서 시청률이 타방송사를 따라 잡지 못하고 있다. 물론 광주지역 3분의 1이 난시청지역으로 화질이 떨어진다는 원인도 있지만 저조한 시청률의 주원인은 프로그램이 주는 참신성이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야심작으로 내놓은 기획물 ‘광주·전남을 말한다’는 방영 시간대가 초저녁이고 제작화면 자체가 지난해 겨울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흡인력이 떨어졌다. 하루에 세차례 나가는 뉴스는 아직도 서울방송과의 연결이 부자연스럽고 그러다보니 배당시간도 못 채워 영상에세이류의 화면을 3분이상 내보내기도 한다. .

또 자사 프로그램 홍보기사를 톱뉴스로 내보내거나 뉴스도중에 집어넣는 사례도 적지않고 동네소식 보다 못한 내용을 보도하기도 한다. 하루 세차례 같은 내용의 보도를 손질 하나 하지 않고 연속적으로 내보내는 경우는 그래도 나은편이다. 다른 프로에서 썼던 기획물을 뉴스시간에 버젓이 내보내기도 한다.

이같은 파행상은 개국초기의 어려움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파행의 정도가 매우 심각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투자 없는 결실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투자가 필요한 프로그램 제작은 피하고 그저 적당히 시간을 때우는 식으로 방송을 이끌어 갈때 그 결실은 보지 않아도 자명하다. 그래서 지금 광주방송은 지역민을 위한 ‘새로운 채널’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 서울방송이라는 ‘또 하나의 채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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