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가 경북 성주 군민들로부터 물병과 계란 세례를 맞았다.

황교안 총리는 15일 오전 한민구 국방부장관 등과 함께 경북 성주군청을 방문했다. 이들은 군청에서 주민 설명회에 참석해 사드 배치 배경 등을 설명할 예정이었다.

황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 경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기 위해 성주군청 앞에 모인 주민 3000여 명 앞에 서서 "주민 아무 걱정하지 않도록 사드 배치 할 것"이라며 대주민 발표를 했다.

▲ 황교안 국무총리가 15일 오전 경북 성주군청광장에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주민설명회에서 주민이 던진 물병에 맞고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황 총리의 발표 중에도 주민들은 계속해서 야유를 하고 고함을 질렀다. 반발 목소리는 발표가 지속되면서 거세졌다.

황 총리가 "여러분, 조금이라도 여러분들의 안전에 문제가 생긴다면 정부가 이것을 할 수가 없다. 하지 않겠다"고 말했을 때 주민들은 거세게 "하지마" "철회하라"고 소리쳤다.

황총리는 "우리 지역 주민들의 안전, 농작물 등의 안전에 이르기까지 이 부분에 관해 충분히 검토하면서 여러분들이 아무런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오늘 제가 사드 전문가와도 같이 왔다. 정부의 여러 관계자들과 함께 왔다"고 말했다.

황 총리는 "어제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사드 레이더와 비슷한 그린파인레이더에 대해 전자파 강도 검사 결과가 나왔고 우리 인체에 보호 기준보다는 훨씬 낮은 영향을 준다는 평가가 나왔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열 번 백 번 점검하고 살펴서 여러분들의 안전에 위험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황총리는 "궁금한 게 있으면 물으시고, 저희들 의견 들어보시고, 그리고 판단을 해주실 것을 다시 한 번 성주시민들에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황 총리가 이 발언을 마칠 때 쯤 주민들이 물병과 계란을 던지기 시작했다. 경호원들은 우산으로 물병을 막으며 황교안 총리를 보호했고, 반발이 거세지자 발표를 중단하고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 황교안 국무총리가 15일 오전 경북 성주군청광장에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주민설명회에서 주민들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발표가 중단된 후에도 주민들은 "사드배치 철회하라" "결사반대" 등 반대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황교안 총리는 군청 안으로 몸을 피하고 난 뒤 버스를 타고 빠져나오려했지만 12시경 군민들이 버스를 둘러싸 막고 있다.

석현철 성주군사드반대대책위 간사는 15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국민들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발표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면서 "대책위는 앞으로 국민들의 반대 뜻을 모아서 결사투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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