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은 개 돼지처럼 취급하면 된다”,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 등 시대착오적 발언을 일간지 기자 앞에서 한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현 대기발령)에 대해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곳곳에서 파면요구가 나오는가 하면, 급기야 새누리당에서도 보도 하룻 만에 절대용납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는 등 심상치 않은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김현아 새누리당 대변인은 10일 오후 서면브리핑에서 나 전 기획관에 대해 “공직자로서 본분과 도리를 저버린 언행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며칠 전 교육부 고위 공직자의 몰상식한 막말 등 일부 공무원들의 충격적인 언행으로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적 지탄이 일고 있다”며 “국민을 섬기고 봉사해야 할 공직자로서 그 본분과 도리를 저버린 언행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문제의 발언을 한 당사자에게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당국은 묵묵히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대부분의 공무원들을 위해서라도, 다시는 이런 막말이 없도록 엄중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직자는 공복으로서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언행은 물론 몸가짐을 바로 해야 한다”며 “이참에 정부는 공직사회 기강 확립 차원을 위한 근본적인 조치 마련에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9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서 “‘천황폐하 만세’, ‘민중은 개 돼지’ 이런 막말하는 고위 공직자들에게는 탁상을 치시며 파면을 시키셔야 대통령님 지지도가 올라가시지”라며 “새누리당 의원들 식사 초대하셔 ‘비온 뒤에 땅이 더 ~’ 하시면 그것은 선거준비”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국민이 분명히 개 돼지가 아니니 파면하셔야 국민이 사람된다”고 촉구했다.
강선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도 이날 “충격을 넘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개인일탈로 빗발치는 국민 분노만 피하고 나면 끝 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가려진 자리에서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 애쓰는 백만 공무원 전체를 욕되게 하지 않으려면, 발언 당사자를 비롯해 교육부는 대대적인 쇄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시민들도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음 아고라의 이슈청원란에 올라온 ‘나향욱 파면요구 청원’에는 만 하루가 좀 지난 10일 오후 6시30분 현재 서명자 숫자가 1만400명을 넘었다.
한편, 나 전 기획관은 지난 7일 경향신문 정책사회부장, 교육부 출입기자와 저녁을 함께하는 자리에서 “민중은 개, 돼지와 같이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 “나는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어차피 다 평등할 수는 없기 때문에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출발선상이 다른데 그걸 어떻게하나...” 등의 발언을 했다고 9일자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관련 보도가 나온 직후 교육부는 나향욱 정책기획관을 대기발령 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