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개입 논란을 빚고 있는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현 새누리당 의원)이 “홍보수석의 역할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고 해명했다. “다 저의 불찰”이라던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다.

이정현 의원은 1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다 나가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보도개입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제가 입장을 다 이야기 했고 그 입장 이상으로 특별하게 드린 말씀이 없다”면서도 4월30일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과 통화한 내용에 대해 해명했다.

이 의원은 “(세월호 구조작업에서) 해군이 잠수를 하려고 하는데 해경이 그것을 받아드리지 않은 일이 있었다. 국방부에서 해경이 막아서 잠수를 못했다고 이야기했다가 아니라고 (번복)했다. 팩트가 틀린 것”이라며 “그런데 그날 저녁 (KBS) 9시 뉴스에 이걸 미리 만들어놨기 때문에 그게 (국방부가) 해명한대로 나가지 않고 해명 전으로 나갔다”고 설명했다.

▲ 세월호 참사 당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과 김시곤 KBS 보도국장의 전화 통화 녹취록이 공개되며 보도통제 등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의사진행을 지켜보고 있다. ⓒ포커스뉴스

이 의원은 “나는 홍보수석이다. 국가와 정부의 정책을 홍보하거나 위기 상황이 있을 때 언론에 협조를 구하고 언론에 자료를 내는 게 제 역할”아라며 “분명한 사실이 있는데 다른 뉴스를 내보낸다면 언론사의 신뢰도가 문제가 되고 국민들이 다른 내용을 알게 된다. 제 입장에선 당연히 잘못됐다고 이야기해야 하지 않겠나. 가만히 바라보고 잇겠나”라고 설명했다. 사실과 다른 보도가 나가서 이를 막기 위해 김 전 국장에게 전화했다는 것.

이정현 의원은 또한 “그래서 그 다음 뉴스라도 이걸 바로 잡아 달라, 녹음이라도 바꿔서 바로 잡아달라고 요구를 한 거다. 국가 위기가 있을 때 협조를 통해서 이를 빨리 극복하려고 하는 것이 홍보수석의 역할이고 저는 그것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정현 의원은 1일 오후 5시 채널A ‘이용환의 쾌도난마’에 출연해서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언론통제가 아니냐’는 질문에 이 의원은 “그건 요즘 시대와는 맞지 않는다. 언론 스스로가. 당시 제 직책이 홍보수석이었다. 정부 정책을 언론에 홍보하는 역할”이라며 “홍보수석을 하다보면 국가 위기, 재난과 관련된 것이나 국민의 안위에 문제 등으로 인해 언론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건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 1일 채널A 쾌도난마에 출연한 이정현 의원.

이러한 입장은 새누리당이 이 의원을 방어한 논리와 일치한다. 민경욱 새누리당 의원은 1일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당시 구조현장은 1분1초가 긴급한 상황인데 해경이 잘못한 것처럼 보도되니 구조업무에 충실하려는 해경을 질책하려면 나중에 하자는 취지(로 전화한 것)인데 이를 두고 보도개입, 보도통제라고 주장한다”며 “본연의 업무수행을 했다는 점에서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의원이 잘못된 보도를 바로잡는 목적으로만 김시곤 전 국장에게 전화를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김 전 국장에게 “해경을 비판하지 말라”는 취지의 말도 했기 때문이다. 이정현 의원은 ‘녹취록 전체를 보면 다른 부분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대답하지 않았다.

이 의원와 김시곤 전 국장 간의 녹취록에는 이 전 의원이 “하필 (대통령이) 뉴스를 봤다”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까지 보도개입에 동참했다고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의원은 청와대 개입 의혹을 묻는 질문에는 “이유를 막론하고 어쨌든 오해가 생기고 무리한 일이 생긴 것에 대해서는 정치인으로서 무조건 죄송스럽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채널A와 인터뷰에서도 “대통령이 봤다”는 부분에 대해 “해경이 해군의 투입을 반대한 것처럼 됐다. 국방부가 두 번에 걸쳐서 사실을 바로잡고자 했다. 그런 차원이었다는 것을 다시 말씀드린다”며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