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발족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언론위원회(위원장 전병금 목사)가 30일 ‘주목하는 시선 2016’ 언론상을 제정하고 ‘6월의 시선 2016’으로 지난 5월 서울 구의역에서 안전문 공사를 하다 숨진 19살 비정규직 ‘김군의 가방’을 선정했다. 

NCCK 언론위원회는 이날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언론상 제정과 ‘이달의 주목하는 시선 2016’ 선정을 발표하며 “‘주목하는 시선 2016’은 미디어·제도 중심의 언론이란 협의의 해석을 벗어나 표현의 자유, 집회, 결사, 시위 등 모든 소통 행위가 언론임을 천명하면서 매달 오늘의 세상을 드러내는 현상이나 대상, 인물을 선정해 후보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위는 언론상 제정 이유에 대해 “오늘 우리 사회는 소통이 무너져 사람(인권)의 자리에 금력과 권력이, 다름의 자리에 차별이, 민주의 자리에 독재가, 평화의 자리에 전쟁이 차지했다”며 “‘주목하는 시선 2016’은 금력과 권력에 의해 왜곡되고 붕괴된 세상과 교회의 모든 소통을 복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NCCK 언론위가 선정하는 ‘주목하는 시선 2016’은 여타의 언론상과 달리 특정 매체나 언론인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7명의 선정소위원회 위원들의 추천과 토론을 통해 후보들이 걸러지며, 언론과 소통 구조 개선에 힘쓴 모든 단체나 개인, 상징물이 수상 대상이 될 수 있다. 

지난 5월31일 서울메트로 지하철 구의역 앞에서 한 시민이 스크린도어 공사 중 사망한 청년노동자를 추모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언론위는 ‘6월의 시선 2016’으로 선정된 ‘김군의 가방’에 대해 “가지런하게 챙긴 작업공구와 컵라면으로 상징되는 ‘김군의 가방’은 N포세대로 불리는 오늘 청년들의 현실을 단적으로 드러낸다”며 “취업을 해도 비정규직을 벗어나기 어려운 사회적 문제와 효율이라는 구호에 밀린 생명과 안전의 현실,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본질적 고민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6월에 시선으로 토론된 다른 후보들로는 우리사회에서 여성혐오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폭력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준 ‘강남역 10번 출구’와 북한 해외 식당 노동자들의 인권을 둘러싸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 NCCK가 면회를 신청한 ‘시흥탈북자심문센터’ 경남 지역 학부모단체가 주축이 된 ‘홍준표 경남지사 주민소환운동본부’가 꼽혔다. 

해외 사례로는 신자유주의로 복지가 무너진 영국에서 소외된 노동계급을 다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켄 로치 감독의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와 최근 아르헨티나 연방법원이 레이날도 비그노네 전 대통령에 대해 1970~1980년대 반정부 인사들을 탄압하고 고문·살해를 자행한 혐의로 징역 20년을 선고한 것과 관련해 그가 수행한 작전 이름인 ‘콘도르 작전’이 후보로 올랐다.

언론위는 매달 선정된 모든 후보에 대한 토론 내용과 선정 이유를 함께 발표해 그달의 사회 이슈와 배경, 의미가 무엇이었는지 기록으로 남길 방침이다. 아울러 기억해야 할 의미와 가치가 있는 이달의 후보는 기념 조형물을 제작해 현장에 보존할 계획이며, 기록이 쌓이면 책으로도 묶어낼 예정이다 

언론위는 “매달 선정된 대상은 연말에 시상할 올해의 ‘주목하는 시선 2016’ 상의 후보가 되고, 연말에 위촉된 본상 선정위원회가 이들 후보 가운데 한 편을 선정해 시상할 것”이라며 “매달 발표물이 쌓이면 한 해의 기록이 되고, 역사적 맥락에서 현재적 오늘을 기록해 나가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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