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과 보도채널의 프로그램이 선거방송 심의의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작3건 중 1건은 ‘문제없음’ 처분을 받는 등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 같이 밝혔다. 종편 출범 이후인 2012년 19대 총선부터 지난 20대 총선까지 7회에 걸친 선거방송심의에서 종편4사와 보도채널의 불공정 방송 심의건수는 161건으로 지상파(73건)의 2배를 넘었다. 지상파의 경우 지역민영방송, 라디오 방송을 모두 포함한 수치임에도 종편과 보도채널보다 심의건수가 월등히 적은 것이다.

실제 제재를 받은 건수도 종합편성채널이 많았다. 법정제재나 행정지도를 받은 건수는 종편 108건, 지상파 58건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종편과 보도채널이 ‘문제없음’처분을 받은 비율은 32%로 지상파(20.5%)보다 높았다. 종편과 보도채널에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홍근 의원실은 1월26일 채널A ‘돌직구쇼’가 국민의당 통합을 다루면서 “야권의 짝짓기 전쟁, 앞서는 진짜 짝짓기(결혼식 소식)를 보여드렸는데 이제는 정치적 짝짓기를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방송했으나 ‘문제없음’으로 결정된 게 대표적인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지적했다.

▲ 지난 1월25일 방영된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 화면 갈무리.

시간이 흐를수록 종편과 보도채널의 선거보도 심의가 급증한다는 점에서 이들 채널의 편파보도가 더욱 심각해졌음을 알 수 있다. 20대 총선에서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법정제재나 행정지도를 내린 종편과 보도채널은 58건으로 나타났는데, 19대 총선때 6건에 비해 10배 가까이 늘었다. 지상파의 경우 19대 총선 13건, 20대 총선 20건으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지난 2월2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추천 위원인 조해주 선거방송심의위 부위원장은 “프로그램 하나만 보면 중대한 위반이 아니더라도 낮에도 밤에도 이 같은 방송을 반복적으로 내보내는 건 문제가 크다”면서 “지상파에서는 이런 프로그램이 나오지 않는데, 종편은 지적을 해도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을 하기도 했다.

▲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 화면 갈무리. 이 프로그램은 일방적인 야당 비난이 문제가 됐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교섭단체, 선거관리위원회, 방송사, 방송학계, 대한변호사협회, 언론인단체 및 시민단체 등이 추천하는 9인으로 구성되지만 선임 권한이 정부여당 위원이 다수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있다. 결국 정부여당 입맛에 맞는 위원이 더 많이 선임되는 구조다.

박홍근 의원은 “엄정한 중립이 요구되는 선거방송 심의에서 유독 불공정 시비가 많은 종편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심의위원에 시청자 대표를 대폭 포함시키는 등 공정성을 강화하도록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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