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눌변>

저 : 김찬호 /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 발행 : 2016년 6월 24일

눌변. 더듬거리는 서툰 말솜씨를 뜻하는 단어다. 책 제목을 보고 저자가 눌변을 위로하는 책을 썼나 해서 책장을 열어보았으나 그런 목적의 책은 아니었다. 글도 말처럼 즉각적으로 쓰고 반응이 이어지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한숨을 고르고 사유를 다듬는 글쓰기의 태도를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즉, '눌(訥)'의 머뭇거림, 한번 더 생각함에 핵심이 있다. 이 책은 <모멸감> <돈의 인문학> 등을 쓴 사회학자인 저자가 이 사회 현상의 곳곳을 들여다본 결과물이다. 개인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이 연결된 작가의 한 숨 고른 사유들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 기자의 속마음  '눌변'에 낚였다고 해서 제가 '눌변'이란 뜻은 아니고요..하하  

<물결의 비밀>

저 : 바오 닌, 프란시스코 시오닐 호세, 리앙, 남 까오, 찻 껍찟띠, 츠쯔젠, 레 민 쿠에, 마하스웨타 데비, 유다 가쓰에, 사다트 하산 만토, 야샤르 케말, 고팔 바라담 / 역 : 구수정, 임옥, 기태성, 하재홍, 김영애, 정영목, 김석희, 김경원, 오은경, 전승희 / 출판사 : 주식회사 아시아 / 발행일 : 2016년 6월 27일

아직 국내에서 일본, 중국의 문학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의 문학은 무척이나 멀고도 낯선 영역이다. 오히려 물 건너 한참을 가도 모자랄 북미나 유럽의 문학이 더 친근하게 여겨진다. 이렇게 우리에게서 가깝고도 먼 터키, 인도, 필리빈, 베트남 등 국가의 작가들은 어떤 작품을 쓰고 있단 말인가? 이 책은 '세계인과 함께 읽는 아시아 문예 계간지'를 표방하는 '아시아'에서 발간한 10주년 기념 '아시아 베스트 컬렉션'이다. 10년 동안 발표된 160여편의 단편소설 중 최고의 작품 12편을 모았다. 터키의 야샤르 케말, 인도의 마하스웨타 데비와 사다트 하산 만토, 필리핀의 프란시스코 시오닐 호세 등 가깝지만 낯선 아시아권 국가 문학의 정수를 만나볼 흔치 않은 좋은 기회다.

└ 기자의 속마음  동남아, 관광만 가지 말고 문학도 한번 읽어보자!

<알베르트 슈페어의 기억>

저 : 알베르트 슈페어 / 역 : 김기영 / 출판사 : 마티 / 발행 : 2016년 6월 24일

알베르트 슈페어는 히틀러의 건축가로서 그의 세계를 구현할 예술가로 활동했고,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는 군수장관까지 지낸 인물이다. 함께 활동한 나치 각료 중에선 유일하게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에서 '자기변호와 반성이 매우 영리하게 뒤섞인 증언'을 해서 교수형을 면했다. 그리고 감옥에서 20년을 보내게 된다. 이 책은 메모광이었던 작가가 손수 남긴 기록들을 감옥에서 정리해 완성되었다. 작가의 유년기와 같은 개인적 기록부터, 나치정권 및 아돌프 히틀러와 그 주변에 대한 생생한 기록이 담겨 있다. 제3제국의 중추에서 선악 논쟁을 낳은 입체적 인물의 기록이라는 점에서도 흥미롭지만, 히틀러라는 정치적 인물의 행적을 건축가의 시각에서 조명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기억임에 틀림없다.

└ 기자의 속마음  두꺼운데 재미없는 책은 죄악이지만, 두꺼운데 재밌는 책은 한없는 축복이다. 890페이지의 이 책은, 물론 후자다.

<냉장고의 탄생>

저 : 톰 잭슨 / 역 : 김희봉 / 출판사 : MID / 발행 : 2016년 6월 20일

이제 냉장고가 없는 부엌은 상상하기도 어렵게 됐다. 무엇보다 이런 여름에 냉장고가 없다면 얼마나 끔찍할 것인가? 하지만 인류가 냉장고를 가진 지는 100년 남짓, 생각보다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발명을 위해 수많은 과학적 발견들이 선행되어야 했던 것이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파라셀수스, 베이컨, 보일, 라부아지에, 돌턴, 아보가드로 등의 철학자와 과학자들이 물질의 본질에 관한 논쟁을 벌였고, 훅, 뉴턴, 핼리 등이 온도의 표준을 정했고, 뢰머, 파렌하이트, 셀시우스 등이 온도계를 만들었다. 증기 기관과 전기 모터 같은 동력기관은 냉장고 출현의 산파역할을 했다. 이 책은 이 모든 진보의 총아 격인 냉장고라는 고마운 기계를 발견하기까지 철학자들과 과학자들의 직간접적 고군분투뿐 아니라 그 미래의 전망까지도 흥미진진하게 기록하고 있다.

└ 기자의 속마음  내가 농담하면 왜 주변이 '냉장고' 되는지 아시는 분?

<일본 가정식 밑반찬 채소절임>

저 : 부티크사 편집부 / 역 : 김수정 / 감수 : 키시마 나오미 / 출판사 : 즐거운 상상 / 발행 : 2016년 6월 25일

'오늘 뭐먹지?' 인류 존엄사 찬반 논쟁이나, 북한 핵보유 문제보다 더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하는 질문이다. 하지만 간편하게 '혼밥'을 하게 되는 독신가정에는 밥에 손쉽게 곁들일 수 있는 '밑반찬'이 그야말로 구세주다. 이럴 때 일본 영화에서 자주 보던 채소절임은 특유의 보관 문제를 해결해 비타민도 섭취할 수 있고, 더위로 잠시 잃은 입맛을 돋워줄 좋은 밑반찬들 중 하나다. 이 책은 계절별로 만들어볼 수 있는 일본식 채소절임의 레시피들을 소개하고 있다. 양파절임, 양배추절임, 단호박절임에서부터 된장절임, 쌀겨절임, 우메보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생각보다 간편하다. 영양부터 맛까지 모두 잡을 수 있는 채소절임으로 사계절 반찬고민에서 탈출해보자.

└ 기자의 속마음  현재 시각 오전 11시 14분, 내 위는 벌써 점심시간을 향해 '으르렁' 대고 있다.

(인터파크도서 북DB와의 콘텐츠 제휴를 통해 제공합니다. 북DB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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