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경찰서 신축 공사현장에서 나온 포탄 1발과 관련해 군에서 이를 수거한 후 추가로 6발이 무더기로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박격포 포탄에 고폭탄, 배에서 발사하는 함포탄까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전 발견됐던 포탄은 애초 105mm로 추정됐으나 실제 측정결과 155mm 크기의 고폭탄이었다고 현장에 있던 경찰과 당산동 관계자가 전했다. 이날 작업자가 이 고폭탄을 발견하자 경찰이 출동한 데 이어 육군 52사단 노량진TF를 비롯, 폭발물처리반도 현장에 왔다. 처리반은 오후 1시20분쯤에 이를 수거해갔다. 그러나 현장 공사 책임자들이 작업을 재개하자 2시20분쯤 공사장에서 포탄이 추가로 줄줄이 발견된 것이다. 폭발물처리반은 광명에 있는 부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로 발견된 것은 포탄 4발과 탄두 2개로 오전에 발견된 155mm 고폭탄 1발을 포함해 모두 7발의 포탄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오후에 발견된 것은 △81mm 고폭탄 2발 △76mm 고폭탄 1발 △120mm 박격포 포탄 1발 △40mm 함포탄두 1개 △30mm 오리콘 탄두 1개 등이라고 강성용 영등포경찰서 당산파출소장이 이날 오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강 소장은 오후에 돌연 새로 발견된 경위에 대해 “폭발물처리반이 수거해간 뒤 공사를 재개하다보니 다시 나온 것”이라며 “이 때문에 오후 2시20분경 폭발물처리반이 다시 돌아와 위험성 여부를 확인한 뒤 수거해갔다”고 설명했다.

▲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산역 11출구옆 당산파출소 신축공사장에서 발견된 150mm 고폭탄. 사진=조현호 기자

▲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파출소 신축공사 현장에서 포탄이 무더기로 추가 발견된 현장. 사진은 시민 김소영씨가 촬영해 제보해준 것임.

▲ 28일 당산동 파출소 공사현장에서 고폭탄이 발견되자 현장을 통제하고 있는 경찰들. 사진=조현호 기자
더 나오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강 소장은 “그것은 확인할 수가 없다”며 “우리가 판단할 것은 아니지만 폭발물처리반에서 위험성은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강 소장은 “(포탄이) 또 나오면 다시 처리 작업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공사책임자들이 오늘은 작업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끝까지 현장에서 상황을 지켜본 이성종 영등포구 당산제2동장은 28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폭발물처리반에서 탐지기를 가져다 대보면 쇳조각이나 못만 있어도 삑삑거리는데 주변까지 땅을 더 파보고 이상이 없다고 해서 갔다”며 “(포탄) 나온 것만 확인한 뒤 수거해 갔다”고 말했다.

이런 포탄이 무더기로 나온 배경과 관련해 6·25전쟁 당시 접전지였던 것 아니냐는 말들도 나왔다. 이 동장은 “(당산동에 있으면서) 이런 일이 처음 있는 일”이라며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주변 사람들 얘기하는 것을 들어보니, 그 자리가 한강 이북인 합정동은 중공군이 배치됐고, 한강 이남인 현 공사지역은 남한군이 있다 보니 그 잔재가 남은 것 아니냐는 말도 하더라”고 전했다.

이 동장은 “폭발물 처리반이 1시20분 쯤 수거해갔으나 2시20분쯤 하나가 더 나와 가던 도중에 다시 돌아왔다. 모두 6발이 추가로 더 나온 것”이라며 “폭발물처리반이 폭발물 위험성 조사를 한 뒤 폭발물보관함에 싸갖고 갔다”고 말했다.

▲ 28일 오후 지하철 9호선 당산역 11번출구에서 보이는 공사장의 155mm 고폭탄 한 발. 사진=조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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