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조사해야한다는 여론이 응답자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새누리당이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조사 대상에서 청와대를 제외하면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기간을 연장해주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새누리당은 이런 제안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미디어오늘과 여론조사기관 ㈜에스티아이가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본오차 ±3.1%p, 응답률 3.5%, 구조화된 질문지를 사용해 휴대전화 RDD 방식 ARS여론조사)으로 한 정기 여론조사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 일정과 대응을 조사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조사해야 한다는 응답이 53.1%, 조사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이 41.1%를 차지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당 세월호 태스크포스(TF)발족식에 참석해 “청와대를 조사 대상에서 제외해주면 특별조사위의 조사 기간을 연장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지만 거부했다”고 밝혔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새누리당과 세월호 특조위 기간 연장에 관해 몇 차례 물밑 협상을 했지만 더 이제 더는 물밑협상 만으로는 여당과 협조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보고를 드리는 것”이라며 “협상 과정에서 새누리당은 성의를 전혀 보이지 않고 시간만 보냈다”며 협상 사실을 공개했다.

새누리당은 우상호 원내대표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더민주와 협상에 나섰던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에게 청와대를 조사대상에서 빼주면 세월호 특조위 조사 기간을 연장해주겠다는 제안을 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저희들이 임의로 연장해주겠다고 조건을 달고 연장하겠다고 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두 야당에서 세월호 특조위 기간 연장을 제안해 상당히 깊이 있게 논의했고 잠정적인 결론에 도달할 만큼 진행됐지만 원구성 협상이 본격화하면서 야당이 더 이상 요구하지 않아 지지부진하게 현재 상황까지 왔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세월호 특조위 활동 기간이 6월말로 만료된다고 보고 있으며 이후 철수를 준비 중이었다. 세월호참사가족대책위 등은 법에 정한 활동 시한 1년6개월을 특조위가 꾸려진 지난해 8월을 기점으로 산정해야 한다며 세월호 인양 작업 이후 조사 등을 위해서라도 세월호 특조위 활동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지난 2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참사 800일 범국민 문화제를 연 이후 특조위 활동 보장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였으나 경찰과 종로구청 직원들은 지난 26일 농성장을 철거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취임 일성으로 밝힌 개헌 필요성에 다수 시민이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헌 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냐는 질문에 ‘변화된 시대 상황을 반영해야 하므로 개헌 논의는 적절하다’는 응답이 52.9%, ‘민생 현안 해결과는 동떨어져 있으므로 개헌 논의는 부적절하다’는 응답이 29.3%로 집계됐다.

▲ 정세균 국회의장 사진=포커스뉴스 


특히 개헌 논의 방향에 대해서는 정치권의 ‘원포인트’ 개헌보다는 기본권과 경제민주화 등 폭넓은 개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헌 범위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61.1%는 ‘국민 기본권 신장, 경제 민주화 등도 포함하는 전면적 개헌이어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모든 정당 지지층에서 개헌 논의가 적절하다는 응답이 높게 나왔으며 자신을 ‘진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일수록 ‘보수’라고 답한 응답자보다 ‘적절하다’는 응답이 높게 나왔다.

정치권이 주장하는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나 의원내각제, 이원집정부제 등 권력구조를 개편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한다는 논의 범위에 대해서 동의한 응답자는 20.8%에 그쳤다. 개헌 논의 범위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한 응답은 18.1%였다.


박재익 에스티아이 연구원은 “정세균 신임 국회의장이 개헌 필요성을 재차 언급한 이후 1987년 이후 손보지 못한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지지 정당을 가리지 않고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재익 연구원은 그러면서 “시민들은 권력구조만 논의하는 그들만의 개헌이 아니라 기본권을 신장시키고 경제불평등을 해소키실 수 있는 사회경제적인 개헌을 원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총선 후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 3당의 공조에 여론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는 정부에 맞서 야 3당이 국정 교과서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 중이다.

야 3당의 국정교과서 금지 법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46.4%는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한다는 의견은 35.8%였으며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17.8%였다. 연령대별로는 19~29세, 30대, 40대에서는 ‘찬성한다’는 응답이 과반 이상이었다.


반대로 50대와 60대 이상에서는 ‘반대한다’는 응답이 더 높게 나왔다. 야3당 지지층에서는 ‘찬성한다’는 여론이 최고 77.5%(정의당 지지층, 더민주 지지층은 71.0%, 국민의당 지지층은 52.7%)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54.7%로 집계됐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포커스뉴스 


지난 4월 총선 직전 중국 내 북한식당 종업원의 국내 입국 사건에 대해서 ‘북한 식당 종업원이 자발적으로 탈북한 사건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52.6%였으며 ‘국정원이 관여한 총선용 북풍 공작사건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27.4%였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20%에 달했다.

자발적 탈북 사건이라는 시각이 다수였지만 ‘북풍 공작사건’으로 보거나 판단을 유보한 층도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내년 대선 가상 대결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3.1%로 1위로 올라섰다. 지난달 같은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던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할 경우를 가정한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의 지지율 하락과 같은 그래프를 그렸다. 반기문 사무총장 이달 지지율은 지난달보다 4.9%p 빠진 31.8%를 기록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지난달 같은 조사보다 2.2%p 빠진 16.5%로 내려앉았다. 최근 김수민 의원과 박선숙 의원 등이 연루된 당 리베이트 문제가 불거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박재익 연구원은 “반기문 사무총장 지지율은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지만 지난달 방한이라는 반짝 이벤트 후 한 달 동안 새누리당 지지율과 동반 하락했다는 점에 주목해야할 것”이라며 “대선 확장력을 보여줘야 할 시기 해외 거주라는 약점을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라고 말했다.

안철수 대표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박재익 연구원은 “정당 지지율과 대선 지지율이 모두 떨어졌다”면서도 “호남 지지율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샘플 수가 적어 정확한 호남 민심의 변화를 가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조금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35.2%, 부정평가는 60.5%로 지난 5월 조사에 비해 긍정평가는 2.5%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0.8%p 상승했다.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31.2%, 새누리당 29.3%, 국민의당 15.9%, 정의당 5.8% 순이었다.

지난 5월 여론조사로 비교하면 더민주만 3.4%p 상승하는 데 그쳤을 뿐이다. 새누리당은 김희옥 비대위원장의 탈당파 복당 이후 내홍, 국민의당은 김수민 의원 리베이트 의혹 검찰 조사 등 영향 때문에 각각 2.9%p, 4.4%p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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