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MBC드라마 ‘운빨로맨스’를 통해 3300만 원치 ‘창조경제혁신센터’ 간접광고(PPL)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MBC 드라마에선 창조경제혁신센터 관련 홍보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정책 홍보가 드라마 노출뿐 아니라 스토리와 관련돼 있어 향후 제작 자율성에 대한 우려가 예상된다.
미디어오늘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창조경제혁신센터 PPL 광고 추진’ 문건을 보면,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는 지난 5월과 6월 중으로 드라마를 통해 창조경제혁신센터 명칭과 로고 등을 노출키로 계획을 세우고 추진했다. 소요 예산은 3300만 원이었다.
미래부는 “게임 벤처회사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드라마에 게임 공모전 주최 기관으로 혁신센터 명칭 및 로고 등이 자연스럽게 노출”될 것이라 전망했고, 노출 효과에 대해선 “국민들에게 아이디어를 가지고 창조경제혁신센터에 가면 누구나 쉽게 창업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 전달”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MBC 드라마에 관련 (홍보) 내용이 노출됐다”며 “그러나 정확히 몇 화에 어떻게 나갔는지는 결과보고서를 보고 파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영상에 등장하는 공모전 포스터를 보면 ‘창조경제혁신센터’라는 글귀가 쓰여 있고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건물의 모습도 등장한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 2014년 박근혜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창조경제’ 기조 하에 시행되고 있는 기관으로 창업‧중소기업 멘토링, 기술‧자금 협조 등을 지원하고 있다.
드라마에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묘사되는 것과 현실은 차이가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두고 “차기 정부에서 관련 사업이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 인력 수급 문제, 관계 기관 협업 부진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는 평가도 언론을 통해 지적된 바 있다. 박정훈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지난 2월 칼럼에서 “박근혜 정부가 대표 브랜드로 내세운 창조경제의 성과조차 초라하기만 하다”며 “지난 3년간 대한민국 경제에 어떤 창조적 혁신이 있었는지 아무리 더듬어 봐도 생각나는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