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박했던 지하철역 심폐소생부터 아찔했던 교통사고 순간까지…. 어느새 우리는 YTN 페이스북에서 시민의 제보영상을 마주하고 있다. 2014년 10월 3000여명에 불과했던 YTN 페이스북 구독자 수는 2016년 4월 현재 30만 명으로 ‘100배’ 늘었다. PIS(Post Interaction Score)로 불리는 사용자 참여지수에서 YTN은 언론사 가운데 압도적 1위로, 버즈량에서 타사를 압도하고 있다.

성장세를 바라보는 서정호 YTN 디지털센터 모바일프로젝트팀장(사진)의 감회는 남다르다. 고등학생 강연에서 학생들이 YTN을 모른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던 서 팀장은 2014년 10월 모바일팀으로 오면서 10~20대 시청자에게 YTN 브랜드를 경험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플랫폼은 페이스북이라는 사실에 집중했다. 그리고 YTN만의 브랜드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했다.

해답은 ‘제보영상’이었다. 그는 YTN 모바일앱에서 로그인 없이 누구나 쉽게 제보영상을 보낼 수 있는 CMS(콘텐츠관리시스템)를 지난해 4월 구축했다. 스마트폰→YTN앱→제보영상 시스템에 ‘24시간 뉴스채널’ 브랜드가 더해졌다. 제보 CMS는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제보영상은 현재 하루 평균 70~80건이 들어온다. 최근 1년 간 받은 제보만 2만여 건이 넘는다.

▲ 서정호 YTN 디지털센터 모바일프로젝트팀장.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서정호 팀장은 “스마트폰 시대에선 영상을 찍고 보내는 사람이 많아질 거라 생각했다. 우리는 플랫폼 사업자다. 영상을 올리는 사람과 보고 싶어 하는 사람 모두를 우리 플랫폼에 잡아둬야 했다. 그래서 리워드 체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서 팀장은 “댓글 수·조회 수·추천 수에 따라 백화점 상품권을 줬다. 이 콘셉트를 구체화하는데 CMS만한 게 없었다. CMS를 통해 시민의 제보가 방송에 반영되고, 모바일에선 즉각적으로 포스팅 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전략은 팀 내에서 ‘디지털 무적함대’ 전략으로 불렸다. 무적함대는 제보 CMS였고, 선원은 시민이었다. CMS는 사용자들이 YTN에 원하는 게 무엇인지, YTN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끝없는 철학적 고민에 나선 결과물이었다. 많은 언론사가 CMS를 만들어도 실패하는 이유는 매체 브랜드에 맞는 전략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서 팀장 설명이다. 그는 “모든 전략은 브랜드의 확장”이라고 말했다. YTN은 24시간 뉴스채널 브랜드를 24시간 제보CMS에 차용했다.

YTN 모바일팀은 시민들이 제보한 날 것 그대로의 영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스토리를 담아 포스팅했다. 간편한 CMS로 제보의 ‘마찰’은 최소화하고 모바일 PD는 크리에이터로서 ‘One of Them’에 불과했던 영상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최근에는 영상 트랜드가 차량 블랙박스로 옮겨가면서 블랙박스 제보 CMS도 구축했다. 현재 주당 50건 가량의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

물론 어려움은 있었다. 서정호 팀장은 “뉴스가 신성한 가치라는 견해가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기존 뉴스 포맷과) 다른 걸 했을 때 용납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은 규제 산업이기 때문에 엄숙할 수밖에 없지만 인터넷은 탈규제 산업이다. 두 세계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람은 인터넷까지 방송으로 본다”며 이는 잘못된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YTN 브랜드는 하나지만, 방송 YTN과 인터넷 YTN은 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서 팀장은 “공적 공간이었던 TV는 사라지고 사적 공간인 스마트폰이 탄생했다. 스마트폰 앞에서 새로운 자극은 이전 자극보다 더 자극적이어야 한다”며 “재미없는 것은 더 이상 읽혀지지 않는다. 평이하게 만들어서는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다”며 모바일에선 끝없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이 과정에서 제보영상은 끊임없이 새롭고 재미있는 날 것을 전달한다고 전했다.

서 팀장은 모바일 콘텐츠 혁신을 위해 기자들의 콘텐츠 제작능력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기자들이 제일 안 하려는 게 제작이다. 하지만 무조건 기자가 직접 만들어야 한다. 이해가 없으면 절대 불가능하다. 기자들은 기획만 하겠다는 생각이 가장 잘못됐다. 기자들이 제작을 못하는 경우 혁신은 100% 실패한다.” 그는 모바일팀에서 함께 일했던 권준기 기자를 롤 모델로 추천했다.

서 팀장은 “이제 더 이상 케이블 TV로 뉴스를 소비하지 않는다. 기술의 출연으로 문화는 바뀌고 있다. YTN은 지금 뉴스가 가치를 갖기 위해 18~35세 이용자가 80%를 차지하는 페이스북에 집중하고 있다. UV라는 단순한 결과보다 (브랜드 강화를 위해) 우리가 잃어버린 시청층에 대해 뉴스를 서비스한다는 개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기자들에게는 모바일 리터러시 교육이 필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YTN 모바일팀은 정규직 전환이 업무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인턴 사원 대부분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서 팀장은 “일은 신명나게 해야 하는데, 계급이 나뉘듯이 구분되며 일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바일은 에디터의 시대다. 발제한 사람이 제작까지 해야 한다. 양질의 인력을 뽑은 뒤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는 게 큰 그림에서 조직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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