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명동성당 구내 커피숍에서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황전원 신임 부위원장(겸 사무처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황 부위원장은 이틀전 대통령 재가를 받고 25일부터 출근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경남 김해을 총선 예비후보 등록을 위해 비상임위원직을 사퇴했으니 6개월만의 복귀다. 그는 유가족들의 출근 저지로 이날 예정된 인터뷰 시간까지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황 부위원장 복귀를 두고 ‘진상조사 방해를 위한 복귀’ ‘보은인사’ 등 논란이 많지만, 그는 자신의 진정성을 믿어달라고 했다. 그는 “특조위 내에서 요구되는 여러 과제들을 정부나 여당에 전달하는데 있어서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여당과 특조위 간의 괴리를 좁히고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정말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황전원 세월호 특조위 부위원장.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황 부위원장은 특조위의 활동 기간 문제와 관련해 “(법)해석상의 문제로 가면 논란만 분분해질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조사가 어느 정도 진척됐는지 필요성을 판단해서 합의된 의사를 만들어야 할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른 국정원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기관(국정원)이 고유 영역을 벗어나 과도하게 개입했다면, 그런 부분들이 증개축이라거나 이런 사고 원인으로 이어졌다면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며 “국민들의 의혹이 해소되도록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어제 안산 분향소를 방문했다고 보도가 나왔다.

“대통령의 재가가 나고 어제가 첫 출근이었다. 오전은 업무 파악하고 인사하느라 정신없이 지나갔는데 오후에는 분향소부터 방문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연락을 했다. 유족분들의 허락이 있었는지는 정확히 모르고 관계자가 오라고 해서 가게 됐다. 분향도 하고 유족분들 목소리도 들어야겠다는 생각에 갔는데 유족분들의 항의를 받았고 분향소엔 못 들어갔다.”

-어떤 마음으로 찾은 것인가?

“전에는 비상임위원이었지만 이번엔 상임으로 왔기때문에 책무감이 달랐다. 제가 사퇴를 하고 돌아왔으니, 이 행위 자체는 유족분들도, 다른 위원들도 불쾌하실 것이다. 거기에 대한 좀 죄송스런 마음을 갖고 있어서 마음을 다지자는 뜻에서 찾은 것이다.”

-유가족들이 왜 항의했다고 보나?

“제가 사퇴를 했고, 그 전에 기자회견을 하면서 했던 내용들 때문일 것이다. 저는 진상규명소위원을 하면서 대부분의 진상규명 사안에 찬성앴다. 여러가지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에 대해 정확히 규명해야 한다고 봤다. 다만 이른바 ‘대통령 행적 7시간 논란’ 관련해서는 생각이 좀 달랐다. 청와대와 대통령의 대응, 보고와 지시가 오간 상황 등 대부분 찬성했는데, 그래도 7시간으로 뭉뚱그려 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 ‘해수부장관 20시간’, ‘해경청장 48시간’ 이런 식은 안 된다는 취지에서 기자회견을 했는데 유족들은 그게 조사방해 활동이다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 그래서 방해활동을 하다가 사퇴한 사람이 다시 오니 진정성을 믿을 수 없는게 아니냐,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이다.”

-문제는 ‘해수부 문건’ 대로 기자회견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를 편하게 말씀드리면 대통령 7시간 논란 때문에 국회서 기자회견 했다. 백브리핑을 하러 나왔더니 머니투데이 박 기자님이 갑자기 문건 얘기를 하셨다. 지금까지도 저는 문건을 본 적이 없다. 지방에 예비후보로 등록하니까 뉴스타파에서도 오셨더라. 제가 그 얘기를 했다. 문건에 의하면 기자회견 이후 전원 사퇴 한다 이랬는데, 이헌 부위원장은 (사퇴)안 하지 않았냐 문건대로 된 건 아니지 않냐. 이 문건이 언제 만들어져서,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제가 플랜(Plan)에 넘어갔는지는 모르겠다. 저는 정말 문건을 본 적이 없다.”

▲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부위원장 얘기가 나온 게 3월인데, 왜 이렇게 늦어졌나?

“본회의가 안 열려서 그렇다. 의안으로 확정된 후 3개월이 소요됐다. 원래는 2월말부터 바로 일할 줄 알고 그 때만해도 꽤 근무할 거라고 생각했다. 정부 주장대로 하더라도, 보고서 작성까지 하면 9월말까지 기간이 되니까. 당시는 제가 비상임위원 사퇴한 지 3개월 밖에 안 됐을 때기도 했고. 그런데 이후로 또 3개월이 흘러서 시점이 좀 애매해졌다.”

-보은인사 논란이 있다.

“제가 낙선을 했으니 보은인사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제가 사퇴한 게 1월11일인가 그렇다. 그 땐 이헌 부위원장이 있었고 제 사퇴 이후로 한 달 더 있었다. 제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사퇴한 것이고 특조위 부위원장으로 온 것과는 인과관계는 없다. 진짜 보은인사라면 공기업 감사나, 편한 자리로 가게 해줘야지. 여긴 여당 숫자도 적은 데다가 뭔가 혜택이 따르는 자리도 아니라고 본다. 보인인사 논란은 좀 억울하다.”

-특조위의 기간 문제는 어떻게 보는가? 임명장이 나온 기준으로 하면 작년 3월부터이고, 예산배정 기준으로 보면 8월부터인데 정부에선 6월 종료 얘기가 나오는 상황이다.

“아직 잘 모르겠다. 구성을 마친 날로부터 시작된다고 했는데, 이게 언제인가에 대해 법조인들 사이에도 의견이 다양하다. 임명장 받은 날부터 보는 경우도 있고 예산이 확보된 8월 4일을 기산일로 보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첫 회의가 시작된 날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정부는 규정상 1월1일이 명백하다고 하는데, 법적으로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현실적으로 조사가 어느 정도 진척됐는지 필요성을 판단해서 합의된 의사를 만들어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 해석상의 문제로 가면 논란만 분분해질 것이다.”

-특조위는 당초 여야가 같이 참여하는 형태였는데 양측의 신뢰에 금이 갔다. 심지어 해수부에서 파견된 공무원이 보수단체 대표에게 유족 고발을 부추긴 일도 있었다.

“제가 사퇴한 뒤라서 자세한 내막을 모른다. 그래서 함부로 평하기가 어렵다. 다만 저는 양쪽 모두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이라는 목적으로 접근하면 될 것 같다. 서로간 불신이 있지 않았나. 한쪽에선 자꾸 ‘은폐하려고 할 꺼다’라는 선입견이, 다른 쪽에선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을까’란 선입견이 있었고 이런 게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아무래도 침몰원인 아니겠나. 정부가 말하는 급변침, 과연 그것 때문일까. 이런 의심이 많은데 이걸 규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또한 침몰 원인과 관련한 어떤 은폐 시도가 있는가. 다음으로는 구조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이고, 제도적 문제도 짚어야 한다.”

-올해 들어 세월호 참사와 국정원과의 관련성이 중요한 문제로 부각이 됐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그 문제를 다룬 뒤 국민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만약 양우공제회라거나 국정원 전현직 직원들이 관여했다고 하면 그건 밝혀져야 한다. 단순히 돈을 투자했다는 뜻인지, 돈을 투자했으니 운영에도 관여했다는 것인지 등등. 그냥 국가보호장비라서 내지는 소위 ‘205호’가 권세를 부리다 보니 그럴 수도 있지만, 돈이 투자됐다든지 운영에 깊숙이 관여했다면 이건 새로운 차원의 문제다.

우선 팩트가 확인돼야 한다. 투자 개념으로 보면, 국정원 퇴직자들의 모임 이런 곳에서 많이들 하고 있다. 그부분 명확히 정리돼야 할 것 같고, 정부기관이 고유영역을 벗어나 과도하게 개입한 그런 게 있었다면, 그런 부분들이 증개축이라거나 이런 사고 원인으로 이어졌다면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국민들의 의혹이 해소되도록 진상을 밝혀야 한다.“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특조위 내에서 요구되는 여러 과제들이 있다. 그런 과제들을 정부나 여당에 전달하는데 있어서 저는 여당추천이니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정부여당과 특조위 간의 괴리를 좁히고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정말로 노력할 것이다.”

▲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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