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후보군이 확정됐다. 해결되지 않은 비대위원장 역할론과 전당대회 개최, 당청 관계 등이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 원내 선거에서 박근혜 마케팅을 찾아보기 어렵다. 총선 후 당 내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영향력이 사라진 것인지 전당 대회를 앞둔 전략적 선거 캠페인인지 의문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경제 단체 수장들과 골프 회동을 했다. 유 부총리는 언론에 “내수 살리기”를 당부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기업 구조조정과 그에 따른 대량 실업이 예고된 상황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재부는 보도자료에서 ‘영릉 방문을 통해 세종대왕의 창조경제 정신 확인, 한식당 오찬을 통해 K푸드 가능성을 확인한 자리’라는 기막힌 해명을 내놨다. 경향신문은 “총선 패배 후 하락하는 지지율을 잡기 위한 ‘보여주기식 행사’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2일 전국 단위 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총선 후…  ‘쇼맨십 국정’만 늘었다>
국민일보 <수출 ‘비명’… 16개월 최장 ‘뒷걸음’>

동아일보 <미세먼지도 배출 단속 많이 뿜으면 벌금 낸다>
서울신문 <정부, 재정적자 부담 한은, 특혜시비 부담>
세계일보 <호텔, 한식당 외면 찬밥된 우리의 맛>
조선일보 <SOS 듣고도 이리저리 재는 韓銀>
중앙일보 <오늘 테헤란에 장영실·육룡이…>
한겨레 <‘정운호 횡령’ 정황에도 검찰, 도박만 기소했다>
한국일보 <40년 쓴다던 경주 방폐장 펌프… 1년만에 고장>

새누리, 탈박근혜 나섰다 해도 친박 70명이 원내대표 좌우

새누리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에 정진석-김광림 후보, 나경원-김재경 후보, 유기준-이명수 후보가 나서면서 3파전으로 확정됐다. 친박계와 비박계 후보의 조합으로 정진석-김광림 후보, 유기준-이명박 후보로 짜여졌고 나경원-김재경 후보는 비박계 간의 조합이다.

후보들은 대부분 청와대와의 ‘수평적 관계’를 강조했다. 정진석 후보는 1일 국회 정론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하며 당·정·청 고위 회동 정례화 여야정 정책협의체 상시화 등을 주장하며 “당·청의 수평적 협력관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 조선일보 6면. 


나경원 후보는 1일 국회 정론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쌍방향 소통 상시화로 진정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유기준 후보는 탈계파를 주장하며 “선명한 변화와 혁신을 통해 계파가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는 당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이번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의 특이점으로 ‘사라진 박근혜 마케팅’에 주목했다. 경향신문은 새누리당 내 선거의 핵심 변수였던 ‘박심’ 논란이 사라졌다며 “4·13 총선 참패 후 급격히 떨어진 박근혜 대통령의 당내 영향력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분석했다.

중앙일보 역시 “‘박 대통령을 도와서~’ ‘청와대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는~’류의 ‘박근혜 마케팅’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당 사무처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박 대통령 이름이 다른 선거도 아니고 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사라지고 있는 건 총선 전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박근혜 마케팅’이 사라진 자리에는 대신 계파 청산, ‘균형적’ 당·청 관계, 협치 등의 단어가 메우고 있다. 마치 세 후보의 공통 공약 같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 경향신문


세계일보는 이번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이 3가지 변수로 인해 승패를 점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3가지 변수로는 ‘계파 와해’, ‘청와대 의중’, ‘결선투표 여부’를 꼽았다. 새누리당 최대 계파인 친박계의 분화 조짐이 뚜렷해 후보 개인기로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세계일보는 “내년 대선을 관리하는 당 대표를 친박계로 선출하기 위해 원내대표 선거에는 상대적으로 거리를 둘 것”이라는 청와대 의중과 세 후보 모두 확실한 우세를 차지하지 않아 결선 투표에서 3위 표의 향방이 순위를 결정할 변수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친박 마케팅이 줄어들고 탈박 선언까지 나왔다고 해도 여전히 선거의 핵심은 친박이다. 한겨레는 “당선자 122명 가운데 70명 가량인 친박계 표심의 향방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검찰 로비 받고 정운호 횡령 포착하고도 기소 안했나??

검찰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횡령 정황을 포착하고도 기소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겨레는 이날 1면 머리기사를 ‘정운호 횡령’ 관련 단독 소식으로 전했다.

한겨레는 “정씨의 1심 판결문과 검찰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정씨가 2012~2014년 마카오 등 동남아 일대의 카지노에서 1회 최고 베팅액이 수억원에 이르는 고액 도박을 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회삿돈을 이용해 도박 자금을 정산했다”며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지난해 수사 당시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도 계좌추적이나 압수수색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 한겨레 3면. 


검찰은 정씨를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했을 뿐이다. 상습도박은 횡령죄보다 형량이 훨씬 가볍다. 1심 재판부 판결문에는 검찰이 수사과정에서 정씨 횡령 정황을 파악했던 정황이 드러나 있다. 초범 도박사범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던 관례를 깨고 정씨가 이례적으로 징역 1년 실형을 선고한 사례에 대해서도 재판부가 검찰의 ‘봐주기 기소’를 겨냥해 실형을 선고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고 한겨레가 전했다.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검찰 관계자는 “정씨가 워낙 돈이 많아서 개인돈이었다는 주장을 반박하기 어려웠다. 무작정 회사 전체를 (압수)수색할 수도 없었다”고 한겨레에 해명했다. 이 뒤에는 경찰과 검찰 수사 단계에서 정씨 변호를 맡았던 검찰 출신 변호사의 ‘로비’ 의혹도 제기된다.

한겨레는 “특히 검사장 출신인 ㅎ 변호사가 정씨의 혐의를 덜어주기 위해 대대적인 로비를 했다는 말이 법조계에서 나온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ㅎ 변호사는 한겨레에 “당시 검찰 고위 간부들을 포함해 수사팀 누구한테도 전화를 건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이번 정운호 게이트가 “변호사 업계의 난맥상에서부터 검찰·경찰에 대한 전방위 로비, 부장판사와 법조 브로커의 유착 의혹으로까지 번졌다”며 “형사 사법기구 전체가 ‘검은 거래’로 오염된 듯한 양상”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검사 출신 변호사와 현직 검찰의 짬짜미 의혹까지 밝혀내지 못하면 제 허물을 못 드러낸 ‘반쪽 수사’에 그치게 된다”며 “현재의 수사팀이 ‘전관’들과 가깝다는 의심을 받는 마당에선 더욱 그렇다.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면 특임검사나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를 피할 수 없다는 점을 검찰은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국내서 골프 치면 내수 경기 살아나나?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주요 경제단체장들과 함께 골프 회동을 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한무경 여성경제인연합회 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김정관 무역협회 부회장,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이 나섰고 정부 부처 중에는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이 함께 했다.

경기도 여주 남녀주 골프 클럽은 회원제가 아닌 대중 골프장으로 주말 라운드 비용은 1인당 17만5000원 가량이다. 참가자들이 각자 비용을 지불했다. 이어 일행은 인근 영릉을 들른 뒤 한정식으로 식사했다.

▲ 경향신문 1면. 


대부분 언론은 유일호 장관과 경제단체 회동을 사진 화보로 다뤘다. 현장 스케치를 다룬 중앙일보는 “(내수 진작을 위해) 칠 수 있는 분은 많이 치고, 기왕이면 국내에서 치셨으면 한다”고 유일호 부총리의 말을 전했다며 “기재부에 따르면 해외 골프 관광으로 빠져나가는 돈은 연간 2조원이 넘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중앙일보는 “구조조정 등 구체적 현안과 관련해선 특별한 대화가 없었다”며 “유 부총리는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곳이 (경제단체의) 회원사들도 있고 해서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골프 회동은 사실상 공무원 골프 금지령 해금으로 읽히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 간담회에서 공직자들의 골프 라운딩에 대해 “좀 자유롭게 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한 이후 4일 만에 본격 추진된 골프 회동이기 때문이다.

중앙일보는 “공식적인 골프 해금에도 골프장에서 장차관 등 고위직 공무원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될지는 미지수”라며 “당일 큰 사건이 터지기라도 하면 구설에 오르기 십상”이라는 정부 고위 공직자 발언을 전했다.

▲ 서울신문 3면.


기획재정부는 보도자료에서 이날 회동에 대해 “영릉 방문을 통해 세종대왕의 창조경제 정신을 확인했고, 한식당 오찬을 통해 K푸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경향신문은 박 대통령의 지시- 유일호 부총리의 실행으로 이어진 골프 회동을 ‘쇼맨십 국정’이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이날 1면 머리기사에서 “대규모 기업 구조조정과 대량 실업을 앞둔 상황에서 경제수장과 재계대표들이 골프회동을 한 것은 썩 바람직한 모양새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다”고 비판했다.

특히 경향신문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 대책, 일자리·신산업 대책, 임시 공휴일 지정 등 지난 1주일 간 정부가 내놓은 대책을 열거하며 “4·13 총선 패배 이후 정부·여당의 지지도가 눈에 띄게 하락하면서 ‘보여주기식’ 행사나 발표가 부쩍 늘어났다”며 “대통령의 한마디에 서둘러 방침을 바꾸거나, 홍보 강화 지시에 ‘알맹이’ 없는 발표를 부풀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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