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단계의 점층적 형식으로 선보이는 ’프리즘 인터뷰’입니다. 삼각형의 틀을 통해 빛을 다채롭게 보여주는 프리즘처럼 작가와 책에 대한 이야기를 쉽고 다양하게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 기자 말

출판평론가 장은수 (사진 신동석)

[프리즘①] 장은수의 말, 말, 말

- "책은 읽으려고 사는 거예요. ’읽는다’는 걸 충족시켜주는 다른 수단이 생기면 출판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거죠. 좀 더 공격적으로 ’읽기’라는 비즈니스로 옮겨가야 하는 거죠."

- "지금까지는 시장 점유율 싸움을 했다면, 이제 시간 점유율 싸움을 하는 거예요. 전체 콘텐츠 소비시간 중에서 ’읽기’가 얼마나 점유하고 있는지에 따라서 산업 전망이 달라지는 거예요."

- "진짜 읽기는 ’깊이 읽기’거든요. 깊이 읽지 않으면 자기 것이 되지 않아요. 끊임없이 읽어서 자기 안에 있는 또 다른 나를 발견해내는 힘이 필요합니다. 그게 읽기의 가장 큰 이유예요."

[프리즘②] 한국 출판 ’희망의 지도’

▷ 장은수는 누구?  자칭 ’읽기 중독자’. 서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민음사에서 편집자와 주간을 거쳐 대표이사까지 지냈다. 20여 년간 출판 현업에 종사하다 지금은 편집문화실험실을 열어 독서와 출판에 관한 여러 연구를 하고 있는 출판평론가다. 1년에 ’완독’하는 책만 150권쯤 된다. 자신에게 ’읽기’란 무엇이냐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다. "공기와 비슷한 것 아닐까요? 계속 그 안에서 숨 쉬면서 사는 것 같아요."

▷ 어떤 책을 냈나  세계 출판의 트렌드를 통해 한국 출판의 미래를 전망하고 생존 전략을 모색한<출판의 미래>(오르트, 2016). ’슈퍼 자이언트의 시대’, ’편집의 귀환’, ’세계화 2.0’, ’저자의 소출판사화’, ’읽기 습관’, ’가용성’, ’팬덤’, ’데이터’, ’유연성’, ’제휴’ 이상의 열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책’을 파는 출판사는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는 무거운 선언이 담겨 있다. 책의 미래가 걱정되는 사람이라면 놓쳐선 안 될 책.

▷ 인터뷰 현장 스케치  모니터로 동영상 강의를 보는 기분이었다. 출판의 미래에 대한 키워드 하나만 주어지면, 곧장 그는 대답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말 잘하는 사람과 말 많은 사람은 다르다. 그리고 말만 잘하는 사람과 ’쓸 말’을 잘하는 사람도 다르다. 그는 출판의 미래에 대한 내 고민을 정확히 찌르면서, 미처 생각 못한 새로운 지점까지 짚어줬다. 나는 인터뷰 다음 날 출근하자마자 동료 기자들에게 그의 책을 권했다.

출판평론가 장은수 (사진 신동석)


[프리즘③] 일문일답 들여다보기

Q 먼저 <출판의 미래> 집필 계기부터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랫동안 책을 만들어왔는데, 현장에 있으면 오히려 놓치게 되는 것들이 있거든요. 아무래도 숲보다는 나무가 중요하고, 그때그때 좋은 책을 만들고 잘 파는 게 중요하죠. 그런데 출판을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눈은 단지 현장에서 생기는 것 같진 않아요. 전체적인 산업적 움직임과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출판을 바라봐야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한국 출판이 처해 있는 지속적 위기의 해답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지금까지 많은 분들이 일본과 비교해가면서 설명했는데, 저는 영미 쪽을 직접 바라보는 게 디지털 경제 시대에는 조금 더 중요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1년 정도 공부를 하고 이 책을 쓰게 된 거죠.

Q 열 가지 키워드 중 첫 번째가 ’슈퍼 자이언트의 시대’인데요,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한 출판사의 대형화가 영미권 출판계의 추세라는 것은 알겠는데, 그것이 바람직한 방향인가 하는 고민도 따라옵니다.
결국 개별적 다양성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 하는 문제잖아요. 그 부분은 충분히 우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프랑스의 예를 들면, 1991년에 프랑스 출판사가 1만 개였어요. 한국은 1993년에 1만 개 시대가 됐습니다. 물론 양쪽 다 허수(虛數)는 많아요. 현재 프랑스 출판사는 3800개로 줄어들었고, 한국 출판사는 5만 개로 늘어났죠. 책 종수는 어떻게 됐나 보면, 프랑스는 (1991년에) 1년에 3만 종 정도 발행하다가 지금은 1년에 8만 종 정도 발행합니다. 한국은 지금 5만 개의 출판사가 1년에 4만 종을 발행하거든요. 단순히 출판사 수가 늘어나는 것이 다양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거죠.
어떤 철학을 가지고 어떤 책을 내느냐 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거예요. 지금 우리의 문제는 출판사도 계속 늘어나고 책도 점점 늘어나는데, 특정한 분야의 책만 계속 낸다는 거죠. 펭귄-랜덤하우스를 슈퍼 자이언트라고 하지만 그 안에는 300여 개의 임프린트들이 있고, 어떻게 보면 그 출판사들이 자본의 도움을 받아서 자기가 내고 싶은 책을 편하게 내는 구조를 실현하고 있어요. 최근에 출판사 소와다리에서 시집 초판본 내서 성공하니까 여기저기서 다 초판본 내잖아요. 이런 것만 봐도 출판사 수가 많아진다고 다양성이 확대되는 건 아니죠. 철학을 가진 출판사가 늘어나야지, 그냥 출판사 수가 늘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Q 국내 진출을 시도했던 슈퍼 자이언트, 랜덤하우스는 실패를 맛봤습니다. 그러나 어스본은 비룡소와 제휴해 국내에 진출했고요. 슈퍼 자이언트들의 한국 진출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2015년 프랑크푸르트도서전에서 ’글로벌라이제이션(세계화) 2.0’을 선언했잖아요. 1.0의 시대는 저작권 거래시장의 보편화를 특징으로 합니다. 2.0은 자기들이 직접 영역을 넘어서 사업하는 모델이죠. 슈퍼 자이언트들의 힘도 커졌고 글로벌 유통회사도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계를 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아요. 해외 직배사가 들어와서 극장을 휩쓸었고, 거기 대응하려다 보니까 한국 영화도 자잘한 영화로 맞붙을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기본적으로 자본집약적인 영화들이 한국 영화시장을 점령하게 됐죠. 출판에서도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 피하기 어렵다고 봐요. 지금 대비해야 됩니다.

Q 아직 독자들은 출판사의 이름값, 신뢰도에 영향을 많이 받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자가출판물이 아직 많은 독자들의 선택을 받은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은데, 자가출판이 출판계의 중요 트렌드가 될 것이라 전망하시는 이유는 뭔가요?
자가출판이 안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문제예요. 자가출판은 너무 잘되고 있어요. 출판사나 서점이 그 일을 안 하고 (포털사이트) 네이버나 다음이 하고 있다는 게 문제죠. 웹소설, 웹툰이 자가출판이에요. 네이버 포스트, 다음 브런치, 나중에 책을 내든 안 내든 이미 그 자체로 출판입니다. 다음 스토리펀딩은 돈을 받고 하니까 당연히 출판이죠. 작가들이 콘텐츠 플랫폼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거죠. 우리가 컨테이너(책) 판매만 출판이라고 생각해서 그래요. 실질적으로 콘텐츠 판매도 출판이거든요.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일어나는 일은 한국에서 다 일어나요. 다만 그것을 아마존에서 하느냐 구글이 하느냐 하는 문제죠. 우리로 치면 교보문고나 예스24가 하느냐, 네이버나 다음이 하느냐 하는 것. 디지털 초연결 세계에서는 저자와 독자가 만나기가 굉장히 쉬워지기 때문에, 출판에서 그걸 안 하면 다른 플랫폼에서 하는 거예요. 지금까지는 출판 내에서 시장 점유율 싸움을 했다면, 이제 스마트폰이라는 콘텐츠 소비도구를 누구나 들고 있기 때문에 결국 시간 점유율 싸움을 하는 거예요. 전체 콘텐츠 소비시간 중에서 책, 정확히 말하면 ’읽기’가 얼마나 시간을 점유하고 있느냐 하는 데 따라서 장기적인 산업 전망이 달라지는 거예요.

출판평론가 장은수 (사진 신동석)


Q 이 키워드 안에서, 이 책의 핵심적인 메시지라고 할 수 있는 두 가지 이야기가 다 나오는군요. ’책이 아니라 읽기를 팔아야 한다’, ’컨테이너가 아니라 콘텐츠다’라는 이야기 말입니다.
그렇죠. 책이라고 하는 물리적 컨테이너, 물론 무지무지 중요하죠. 하지만 그걸 팔았다고 생각하는 건 오해예요. 책은 읽으려고 사는 거예요. 그 말은 곧, ’읽는다’는 걸 충족시켜주는 다른 수단이 생기면 출판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거죠. 우리가 좀 더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읽기’라는 비즈니스로 옮겨가야 하는 거죠. 그리고 그 한 형태가 종이책이 되는 거죠. ’종이책이 우리 사업의 중심에 있어’라는 건 맞아요. 하지만 ’종이책이 우리 사업의 전부야’라고 하면 산업은 약해질 수밖에 없죠.

Q ’팬덤’ 이야기에서 최근 출판사들이 직접 서점이나 북카페 등을 운영하는 트렌드가 떠올랐습니다. 출판사들은 그 이유 중 하나로 ’독자의 얼굴을 직접 보는 의미’를 내세웠기 때문인데요, 이런 트렌드가 팬덤 형성이라는 측면에서도 도움이 많이 될까요?
아뇨, 그건(출판사가 직접 서점이나 북카페를 운영하는 것) 팬덤 형성의 결과죠. 팬덤이 있으면 그걸 하는 게 쉬운 거지, 카페를 해서 팬을 모을 수는 없어요. 팬을 모으는 일은 따로 해야 되는 거죠. 이게 출판사 입장에서는 되게 낯선 경험이에요. 출판사는 엄밀히 서점과 거래하는 B2B(기업 간 거래)업체잖아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는 굉장히 낯선 거죠. 그동안에는 서점에 책을 보내는 것만으로 충분히 독자를 만날 수 있었어요. 근데 지금은 그렇지 않죠. 서점이 책의 발견 공간이 아니라 판매 공간만 되고 있어요.
그게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현상이, 대부분의 독자들이 서점에 와서 책을 한 권씩만 산다는 거죠. 서점에 오기 전에 이미 책을 알고 왔다는 겁니다. 서점 안에서는 책이 더 이상 발견되지 않는 거예요. 서점 연결만으로는 책을 팔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가 팬덤을 갖는 겁니다. 비(非)서점 연결인 거죠. 아예 처음부터 출판사가 독자를 모으는 일을 하는 건데, 팬덤을 만들려면 독자가 출판사의 근처에 있고 싶어 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소위 독자를 열광시킬 수 있는 출판사의 가치가 있느냐 하는 이슈가 생기는 거죠.

Q 서점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못하는 시대라는 말에서 책에서 읽은 ’서점중독’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출판인들이, 책만 만들어놓으면 그 뒤로는 서점이 모든 걸 해결해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을 서점중독이라고 표현하셨죠.
언론 리뷰의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출판사는 마케팅 비용 대부분을 서점에 쓰는 것으로 책 노출을 해결해왔어요. 근데 그건 장기적으로 문제가 있어요. 그 책 하나 팔고 나면 다음에 또 처음부터 시작해야 돼요. 첫 번째 성공 경험이 다음 성공의 밑바탕이 되지 않는 상태죠. 지금 각 출판사의 최저판매량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요. 책을 낼 때마다 손해가 그만큼 커진다는 거예요. 결국 이번에 책을 내고 성공을 거둔 게 다음 책의 밑거름이 돼야 하는데, 그러려면 독자와 직접 연결돼 있어야 해요. 그래야 장기적으로 버틸 수 있어요.

Q 책을 통해서 출판계에 여러 가지 혁신을 주문했습니다. 혹시 그 가운데 ’이 부분은 이런 반론이 나올 수도 있겠다’ 하고 예상되는 부분이 있습니까?
사실 반론은 하나죠. ’알겠는데, 이거 못하겠다.’(웃음) 맞아요. 개별 출판사가 다 할 순 없어요. 책 맨 마지막에 제가 제휴를 얘기했어요. 주로 기술 기업과의 제휴를 얘기했지만, 출판사끼리의 제휴도 있을 수 있잖아요. 공동으로 강좌를 운영할 수도 있고 서점을 낼 수도 있고요. 공동으로 에이전시를 만든다든가 콘텐츠 비즈니스를 할 수도 있어요.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은 한국에서 결국 일어나요. 느리게 일어나거나 약간 변형돼서 일어날 뿐이에요. 한국에 아마존이 안 들어왔을 뿐이지 예스24가 안 생긴 건 아니잖아요. 굉장히 많은 결의를 해야 돼요. 시장이 한번 축소되기 시작하면 그에 따르는 고통이 너무 크거든요.

출판평론가 장은수 (사진 신동석)


Q 최근 예스24가 오프라인 중고책방을 열었습니다. 알라딘 역시 꾸준히 매장을 늘려가고 있고요. 대형 온라인 서점들이 오프라인 중고책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추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당연히 교보문고 빼고는 다 (오프라인 중고책 사업을) 하려고 하겠죠. O2O(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하는 방식의 마케팅) 전략이 온라인 서점에게 필수라는 건 세계적인 트렌드니까요. 저는 전자책이 활성화되는 건 독자를 늘릴 거라고 생각해요. 이쪽에서 일부 카니벌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 : 자가잠식)이 생기더라도 다른 쪽에서 시장이 생기기 때문이죠. 전자책은 기존에 책을 읽지 않던 사람들이 책을 읽게 하는 기회를 제공해요. 그런데 헌책방은 카니벌라이제이션이 큰 시장이에요. 기존의 출판산업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커요. 새 책이 안 팔리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기존에 헌책방 하는 분들은 진짜 서민들이 많거든요. 그 헌책방들에는 지금 책이 없어요. 유지가 불가능해요. 저는 이게 대기업이 할 일인지 잘 모르겠네요. 전자책이나 오디오북이나 콘텐츠 플랫폼이나, 다른 사업영역을 두고 하필이면 중고책 사업을 하는 건 좋은 정책은 아닌 것 같아요. 일시적으로 돈을 벌지는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분명히 타격을 입힐 거라고 봅니다. 후회할 거 같아요. 온라인 서점이 오프라인에 한 발 걸쳐둔다는 의미로 우회상장이라고 보는데, 좋은 우회상장은 아니라고 봅니다. (온라인 서점은) 제대로 된 스토리 사업을 해야 한다고 봐요. 여러 전문가들을 모아서 전면적으로 콘텐츠 사업을 해야죠.

Q 지금 대한민국의 독자들에게 ’읽기’란 어떤 의미일까요? 지금까지 계속 ’책이 아니라 읽기를 팔아야 한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럼 근본적으로 ‘왜 읽어야 하느냐’라는 반문을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세상에 정보가 넘쳐요. 우리가 이미 읽고 있는 것도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진짜 읽기는 ’깊이 읽기’거든요. 깊이 읽지 않으면 자기 것이 되지 않아요. 서사가 없는 정보, 편집되지 않은 정보들은 감각만 자극하고 스쳐 지나갑니다. 그걸로는 인간적 삶의 변화가 나타날 수가 없어요. 끊임없이 읽어서 자기 안에 있는 또 다른 나를 발견해내는 힘이 필요합니다. 그게 읽기의 가장 큰 이유예요. 인간 안에는 가능성이 잠재적으로 접혀 있는데, 읽기가 그것을 굉장히 쉽게 촉발하거든요. 생활을 바꾸고 인생을 바꾸는 좋은 도구상자인 거죠.
그런 깊이 있는 것들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이제 알파고랑 같이 살 수가 없겠죠.(웃음) 알파고랑 같이 살 때 인간은 뭘 해야 하느냐? 질문을 잘해야 해요. 알파고는 어떤 수를 던졌을 때 최선을 답을 찾아내는 거잖아요. 우리가 좋은 수를 던질수록 알파고는 더 좋은 답을 줄 가능성이 높거든요. 창조적이고 좋은 질문을 던지는 게 기계와 공존하는 인간의 일이 되겠죠.

Q 책의 마지막 부분에 "우리는 책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독서의 불길을 다시 타오르게 할 수 있다."라는 문장이 응원처럼 들렸습니다. 우리가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희망의 근거 하나만 말씀해주시죠.
사람들은 읽는 걸 좋아해요. 하지만 읽는 걸 찾아다니진 않아요. 우리 일이 뭔가 생각해보면, 결국 책과 인간을 연결하는 일인 거죠. 그런 점에서 희망적이라고 생각하는 건 독서공동체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거예요. 사람들은 ’읽는 사람’들끼리 연대하고 싶어 해요. 그런 걸 도와줘야죠. 서점도 여기에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아마 사회도 바뀌지 않을까요? 거기가 우리의 디딤돌이에요.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 있다면 해주시죠.
저는 출판의 미래가 어둡다고 보지 않아요. 이 책을 쓰면서 느낀 건, 영미 출판계에서 나름대로 답을 찾아가고 있다는 거였어요.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의 지도를 대충 그렸다고 느꼈어요. 그런 것들이 우리한테도 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하고요,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실에 발을 딱 디디고 서서 책과 인간 사이의 새로운 연결을 발명해가는 것, 그 의무를 소홀하지 않으면 현실은 분명 더 좋아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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