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정의하기 어려운 시대다. 그럼에도 언론인들은 여전히 ‘전통 미디어’만 뉴스미디어라고 정의하고 있지만 적지 않은 일반인들은 포털, 큐레이션 서비스 등 뉴미디어를 뉴스미디어로 이해하고 있다. 뉴스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의 ‘괴리’가 크게 나타난 것이다.

김위근·양정애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은 지난 22일 전북대에서 열린 방송학회 학술대회에서 ‘언론인과 이용자 간 뉴스, 뉴스미디어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 결과 포털에 대한 일반인과 언론인의 인식 차이가 컸다고 밝혔다. 
‘포털이 뉴스미디어인가’라는 물음에 언론인 중 30%만 “뉴스미디어가 맞다”고 답했고 60.8%가 “뉴스미디어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반면 일반인의 경우 68.4%가 포털이 뉴스미디어라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뉴스미디어가 아니라고 답한 비율은 25.7%에 불과했다.

피키캐스트로 대표되는 큐레이션 서비스에 대한 인식 차이 역시 컸다. 언론인 중 큐레이션 서비스를 뉴스미디어로 보는 비율은 15.4%에 불과했고 73.1%가 뉴스미디어가 아니라고 답했다. 반면 일반인 중 큐레이션 서비스가 뉴스미디어가 아니라고 답한 비율은 49.3%로 절반을 넘기지 않았다. 일반인은 32.7%가 큐레이션 서비스를 뉴스미디어라고 봤으며, 18%가 “모르겠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 큐레이션 서비스 화면 갈무리.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등 SNS가 뉴스미디어라고 답한 언론인은 6.5%에 불과한 데 반해 일반인은 12.1%가 뉴스미디어라고 답했다. 카카오톡과 라인 등 모바일 메신저에 대해서도 언론인은 3.8%만 뉴스미디어라고 답변한 반면 일반인은 10.1%가 뉴스미디어라고 답했다.

일반인 중에서는 세대에 따라 ‘여론·의견’ 장르에 대한 인식 차이가 나타나기도 했다. 20대의 경우 해당 분야를 뉴스라고 답한 비율이 80.5%로 높게 나타난 데 반해 50대는 66.9%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기계적 균형’이나 ‘중립성’을 중시하는 올드미디어의 보도경향과 달리 젊은 세대가 접하는 뉴미디어의 경우 의견을 적극적으로 밝히는 경우가 많은 것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전통적 유형으로 분류된 뉴스와 뉴스미디어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 언론인과 일반인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면서 “이용 영역에선 무엇이 뉴스이고 무엇이 뉴스미디어인지를 구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혀 중요치 않다. 그럼에도 뉴스를 생산하는 영역에서는 이를 금과옥조로 여긴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용자는 뉴스와 뉴스미디어의 존재 이유인데, 이 같은 연구결과는 저널리즘 현장 및 언론학계와 이용자 사이에 얼마나 큰 괴리가 있는지를 확인시킨다”고 밝혔다.

전통적인 미디어에 대한 언론인과 일반인의 인식 차이는 크지 않았다. 지상파3사에 대해 언론인 94.6%가 뉴스미디어라고 답했고 일반인 역시 94.5%가 뉴스미디어라고 답했다. 종이신문에 대해서도 90%이상의 일반인과 언론인이 뉴스미디어라고 생각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언론인은 일반인에 비해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을 뉴스미디어로 보는 비율이 낮았다는 사실이다. 이들 채널에 관해 일반인은 85.1%가 뉴스미디어가 맞다고 응답했다. 반면 언론인은 69.2%만이 뉴스미디어라고 답했고 언론인 24.2%는 뉴스미디어가 아니라고 답했다.

▲ 종편4사를 탄생시킨 미디어법 개정안 날치기 현장. 사진=이치열 기자.
이 같은 결과는 두 가지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다. 종편은 태생과정에서부터 특혜와 편법으로 얼룩졌고, 불공정 편파 보도와 시사토크로 논란이 됐기 때문에 ‘언론이 아니다’라는 인식이 많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또, 종편과 보도채널이 신생미디어라는 점에서 기존의 언론종사자들이 언론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언론인의 연차가 높을수록 ‘종합편성채널·보도전문채널’이 “뉴스미디어가 아니다”라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일반인은 언론사닷컴과 인터넷신문을 뉴스미디어로 보는 경향이 언론인보다 강했다. 일반인 중 77.9%가 언론사닷컴과 인터넷신문이 뉴스미디어라고 답한 반면 언론인의 경우 71.5%에 불과했다. ‘어뷰징’이나 ‘선정적 기사’ ‘덕지덕지 붙은 광고’로 대표되는 언론사닷컴에 대해 종이신문 기자들조차 외면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의 한 기자는 “바이라인 안 달고 나가는 동아닷컴 연예기사를 두고 우리 회사 기사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사양산업이 된 라디오의 경우 세대에 따른 인식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기도 했다. 일반인 중 라디오가 뉴스미디어라고 인식하는 비율은 50대 89.2%로 높게 나타난 데 반해 40대 84.5%, 20대 77.1%로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뉴스미디어로 인식하는 비율이 줄었다.

일반인의 경우 성별에 따라서 특정 장르를 뉴스로 인식하는 비율에 차이가 나기도 했다. ‘교육·육아’는 여성이 남성보다, ‘스포츠’는 남성이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이 뉴스로 인식했다. 자신의 관심사인 분야의 장르를 뉴스로 보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번 조사는 언론인 260명과 일반인 1030명을 대상으로 전문 조사업체 시스템을 활용한 온라인 서베이 방식으로 실시했다. 조사기간은 2015년 10월16일부터 10월23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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