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연합의 집회 시위를 두고 청와대의 ‘관제데모’ 논란이 일고 있다. 그간 어버이연합은 박근혜 대통령에 유리하지 않은 보도를 한 언론사들을 상대로도 항의 기자회견을 열고 “종북 방송” “해체하라” 등의 주장을 한 바 있다. 관련 기자회견을 정리했다. 

1. 2013년 “SNL, 텔레토비 폐지하라”

지난 2013년 5월9일 어버이연합 회원 200여명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CJ빌딩을 찾아 “사업종북이 아닌 이병철 회장의 사업보국의 길로 돌아오라”고 주장했다. tvN과 XTM이 ‘친노종북 세력의 집권을 도모한다‘는 이유였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글로벌 텔레토비에선 일개 초선에 불과한 안철수 의원을 대한민국의 박근혜 대통령과 동급으로 구성, 안철수 의원이 나타날 때마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포에 질리는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당시 △최일구 앵커가 진행하던 SNL코리아의 뉴스코너와 글로벌 텔레토비를 폐지할 것과 △‘끝장토론’의 백지연 앵커를 하차시킬 것 △‘화려한 휴가’ ‘한반도’ 등의 영화에 투자 및 배급 상영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 tvN 글로벌텔레토비 방송화면
2. 2014년 “쓰레기 방송, KBS 즉각해체”

어버이연합과 탈북어머니회 등은 2014년 6월12에는 여의도 KBS를 찾아 “공영방송인 KBS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악의적인 편집으로 왜곡보도해 국정운영을 방해하려 한다”며 “KBS는 정말 쓰레기 방송을 자처하나”라고 주장했다. 

이종문 당시 어버이연합 안산 지부장은 “다른 데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달라졌다고 했다. 새로운 인물을 찾아내는데 다들 잘했다고 했다”며 “그런데 (홍성희 기자는) 9시 메인뉴스에 나와서 대통령이 지명하는 총리를 말이야. 이 XX 대단한 놈이네” 라고 말했다. 

당시 KBS는 문창극 총리후보자가 “일제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발언한 영상을 단독보도했다. 이로 인해 문 후보자는 총리직을 포기해야 했다. 당시 박 대통령 지지도는 세월호 참사 이후 하락세를 그리다 7주만에 반등했으나 문 후보자 지명 이후 당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 어버이연합의 산케이신문 규탄 집회 중 퍼포먼스. 가토 다쓰야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가면을 쓴 이들이 무릎을 꿇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3. “산케이 서울지국 추방시켜야”

해외언론도 어버이연합을 피해갈 순 없었다. 이들은 2015년 9월1일 서울 중구 정동에 위치한 일본 산케이 신문 서울지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국으로 추방시켜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아베 총리 가면을 쓴 허수아비를 몽둥이로 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당시 논란이 됐던 건 산케이의 노구치 히로유키(野口裕之) 정치부 전문위원의 칼럼이었다. 당시 노구치 전문위원은 박 대통령의 중국 열병식 참석이 ‘사대주의’ 행보라며 “이씨 조선(조선시대)에는 박 대통령 같은 여성 권력자가 있었다”며 명성황후를 언급해 논란이 됐다. 

산케이는 앞서 2014년에도 어버이연합의 항의를 받은 바 있다. 어버이연합은 카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이 쓴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 7시간 칼럼으로 인해 “7시간 동안 큰 문제가 있었다는 것으로 왜곡됐고 종북세력이 반정부투쟁의 기폭제로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 어버이연합 회원들이1월27일 서울 중구 MBN 본사 앞에서 김주하 앵커 퇴출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이하늬 기자
4. 2016년 1월 “MBN은 종북방송”

올해 1월27일 어버이연합 회원 150여명(주최측 추산)이 서울 중구 필동에 위치한 MBN 본사 앞을 찾아 MBN 메인뉴스 앵커인 김주하 앵커의 퇴출을 요구했다. 김주하 앵커가 박근혜 대통령을 모독하고 폄훼했다는 이유였다.

앞서 1월18일 방송에서 김 앵커가 박 대통령이 민생 구하기 경제 입법 촉구 천만인 서명운동’에 서명한 소식을 전하면서 “별의별 방법으로 국회에 법안처리를 호소하다 이제 서명운동에까지 동참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한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들은 ‘대통령 비하발언, 김주하 OUT’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MBN은 각성하라” “김주하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으나, 당시 기자회견에 참가한 회원들은 김주하 앵커를 아냐는 질문에 “내가 어떻게 알아” 등의 발언을 내 의문을 자아냈다. 

▲ 3월22일 서울 세종대로 뉴스타파 사무실 앞에서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뉴스타파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이치열 기자
5. 2016년 3월, “장애인 인격 살인, 뉴스타파 기레기”

어버이연합은 총선 과정에서는 여당의 ‘저격수’ 노릇도 했다. 어버이연합 회원들은 지난 3월22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뉴스타파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뉴스타파는 도와줘야 할 장애인을 인격 살인하고 있다”며 “뉴스타파는 기레기”라고 주장했다. 

뉴스타파가 나경원 새누리당 당선자의 딸이 5년 전 성신여대 입학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한 것에 대한 항의였다. 당시 나 의원 측은 이를 부인하고 나섰으나 이렇다 할 구체적인 반박을 못하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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