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전당대회를 연기하고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당헌을 바꿀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아직 전당대회를 할만큼 지역조직이 갖춰지지 않은 국민의당으로서는 전당대회를 열고 당권을 재정비하면 기초가 없는 당에서 당 내 갈등까지 부각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당헌에는 창당한 지 6개월 이내에 전당대회를 열고,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가려면 당직무를 대선 1년 전에 그만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당헌에 따르면 대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큰 안철수 대표는 12월 전에 당 대표를 사퇴해야하기 때문에, 8월에 열릴 전당대회 이후 당 대표를 다시 맡기가 애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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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서울 마포 당사에서 안철수 대표와 천정배 공동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하지만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국민의당이 신생정당으로서 아직 전당대회를 열만한 기초가 다져지지 않았고, 총선을 성공적으로 이끈 현 대표 체제를 어느 정도 더 유지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전당대회를 연말이나 2017년 연초로 미루고 그때까지 안철수‧천정배 대표 체제를 이어가야 한다는 말이다. 이상돈 국민의당 당선자와 박주선 의원도 전당대회를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승용 원내대표도 당헌을 바꿀 수 있다는 입장이다. 22일 기자들과의 오찬자리에서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7~8월에 전당대회를 여는) 새누리당이나 더불어민주당과 똑같이 페이스를 맞추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당장 7~8월 당원대회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연말이다 연초다 정확히 정하지는 않았고 최대한 기초가 갖춰지고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연말 전에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 사진=포커스뉴스
이에 대해 국민의당 차원에서는 아직 논의가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당헌을 바꿀 수도 있냐는 질문에 “논의가 다 되면 말씀드릴 것”이라고 대답을 유보했다.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당헌을 바꾸는 것에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천정배 공동대표는 20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신생정당이다보니 아직 당헌이 잘 정비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당헌이 불안정함을 시사했다.

22일 주승용 원내대표도 기자들과의 점심오찬 자리에서 “(당헌) 한 두 번 개정하냐”라며 “오히려 빨리하는 것은 성급한 우를 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국민의당은 당규를 바꾼 적이 한차례 있다. 총선 이전 공천관리위원직을 맡았던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을 위해 ‘공천관리위원은 비례대표를 할 수 없다’는 당규 48조 2항을 삭제한 것이다. 당시 이태규 본부장은 공천관리위원직을 사퇴하고 비례대표 8번을 받아 출마했고 무난하게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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