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어버이연합이 21일 주간지 시사저널 건물을 찾아 “우리는 십원도 받은 적이 없다”며 항의하고 나섰다. 하지만 어버이연합과 함께 집회에 참가한 탈북자 단체 회원은 2만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어버이연합 회원 100여명은 21일 오후 2시30분께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주간지 시사저널 건물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시사저널 기사는 기본적인 사실 관계조차 확인하지 않은 명백한 오보”라며 “해당 기사는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성급하게 작성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어버이연합 회원들은 시사저널 건물 앞에 있던 취재진을 보자마자 목소리를 높였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회원은 욕설을 쏟아내며 “빨갱이가 다른 게 아니라 이게 빨갱이”라며 “거짓말이나 하고 돌아다닌다”며 손을 들어 시사저널을 가르켰다.

이어 이 회원은 “거짓말을 하니까 화가 나서 집회에 오게됐다”면서 “돈 받은 놈들은 가만히 있고 누가 밥값을 주냐”고 말했다. 이어 이 회원은 “밥값을 줬다는 사람이 있으면 데려오라. 내가 (그 사람에게) 100만원을 주겠다. 어버이연합은 애국하기 위해 나오는 것”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 21일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시사저널 건물을 찾아 항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본격적인 기자회견에 앞서 또 다른 한 회원은 마이크를 잡고 취재진을 향해 “모든 언론들이 이상한 소리를 하는데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서 신문, 파지, 깡통을 주워서, 모아서, 팔아서 어버이연합 운영비로 사용했다”며 “국가를 위해 이렇게 열심히 살아왔는데 언론사 신문사에서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은 기자들의 취재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회원은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던 다른 회원을 저지하며 “유도작전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기자들 질문에 절대 답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이 회원은 언성을 높이며 “세뇌교육 받은 애들이 뭘 알겠나”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자유민학부모연합 대표이자 탈북어버이연합 소속 김미화씨는 교통비 명목으로 2만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김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 어머니들이 점심도 안 먹고 집회에 참가했다가 집에 가면서 2만원 받아서 김밥 한 줄 사먹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우리는 2만원에 목 매서 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애국정신으로 하는 것”이라며 “이런 충정을 일당 2만원에 비교하냐”고 주장했다. 이씨는 “진보세력들은 집회에 참가하면 5만원을 준다”면서 “진보세력의 5만원 일당을 반드시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어버이연합은 이날 30분 가량 기자회견을 이어나가다 22일 오전에 다시 한 번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예고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이날 시사저널은 건물 입구를 봉쇄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했고 경찰은 3개 중대 250여명을 배치해 혹시나 모를 사태에 대비했다.

▲ 21일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시사저널 건물을 찾아 항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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