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가 지난달 지면에 연재했던 ‘김종필 증언록’을 단행본으로 출간했습니다. 미디어오늘은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증언 가운데 상당 부분이 자의적으로 왜곡됐거나 과장됐다고 보고 ‘김종필에게 묻는다’는 주제로 기획 연재를 내보낸 바 있습니다. 이 연속 기획은 김종필 전 총리의 일방적인 주장이 역사로 기록되는 것을 막고 진실을 기록하기 위한 프로젝트였습니다. 미디어오늘은 이 연속 기획을 전자책(ebook)으로 묶어 독자 여러분께 공개합니다. 이 전자책은 원문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유롭게 무료로 배포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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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중앙일보는 ‘뇌졸중 후유증으로 오른손이 불편해 왼손으로 커피 잔을 든’ 김종필 전 국무총리(JP) 사진을 통해 ‘김종필 증언록’ 연재를 시작했다. 부인 고 박영옥 여사를 먼저 하늘로 보낸 지 일주일 만이었다.

증언록 중에는 JP가 골프치는 영상이 등장했다. 뇌경색으로 쓰러진 지 7년이 지난 지난해 여름부터 JP는 특수 카트에 기대 필드에 다시 섰고, 한손으로 골프를 쳐야 했다. 카메라 속 JP는 수많은 사람의 인권을 말살한 중앙정보부의 설립자가 아닌 ‘풀 냄새를 맡고 싶고 사람이 그리운’ 노인일 뿐이었다.

‘반박할 자들이 없는’ 지금 JP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려 한다. “새로운 진실이 오래된 거짓을 대체할 때가 있다”며 내놓은 증언록이 책으로 묶였다. 3월10일 출판기념회에서 JP는 “지난날의 악연도 깨끗이 잊어버리고 전부 용서하려 한다”며 “그동안 저의 부덕의 소치로 본의 아니게 상처를 드린 일이 있다면 용서해 달라”고 말했다.

이는 진정한 사죄인가? 자기 변호를 마친 권력자의 위선인가? 5·16 쿠데타의 주체로 지금까지 살아남은 JP라는 승자의 증언록은 역사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중앙일보의 김종필 증언록 ‘소이부답’을 검증하는 차원에서 증언록의 이면을 살펴보고 그가 하지 않은 JP의 이야기 ‘김종필에게 묻는다’를 연재한다. 증언록은 중앙일보 기자와 작가까지 동원됐고, 웹툰으로 재구성됐으며 책으로도 출간됐다. 곳곳에는 역사 왜곡과 미화의 흔적이 보인다.

미디어오늘의 ‘김종필에게 묻는다’ 연재는 총 10화로 구성했다.

첫 화 ‘증언록을 다시보는 이유와 5·16’에서는 그동안 회고록 집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JP가 입을 열게 된 배경과 JP의 2인자 인생이 시작된 5·16을 ‘혁명’으로 미화하는 내용 등을 다뤘다. 또한 한 사람의 발언이 중앙일보 기자와 해당 언론사 출신 작가의 손을 거쳐 어떻게 미화되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두 번째 ‘한일회담’에서는 ‘제2의 이완용’을 불사하며 한일회담을 강행하고 정치자금을 챙겼던 JP의 과오에 대해 말했다. JP는 증언록에서 ‘독도폭파설’과 ‘독도밀약설’에 대해 부정했지만 다수 문서와 증언을 통해 JP의 주장이 얼마나 설득력이 떨어지는지 살펴본다.

세 번째 ‘4대의혹사건과 공화당 창당’에서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만졌던 JP의 비리의혹에 대해 살펴본다. 신군부가 들어선 뒤 JP는 약 213억원의 부정축재 금액을 몰수당한 바 있다. 정치를 ‘허업’에 불과하다고 했던 JP는 어떻게 이런 큰 돈을 손에 넣을 수 있었을까? JP가 내놔야 할 답변이다.

네 번째 ‘황태성 사건, 첫 번째 간첩조작’에서는 박정희의 형 박상희의 친구였던 황태성 사건에 대해 다뤘다. 박정희의 ‘아킬레스건’이었던 좌익혐의를 벗기 위해 또 다른 생명을 가혹하게 취급하는 JP의 비인간성이 드러난 부분이다.

다섯 번째 ‘1인자를 꿈꿨던 영원한 2인자’는 박정희 정권 내내 ‘차기 대권’으로 거론되는 등 9번의 국회의원과 2번의 국무총리, DJP연합을 통한 첫 수평적 정권교체 등 거대한 족적을 남긴 그의 2인자론에 대해 살펴봤다.

여섯 번째 ‘김종필이 미워한 사람들’에서는 “졸수(90세)가 되고나니 미워할 사람이 없다”고 한 JP의 악연에 대해 살펴본다. JP는 ‘정치9단’답게 타인에 대한 직접적 비판을 자제한다. 증언록에 흩뿌려진 JP의 감정을 읽어 내보는 시간이다.

일곱 번째 ‘박정희와 김종필’은 박정희에 대한 JP의 평가를 되짚는 편이다. JP는 박정희를 정면으로 비판하지 않았다. 결국 박정희에게 벗어나지 않는 게 자신의 역사적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고 판단해서였을까?

여덟 번째 ‘3당합당과 3김정치’에서는 현재의 지역주의가 선거의 핵심 균열이 된 뼈아픈 현실의 한 축이었던 JP가 미화하는 3당합당에 대해 살펴본다. 1인자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한 JP는 이후 줄곧 내각제를 주장하고 있다.

아홉 번째 ‘베트남전과 미국’은 JP가 베트남전에 대해 갖는 시각에 대해 비판했다. 베트남전이 자유를 위해 정의로운 전투에 참여한 것처럼 묘사돼 있지만 실제로 한국은 명분없는 전쟁에 뛰어들어 실리도 챙기지 못했다.

마지막 ‘김종필 어록’편에서는 그간 연재에서 못 다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가 남긴 말을 모아봤다. JP란 어떤 인물인지에 대한 간략한 소개도 덧붙였다.

역사왜곡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독재정권을 미화하려는 사람들은 넘치는데 이를 반박할 자원은 부족하다. 역사는 승리자가 독점할 수 없다. 이번 연재는 아프고, 슬픈 한국 현대사에 대한 한 가지 해석을 추가하는 작업이다. 지금도 고통 받는 국가폭력 특히 유신정권 피해자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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