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이후 국민의당 차기 당 대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당 당헌에 따르면 사실상 대통령 경선 후보는 당 대표 경선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안철수 대표가 차기 대선 후보로 유력해 당 대표 경선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한 가운데 당의 안정을 위해 안 대표가 당 대표를 짧게라도 맡아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안철수 대표는 당권 도전에 대한 의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18일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최고위원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국민의당 당헌에 대선 1년 전에는 당직에서 사퇴해야한다고 돼있다”며 “그 정신 그대로 지켜야한다”고 말했다. 당의 안정을 위해 안 대표를 차기 당 대표로 추대해야한다는 의견에 대해 안 대표는 “전 아무 고민 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 18일 오전에 서울 여의도 국회에 국민의당 사무실이 마련됐다. 사진=포커스뉴스
문제는 안 대표 등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갈 확률이 높은 지도부가 당 대표가 된다면 ‘4개월 짜리 당 대표’가 된다는 점이다. 국민의당 당헌 제94조 3항은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고문을 제외한 모든 선출직 당직으로부터 대통령 선거일 1년 전에 사퇴해야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차기 대통령 선거가 2017년 12월에 예정돼있으므로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가려면 적어도 2016년 12월에 당 대표를 사퇴해야 한다.

또한 국민의당 차기 당 지도부는 8월 이전에 결정돼야 한다. 국민의당의 전당대회가 늦어도 8월에 열려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당헌 부칙 제2조 3항에 보면 ‘차기 전당대회는 창당 후 6개월 이내에 개최한다’고 명시돼있다. 국민의당이 창당한 때가 2월 2일이기 때문에 8월 2일 이전에 전당대회가 열려야하고 그 전에 당 지도부가 결정돼야한다. 8월 이전에 선출된 당 대표가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오려면 12월에 사퇴해야하는 셈이니 ‘4개월 짜리 당대표’인 것이다.

당 내에서는 신생 정당인만큼 당의 안정을 위해 안 대표가 짧게라도 당 대표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안 대표는 이전부터 다시 당권에 도전하려는 마음이 없음을 밝혀왔다. 지난달 29일 참석한 관훈클럽 토론회에서도 안 대표는 총선 이후 당대표직에서 물어날 것이냐는 질문에 “총선이 끝나고 나서 바로 짧은 기간 내 전당대회를 열도록 돼있다"며 "제 임기는 전당대회를 마련하고 나서 끝난다”고 말했다.

▲ 안철수 대표와 천정배 공동대표가 18일 당사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안철수 대표가 대권에 도전하리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게다가 총선 이후 국민의당의 약진으로 안철수 대표의 대선주자 지지도도 높아진 상황이다. 1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안철수 대표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에 이어 차기 대선주자 2위로 꼽혔다. 총선 직후 이틀간 실시한 이 조사에서 문 전 대표가 24.7%, 안 대표가 18.9%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 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 대표 외에 국민의당 지도부들 가운데 차기 당 대표로 언급되는 정치인은 천정배 공동대표, 박지원 의원, 정동영 의원 등이 유력해 보인다. 특히 박지원 의원의 경우 15일 안철수 대표와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동을 갖고 간접적으로 당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는 간접적으로 박 의원에게 원내대표를 제안했지만 박 의원은 원내대표를 거절했다고 알려졌다. 박 의원은 18일 jtbc 인터뷰에서 “원내대표는 사양하겠다고 했다”며 “당권과 대권은 열어놓고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당 대표에 도전할 시 당연히 대권은 나갈 수 없다”고 덧붙였다.

천정배 대표는 아직 차기 당대표에 대해서는 충분한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18일 최고위원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천 대표는 “당헌에 명시된 룰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당권과 대권은 분리돼야한다”한다며 “(당권에 대한 문제는) 아직 충분한 생각을 못했고 당 내에서도 시작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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