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끝나면 기사에 등장하는 익숙한 그림이 있다. 영남과 강원도는 새누리당 색깔, 호남과 서울은 더불어민주당 색깔로, 지역 전체가 하나의 색깔로 채워지는 총선 지도다. 20대 총선의 가장 큰 특징은 이 색깔이 다양해졌다는 것이다.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보수의 성지라 불리는 대구가 뚫렸다. 김부겸 더민주 후보는 대구 수성갑에서 당선이 유력하다.(확실시된다) 김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연일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를 10~20% 차이로 압도했다.

13일 오후 11시 40분 기준으로(개표율 24.1%) 김 후보는 62.3%의 지지율을 얻어 37.7%의 지지율을 얻은 김문수 후보를 앞서며 사실상 당선을 확정 지었다. 김부겸 후보는 2012년(총선), 2014년(대구시장 선거)에 이어 세 번째 도전 만에 보수의 성지라 불리는 대구를 뚫었다.

김 후보는 13일 출구조사 직후 발표한 당선소감문을 통해 “대구 시민이 새 역사를 썼다. 정통 야당 출신으로 1985년 이후 31년 만에 대구에 야당 의원이 탄생했다”고 밝혔다.

▲ 13일 오후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보고 지지자들과 환호하는 김부겸 후보.

대구 북구을에 출마한 홍의락 무소속 후보도 당선이 확실시 된다. 13일 오후 11시 40분 기준으로(개표율 : 64.3%) 홍 후보는 53.1%의 지지율을 얻어 38.6%의 지지율을 얻은 양영모 새누리당 후보를 눌렀다. 더민주의 19대 비례대표 의원인 홍 후보는 공천과정에서 컷오프 됐고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이후 오히려 새누리당 후보를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 12일 오후 대구병원 사거리에서 마지막 유세를 펼치고 있는 무소속 홍의락 후보.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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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후보 측 관계자는 13일 오후에도 “그래도 대구는 대구”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결국 대구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의락 후보를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컷오프라는 위기상황을 기회로 바꾼 셈이 됐다. 홍의락 후보는 앞서 3월 3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더민주에) 복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 13일 오전 홍의락 후보 사무실 책상위에 놓인 선전물. 당선되면 복당할 거냐는 지지자들의 질문이 너무 많아 아예 관련 기사를 복사해서 여러장 비치하고 있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TK(대구경북)에 이어 PK(부산경남)의 새누리당 벨트도 깨졌다. 부산 북구강서구갑의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3일 오후 11시 40분 기준으로(개표율 65.2%) 55.5%를 얻어 44.5%의 지지율을 얻은 박민식 새누리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을 확정했다. 전 후보는 세 번째 도전 끝에 3선에 도전한 박민식 후보를 꺾었다.

전 후보는 기자들에게 보낸 당선소감문을 통해 “이번 승리는 부산 북구 이웃 모두의 승리”라며 “지난 10년 세 번을 낙선하며 어렵게 어렵게 도전해 온 저 전재수의 당선이 힘들고 지친 우리 북구 이웃들과 대한민국 이웃들께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 북구강서구갑 후보가 13일 오후 부산 북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지지자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포커스뉴스


13일 오후 11시 40분 기준으로 같은 시간 부산 연제구의 김해영 더민주 후보도(개표율 92.1%) 50.8%를 얻어 친박 김희정 새누리당 후보를(49.2%) 앞서며 당선이 확실시 된다. 같은 시간 부산진구갑 김영춘 더민주 후보(개표율 91.1%)도 50.0%를 얻어 나성린 새누리당 후보(46.1%)를 앞서 당선이 확실시 된다. 사하갑에 출마한 최인호 더민주 후보도 48.8%를 얻어(개표율 63.8%) 김척수 새누리당 후보(46.2%)를 앞서고 있다.

경남 김해을의 김경수 후보 역시 이만기 새누리당 후보를 꺾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김 후보는 13일 오후 11시 40분 기준(개표율 60.1%) 62.8%표를 얻어 33.9%표를 얻은 이만기 후보를 크게 앞질렀다. 그 외 경남 창원성산의 노회찬 후보가 52.1%, 울산 북구의 윤종오 무소속 후보가 62.5%, 울산 동구의 김종훈 무소속 후보가 60.3%를 얻어 당선을 확정 지었다.

텃밭이 뚫린 건 더민주도 마찬가지다. 국민의당의 선전 외에도 호남에 두 명의 여당 의원이 입성했기 때문이다. 순천에서는 여론조사에서 노관규 더민주 후보에게 밀리던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가 재선을 확정했다. 이 후보는 13일 오후 11시 40분 기준으로(개표율 76.2%) 45.6%를 얻어 노관규 더민주 후보(38.2%)를 눌렀다.

이정현 후보는 당선소감문에서 “여러분들의 관심과 지지 덕분에, 우리 순천시민께서 용기 있는 결단으로 이정현을 선택하셨다”며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저의 모든 역랑을 다해, 여러분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미친 듯이 일하겠다”고 밝혔다.

이정현 후보 외에도 전북 전주을의 정운천 새누리당 후보도 39.8%표를 얻어(개표율 52.5%) 최형재 더민주 후보(34.5%), 장세환 국민의당 후보(23.7%)를 제치고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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