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벨트’라 불렸던 울산에서 노동·진보단일후보 두 명의 당선이 확실시됨에 따라 이들이 진보정치인으로서 20대 국회에서 어떤 존재감을 드러낼지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울산 북구에 출마한 윤종오 무소속 후보와 동구에 출마한 김종훈 무소속 후보는 13일 오후 10시40분 기준 각각 59.3%(3만2577표), 62.8%(2만1695표) 득표율을 보이며 당선이 유력해졌다.

윤 후보는 경쟁후보 윤두환 새누리당 후보를 1만4457표 차로 제치고 있으며, 김 후보는 안효대 새누리당 후보를 8869표 차로 앞서고 있다.

▲ 울산 시민단체가 4·13총선 공식선거 운동 첫날 김종훈, 윤종우 후보가 포함된 지역 야권연대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사진=김종훈 선거대책본부

윤 후보와 김 후보는 예비후보 등록과정에서 경선을 통해 진보후보 단일화를 이뤘고 이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도 단일화를 이뤄내며 '범야권 단일후보'로 선거에 임해 왔다.

울산 북구청장·제 3, 4대 울산시의원을 역임했던 윤종오 후보는 지난달 13일 조승수 정의당 예비후보와의 경선에서 승리해 ‘진보단일후보’로 결정됐다. 같은 달 23일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윤 후보에게 공식적으로 야권 단일후보를 양보함으로써 윤 후보는 범야권 단일후보로 선거에 참여해왔다.

현대중공업노동조합 조합원이자 동구청장을 역임한 김종훈 후보는 지난달 13일 ‘야권 민중후보단일화 경선’에서 전 민주노총 위원장 이갑용 후보를 꺾고 단일 후보로 확정됐다. 같은 달 25일 이수영 더불어민주당 동구 후보가 단일화를 위해 후보를 사퇴하면서 김종훈 후보가 범야권 단일 후보로 결정됐다.

두 후보는 민주노동당, 통합진보당 등 진보 정당을 거쳐 온 진보 정치인이자 노동·시민사회 진영에서 공식적인 지지를 받은 노동자 후보다. 윤 후보는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시의원·구청장 등 공직 생활을 역임했고 통합진보당 북구지역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김 후보 또한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동구청장을 역임했고 통합진보당 울산광역시당위원장 이력이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정의당·노동당 등 진보정당,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빈민연합 등 21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2016 총선 공동투쟁본부’는 울산 동구·북구를 노동·진보 전략 지역으로 정하고 윤종오 후보와 김종훈 후보에 대한 공식적인 지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윤종오 후보가 13일 당선이 유력해지며 환호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당선을 앞둔 김종훈 후보는 13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변화를 바라는 동구 주민들의 마음들이 한 곳으로 모였다. 노동법 개악과 관련한 절박함, 자신들의 일자리 지키고 생존을 지키기 위한 마음들이 하나로 결집됐고 그에 따라 가족들의 마음 또한 움직일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사람이 우선되는 정치를 해야 한다. 다수의, 국민의 이해와 요구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에서 출발해 그것을 대변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정치를 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노동법 개악 저지’를 공약으로 내건 윤종오 후보도 13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어깨가 많이 무겁다. 당면한 노동법 개악 문제가 현안이 될 텐데, 일단 쉬운 해고 관련된 저성과자 해고 지침, 임금피크제 시행할 수 있는 지침 두 가지를 아울러, 가장 심각한 문제인 비정규직 2~4년 늘리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진보정당이 흩어져 있는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진보정치가 힘들다. ‘선거연합정당’ 같은 아이디어를 뛰어넘는 새로운 정당 건설에 힘써보고 싶다”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