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방송 CBS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에 관한 특집 다큐멘터리 ‘새벽 4시의 궁전’을 방송한다. 이번 특집은 CBS 라디오(표준FM 98.1)를 통해 오는 15일 저녁 8시부터 1시간 동안 방송된다.

‘새벽 4시의 궁전’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기록하기 위해 만들어진 ‘4·16 기억저장소’와 CBS가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살아남은 이들의 삶을 되짚어보기 위해 만든 팟캐스트 방송 ‘416의 목소리’(내 이야기를 들어줄 한 사람이 있다면)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안산 단원고등학교 희생자 예은 양의 아버지 유경근씨는 이 팟캐스트에 출연해 “아이들은 마지막까지 오직 한 가지 ‘함께 살아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며 “아이들 스스로 살길을 찾아 어둠 속에서 헤맸을 흔적들이 남아있을 것 같아 세월호 최후의 순간과 흔적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유씨는 “딸이 보낸 마지막 문자는 ‘해경이 와서 구조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살아서 돌아가겠다’는 것이었다”며 “세월호의 진상이 올바르게 규명되는 것을 넘어 진실이 밝혀지는 그날까지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 장준형 군의 아버지 장훈씨도 “세월호를 인양해서 미수습자를 찾고 침몰 원인도 밝혀내야겠지만, 아이들의 마지막 흔적들을 찾는 일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28일 방영된 ‘SBS 스페셜’ ‘졸업-학교를 떠날 수 없는 아이들’ 편.
‘416의 목소리’와 ‘새벽 4시의 궁전’을 연출한 정혜윤 PD는 “유족들이 가장 잊지 못하는 것은 아이들의 마지막 모습, 아이들과의 마지막 통화, 마지막 문자”라며 “유족들은 통화가 됐지만 ‘빨리 나와’라는 말을 하지 못했던 게 가장 큰 죄책감과 애통함으로 가슴에 비수처럼 남아있다”고 전했다.

정 PD는 “사람은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되고 평생 상실감과 그리움을 가슴에 안은 채 위태롭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며 “세월호 유족들은 참사 이후 인간관계를 비롯해 삶의 의미나 일상의 행복, 꿈 등이 모두 무너져 내리는 고통을 지금까지 겪고 있는데, 이들의 아픔을 치유할 최선의 길은 바로 제대로 규명하지 않은 세월호의 진실을 밝혀내는 데 있다”고 말했다. 

CBS는 지난해 4월16일에도 ‘세월호 1년, 잊지 못할 이름’이라는 주제로 2시간 동안 특집 방송을 진행했다. 한편 KBS와 MBC, SBS 지상파 3사는 세월호 2주기 특집 프로그램을 따로 방송하지 않는다. 다만 SBS는 지난 2월28일 ‘SBS 스페셜’에서 ‘졸업-학교를 떠날 수 없는 아이들’ 편을 방영한 데 이어 오는 16일 방송될 ‘그것이 알고 싶다’에선 세월호 사고 이후 아직 남아 있는 의문점들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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