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남은 4.13 총선을 두고 야권의 막판 선거운동이 과열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네거티브보다 읍소전략을, 국민의당은 더민주 공격 위주의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막판에 지지율이 상승세인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막말논란이 일 정도로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당의 유세는 ‘야당 심판’이라는 메시지가 대부분이다. 이런 전략은 국민의당의 출현 자체가 ‘야권 교체’를 내건 것이었기 때문에 필연적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1일 ‘국민께 드리는 글’에서 “야당은 아무것도 안하고 2등을 한다. 국민에게 도와달라고 손 내미는 것이 얼마나 뻔뻔한지 부끄러움도 없다”는 식의 더민주당을 비방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이어 안 대표는 “야당은 아무리 패배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아무리 잘못 돼도 남 탓만 한다”며 “아무런 혁신도 하지 않다가 선거 때만 되면 힘으로 양보를 압박하고 약자의 일방적 굴복을 강요하는 강자의 횡포를 부린다”고 비난했다.

▲ 국민의당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을 지낸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전북 지역에서 유세하고 있다. 사진=뉴스300 영상 캡쳐
국민의당의 더민주 네거티브 전략은 더 나아가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한 막말로 이어지기도 했다. 11일 국민의당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을 지낸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전북 지원 유세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향해 “천박한 책임회피 강박증세가 병적”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표가 광주를 찾아 보낸 메시지에 대해 “그 메시지 안에는 ‘나는 훌륭한 사람’이라는 메시지가 있다. 이는 국민과 같이 가는 지도자가 아니다”라며 “이런 천박한, 책임을 망각하는 망각증세가 거의 병적일 정도로 심한 이런 지도자는 야당을 이끌어서도 안 되고 혹여나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갈 지도자가 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의 한 후보는 운동권과 좌파에 대해 싸잡아 비방했다. 10일 전북 남원‧임실‧순창의 이용호 국민의당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비방을 하며 “친노들, 운동권들, 잘못된 생각하는 좌파들이 이번에야 말로 ‘정말로 잘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도록 국민의당을 찍어서 매운맛을 보여줘야한다”고 말했다. 이용호 후보의 발언은 ‘운동권‧좌파 비하’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국민의당이 공격적 유세를 전략으로 택한 이유는 ‘양당심판’을 선거 전략으로 채택하고 진행해온 지금까지 지지율이 계속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태규 국민의당 전략홍보본부장은 10일 브리핑에서 “이번 선거는 심판, 즉 무비전, 무능력, 무책임, 그리고 과거의 낡은 인식과 틀에 갇힌 19대 국회를 심판하는 선거”라며 이러한 선거 전략이 국민의당 바람을 몰고 왔다고 분석했다.

▲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11일 안산 단원을에서 지원유세를 하고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실제로 여론조사 결과도 국민의당 상승세를 보여준다. 8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4월 1주 차 주간 조사에서 국민의당은 최고 지지율인 14%를 기록했고, 갤럽의 ‘투표할 비례대표 정당’ 조사에서도 더민주를 꺾고 23%를 얻었기 때문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4.13총선까지 남은 하루, 국민의당은 더민주당 공격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여당과 비슷하게 ‘읍소 전략’을 막판 선거 전략으로 채택한 듯 보인다.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 주말 호남을 찾아 무릎을 꿇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호남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대선에 불출마하겠다는 승부수를 띄우고 문 전 대표는 “여러분에게 직접 야단을 맞고, 직접 질타를 듣기 위해서, 안 된다는 당을 설득해 이제야 왔다. 늦어서 죄송하다”며 “그간의 부족함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겠다. 여러분의 분이 풀릴 때까지 제 얼굴 맞대고 호되게 꾸짖어 달라”고 읍소했다.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호남지역을 찾아 무릎을 꿇고있다. 사진=포커스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읍소전략은 선거막판의 야권 지지층 결집을 의식한 모습이다. 선거 초반 더불어민주당은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을 비판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국민의당 지지 세력에 ‘새누리당 압승’ 등의 메시지를 던지며 읍소형으로 변하고 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11일 “정권교체 열망에 비해 저희들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잘 알고 있다”며 “저도 이 당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 부족한 모습을 보여드렸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저희들에게 마음이 안 드는 부분이 있어도 더불어민주당에게 투표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낮은 자세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의 읍소전략에 국민의당은 11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도급 인사들이 국민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하고 있다. 양당 담합체제의 선거운동도 닮은꼴이라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며 “읍소전략이 국민들에게 통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우리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무시하는 구시대의 선거운동 방식”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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