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여름 차가운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었다. 사람들은 이내 왜 이들이 ‘얼음물을 뒤집어쓰게 되었는지에 관심을 가졌다.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루게릭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고 기부금을 모이는 취지의 캠페인이다.

올해 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맞이하며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간접고용 실태를 알릴 수 있는 릴레이 실천을 진행했다. 바로 ‘탐욕의 재벌풍선 터뜨리기’ 릴레이다. 이 캠페인에 참가한 간접고용 노동자들과 간접고용 문제 해결을 바라는 사회단체, 학생, 시민들은 저마다의 생각을 담아 릴레이에 동참했다.

한국사회의 재벌은 온갖 특혜 속에 사내유보금을 쌓으면서도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확산하며 최소한의 책임조차 지고 있지 않다. 재벌 풍선은 총수 일가만을 위해 막대한 부를 긁어모으는 재벌을 상징한다. 릴레이 참가자들은 풍선 안에 꽃가루, 색종이, 물, 밀가루 등 다양한 물체들을 넣은 풍선을 빵빵하게 분 다음, “재벌은 탐욕을 멈춰라”고 외치며 호쾌하게 풍선을 터뜨렸다. 지난달 22일 서초동 삼성본관 앞에서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라두식 지회장에 의해 처음 진행된 해당 캠페인은, 지난 8일 현재까지 50여 명이 동참했다.

탐욕의 재벌풍선 터뜨리기 릴레이는 서울을 위주로 인천, 경기, 충남, 전남, 전북, 경북, 대구, 경남, 부산, 울산 등지에서 이뤄졌다. 캠페인에 동참한 삼성전자서비스 AS 노동자들은 노동개악에 반대하며 20대 총선에서 재벌을 대변하는 후보가 아니라, 노동자를 위한 정치를 펼칠 후보에게 투표하자고 외쳤다.

▲ 임덕규 삼성전자서비스 칠곡센터 AS 기사가 탐욕재벌 풍선 터뜨리기에 참여한 모습. 사진=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삼성전자서비스 칠곡센터 AS 기사 임덕규씨는 “삼성이 S7 예약판매에 열을 올리며 영업이익에 온 신경을 쏟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제품을 고치는 수리기사의 눈물이 있다”며 “재벌이 탐욕에 눈이 멀어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최소한의 사용자책임도 지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앞에서 탐욕의 재벌풍선 터뜨리기에 동참한 삼성전자서비스 영등포센터 이종문 AS 기사는 “현대차 자본과 유성기업의 탐욕 속에 희생된 한광호 열사를 추모한다”며 “재벌의 노동탄압이 중단되고 노동자가 죽지 않고 권리를 행사하는 사회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 이종문 삼성전자서비스 영등포센터 AS 기사가 전국경제인연합회 앞에서 '탐욕 재벌 풍선'을 터뜨렸다. 사진=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반올림 농성장에서 탐욕의 재벌풍선 터뜨리기 릴레이에 참가한 노동자, 시민들은 삼성 반도체·LCD 공장에서 죽어간 76명의 죽음을 기억하며, 재벌의 탐욕으로 노동자가 죽어가는 사회를 바꾸자고 호소했다. 또한, 삼성이 삼성 반도체공장 직업병 문제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하고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은 지난해 10월6일부터 삼성전자의 진정한 사과와 배제 없는 보상을 촉구하며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 

또한, 희망연대노조에 가입돼있는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티브로드 비정규직 51명 해고사태’에 대해 발언하며, 10년간 같은 일을 해도 1년 단위로 계약서를 쓰는 간접고용 문제의 현실을 폭로했다.

▲ 박성주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부지회장이 '반올림 농성장'에서 릴레이 '탐욕 재벌풍선 터뜨리기'에 참여한 모습. 사진=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그 밖에도 탐욕의 재벌 풍선 터뜨리기는 기아차 사내하청 고공농성장, 팽목항, 국회, LH부산울산본부, 부산 새누리당사, 부산시청, 삼성AS 센터 및 디지털프라자, 삼성라이온즈파크 등의 장소에서 이뤄졌다. 참가자들은 간접고용 문제 해결, 재벌의 사용자책임과 사회적 책임강화, 노동개악 반대, 청년일자리 보장, 삼성 반도체 직업병 문제 해결, 세월호 진상규명, 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 투쟁 지지, 풍산마이크로텍 노동자 투쟁 지지, 만덕5지구 주거권 보장 등 다양한 요구를 외치며, 한국사회를 바로잡자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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