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경영적자 상황에서도 임원 연봉을 8.5%나 인상했던 MBC가 최근 광고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도 MBC 사장 등 임원들에게 150%의 성과급을 주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현재 안광한 사장은 2억8300여만 원의 연봉에 성과급 3543만 원을, 권재홍 부사장과 김상철 감사는 2억2500여만 원의 연봉에 2814만 원의 성과급을 별도로 받게 됐다. ‘MBC 녹취록’ 파문 이후에도 자리를 보전하고 있는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 등 4명의 MBC 등기이사들도 1억8600여만 원의 연봉에 2329만원의 성과급을 받는다. 

야당 추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에 따르면 지난 7일 열린 방문진 정기이사회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MBC 임원 2015년 성과급총액 결의 건’에 대해 여권 추천 이사 5명이 MBC 임원 성과급 지급에 동의하면서 이같이 결정됐다. 방문진 이사회는 고영주 이사장을 포함한 6명의 여권 추천 이사와 3명의 야당 추천 이사로 구성된다.

▲ 서울 상암동 MBC 사옥
방문진 사무처가 MBC 본사와 협의를 거쳐 이사회에 상정한 임원 성과급 지급안에는 지난해 MBC 경영성과와 지상파 1위 시청률 자료, 직원들의 임금 인상과 성과급 지급 내역 등이 임원 성과급 지급의 근거자료로 제시됐고, 지급 기준은 100·150·200·250%의 4가지 인상안이 제출됐다.

이에 여권 추천의 김광동 이사가 ‘MBC 경영진의 노고를 생각해 200%를 주자’고 주장했고, 고영주 이사장과 권혁철 이사 등은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했고 시청률도 좋았던 만큼 150%를 올려주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야당 추천 이사들은 ‘현 경영진이 불공정 방송을 주도해 MBC의 신뢰 추락을 불렀고 상반기 광고매출도 크게 줄어 비상경영이 필요한 시점에서 성과급 지급은 적절치 않다’며 반대했고, 야당 추천의 최강욱 이사는 ‘이런 후안무치한 성과급 지급 논의를 할 수 없다’며 회의장에서 퇴장했지만, 고영주 이사장이 표결을 강행해 임원 성과급 지급 안건이 찬반 5대 2로 통과됐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녹취록 파문을 일으킨 임원이 퇴진해야 마땅함에도 오히려 수천만 원의 성과급을 챙기게 됐다”며 “숱한 파행 경영으로 MBC 위기를 부른 장본인들이 솔선수범은커녕 자신들의 배만 불리는 행태는 반드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앞서 지난해 6월 MBC 대주주인 방문진은 이사회를 열고 지역 MBC와 자회사 임원들의 연봉을 인상하면서 노조로부터 ‘사원들의 고혈을 짜내 돈 잔치를 벌였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당시 MBC가 제출한 ‘관계회사 임원 인상안’에는 지역MBC 17곳과 MBC플러스 등 자회사 6곳의 사장과 이사진들의 연봉을 8.5% 올린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방문진은 지난 2014년 직원 임금 동결과 400억 경영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MBC 임원 임금을 8.5% 인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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