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탈당을 선언하고 무소속 출마를 결심한 유승민 의원이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비난에 대해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유 의원은 24일 오전 부친의 산소를 들린 뒤 대구 동구 용계동에 위치한 자신의 지역사무소에서 당원들과 간담회를 했다. 간담회를 끝내고 나온 유 의원은 12시 건물 입구에서 기자들과 짧은 회견을 했다.

유 의원은 민감한 질문에는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유 의원은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유승민, 이재오 의원 등 탈당한 다선 의원들을 두고 "더 나은 후배에게 자리를 양보해주는 것이 선배 정치인의 도리"라고 한 데 대해 "그분 말씀에 대해선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 유 의원은 24일 오전 대구 동구 용계동에 위치한 자신의 지역사무소 앞에서 기자들과 짧은 회견을 가졌다. 사진=손가영 기자

그는 "공천 사태에 청와대의 입김이 있었냐"는 질문에 "모르겠다"고 답했다. 또한 공관위가 이날 오전 이재만 전 동구청장을 같은 지역구에 공천한 데 대해 유 의원은 "드릴 말씀이 없다. 그 부분에 대해선 어제 다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탈당 선언문에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민 권력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2항"이라며 "헌법에 의지한 채 저의 오랜 정든 집을 잠시 떠나려 한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서도 유 의원은 "있는 대로 판단해달라"고 대답했다.

탈당 후 첫 행보를 당원과의 만남으로 가진 이유에 대해 그는 "저한테는 10년이 넘도록 (함께 한) 저희 동구 당원들은 정말 가족 같다. 당원들한테 보고를 드리고 그분들에게 앞으로 어떻게 도움을 제가 받을 수 있으면 그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당원들 만나는 게 제일 중요했다"면서 "오늘부터 일정을 어떻게 할 지 아직 정한 바 없다. 주민들 만나러 나갈 것이다. 주민들 한 분, 한 분이 413 총선에서 다 표를 행사할 분이니, 한 분 한 분 다 소중하다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간담회 전 선친의 산소를 들린 이유에 대해서 유 의원은 "오랫동안 못 갔다. 탈당도 했고 인사나 드리자 싶어서 갔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유 의원은 지난 16일 탈당한 임태희 경기 성남·분당을 후보와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후보는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실장을 지낸 3선 의원으로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유승민을 지켜서 희망을 만들어 달라"고 발표하며 무소속 연대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해 유 의원은 "(임태희 후보에게) 몇 일 전 기자회견하는 거에 대해 잘 봤다 인사드렸다. 임태희 실장은 대학 동기고 오랜 친구기도 하다. 당에도 오래 같이 있었다"면서 "서로 인사를 나눴다. 연대나 이런 부분에 대해 약속을 한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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