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마약 사위’ 사건 변호를 맡았던 최교일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새누리당 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최 전 지검장은 선임계를 내지 않은 채 중앙지검 관련 사건을 다수 맡아 전관예우 논란이 일었으며 김 대표 사위 건 역시 이에 포함돼 대한변호사협회에 징계 요구안이 접수되기도 했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최 전 지검장을 비롯한 16개 지역 경선 결과 후보자를 최종 발표했다. 최 전 지검장은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현직인 이한성 의원을 꺾고 경선을 통과했다.

김 대표 사위 이모씨는 마약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지난해 구속 수감됐으나 집행유예를 받아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이씨처럼 상습 마약범일 경우 징역 4년~9년6개월 형이 기준이 무시된 것이다.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사진=포커스뉴스


최 전 지검장이 사건을 변호했을 당시 이 사건을 담당한 서울동부지검 검사와는 같은 대학 선후배였고 동부지법원장과는 고등학교 동문이라 논란이 일었다. 최 전 지검장은 이 사건에서 선임계를 작성하지 않은 채 사건을 맡았으며 착수금 5000만원을 받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지검장은 당초 경북 영주에 예비후보 신청을 했으나 문경·예천과 선거구가 통합되면서 새 선거구에서 도전하게 됐다. 이한성 의원은 현직으로 3선 도전에 나섰으나 첫 도전한 최 전 지검장에게 자리를 내주게 됐다.

새누리당의 부산 공천에서는 친박 의원이 다수 공천을 받았다. 부산 서동 유기준 의원, 해운대갑 하태경 의원이 경선 결과 최종 후보자로 선정됐다. 기장에 나섰던 안경률 전 의원은 윤상직 전 장관에 밀려 낙선했다. 안 전 의원은 친이계 윤 전 장관은 진박 후보로 분류된다.

이와 달리 수도권에서는 친박으로 분류되는 김행(서울 중·성동을) 전 청와대 대변인과 강석훈(서울 서초을) 의원이 고배를 마셨다. 모두 경선에서 탈락한 것이다. 서울 중·성동을에서는 지상욱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이 공천을 받았고 강 의원 지역구에서는 박성중 예비후보가 당선됐다.

박성중 예비후보는 1차 경선에서 탈락한 친이계 이동관 예비후보와의 ‘인연’을 적극 강조하면서 결선에 임했다. 또 정치권과 언론을 오갔던 이상휘 예비후보는 동작갑에서 경선을 통과했다. 이 예비후보 역시 친이계다. 수도권에서 친박 후보의 연이은 낙선이 총선에서 새누리당에 어떤 방향으로 작용할 지도 관심을 모은다.

친이계인 안형환 전 의원은 현직 박인숙 의원의 벽을 넘지 못하고 서울 송파갑 경선에서 낙천했다. 비박계인 신성범 의원은(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은 현직임에도 불구하고 경선에서 강석진 예비후보에 패해 낙천했다.

이와 함께 비례대표로 서울 양천갑에 도전했던 신의진 의원은 원희룡 제주지사 측근인 이기재 예비후보에게 후보 자리를 내주게 됐다. 이 예비후보는 원 제주지사의 지원을 받았으며 신 의원은 과도한 조두순 사건 피해자 사건 홍보로 도마에 올랐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1번으로 영입된 후 대선 유성갑에 출마했던 민병주 의원도 공천에서 탈락했다. 민 의원 지역구에는 유성구청장을 지낸 진동규 예비후보가 당선 됐다. 예비후보가 기초단체장 출신을 꺽지 못한 사례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구제’ 요청을 했던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유력 지역으로 언급됐던 서울 용산 추가 신청에 응하지 않았다. 용산은 여성 우선 추천 지역으로 선정돼 있어 공관위가 추가 신청을 포함해 여성 후보를 고려할 수 있고 조 전 정무수석을 전략공천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청와대와 민심을 두고 저울질을 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유승민 의원 공천을 또 다시 미뤘다. 공관위는 이날 비례대표 후보에 초점을 맞추고 심사를 이어가고 있어 유 의원에 대한 논의 자체가 힘든 상황이다.

공관위원인 박종희 제1사부무총장은 공천안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유 의원에 대한 논의는 브레이크 타임에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며 “알렉산더가 잘라버렸다고 하는 고르디우스 매듭처럼 풀기가 영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밖에도 새누리당은 이날 △정태옥(대구 북갑) △김성태(경기 남양주을) △송태영(충북 청주 흥덕) △이건영(충남 아산을) △엄용수(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예비후보가 경선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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