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창당한 민중연합당이 광주광역시 전 지역구에 20대 총선 의원 후보를 내는 등 광주·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양당 중심으로 재편된 야권 질서 속에서 민중연합당이 얼마만큼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중연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주권자인 민중 스스로가 직접 정치의 주체가 되어 낡고 부패한 정치를 갈아엎고, 노동자·농민·청년 서민들의 절절한 염원을 실현할 것”을 기조로 걸고 진보정치의 약진을 도모하고 있다. 창당 당시 당원은 2만여 명 규모로 집계됐고 광주시당에 5000여 명, 전남도당에 5000여 명 등 광주·전남 지역에만 당원 절반이 모여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중연합당 광주시당은 18일 후보등록을 마친 동남을 황인용 후보를 끝으로 8개 전 지역구에 후보를 낸 상태다.

광산구 갑에는 김해정 학교비정규직노조광주지부 교육국장이, 북구을에는 윤민호 북구교육희망네트워크 및 광주역·철길 시민환원대책위원회 공동대표가 후보로 등록해 선거운동을 진행 중이다.

지난 19대 총선에 구통합진보당 의원을 배출한 서구을 지역구엔 고기담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 비정규직국장이, 구의원 출신의 최경미 전 광산구의원과 이은주 전 서구의원은 각각 광산구을과 서구갑에 후보 등록을 마쳤다.

▲ 지난 2월21일 김대중컨벤션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민중정치연합 광주시당 창당대회 현장. 사진=민중의소리

대표적인 ‘야권 텃밭’인 광주·전남 지역은 전통적인 ‘진보벨트’ 지역인 울산·창원 등에서 진보정당의 영향력이 쇠퇴하는 가운데 지난 19대 총선 당시 2명의 진보정당 출신 의원을 배출하면서 진보정치의 가능성이 있는 곳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지만, 현실적으로 제1야당과의 야권연대가 이뤄지지 않는 한 진보정당의 당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민중연합당은 이런 지적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노동자·농민·청년 등 서민의 권리를 대변하고 정권을 심판하는 차별성이 당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노동자·농민이 밀집해있는 지역 조건을 이용해 아래로부터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우수 민중연합당 광주시당 선거대책위원장은 “호남권은 제 1야당을 진보진영이 추격하는 양상을 띤다. 어렵겠지만 우선 초기 전략은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과 3강을 형성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전 지역구에 후보를 냈다”면서 “광주지역의 민주노총 조합원만 3만여 명이다. 노동자, 농민, 각종 청년 네트워크 등 기층에서부터 민주연합당에 대한 지지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 말했다.

민중연합당 전남도당도 마찬가지의 기대감을 갖고 있다. 전남도당은 현재 목포, 여수, 순천 등 지역구 6곳에 20대 총선 후보를 냈고 앞으로 해남, 완도, 진도 등 3곳에 민중연합당 후보 등록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박진홍 민중연합당 전남도당 공동사무처장은 18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농민, 노동자 목소리가 하나도 대변되지 않는 상황이다. 무미건조한 선거판도에서 염증을 느끼는 분들의 관심을 다시 선거로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더민주당, 국민의당으로 (대부분의 지지도가) 가는 걸 알고 있지만, 노동자가 많은 전남 동북지역 중심으로 선거판도를 뒤흔들 수는 있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특히 전남도당은 농민당에 대한 호응이 상당해 농민들의 요구를 선명하게 드러내는 선거운동에 방점을 찍을 예정이다. 박 공동사무처장은 “쌀값 문제부터 시작해 농민들 자체가 똥값, 개값 취급을 받는 현실에서 ‘농민은 농민당을 찍어야 한다’는 표현에 크게 공감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남도당은 기존 정치에 대한 실망감이 상대적으로 높은 전남 여수시에 기대감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민중연합당이 새로운 대안 세력으로서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으며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의 단일화가 무산될 경우엔 당선가능성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논리다. 박 공동사무처장은 “현직 여수시 지역구 의원의 당적 이동에 대한 염증이나 기존 야권의 이권 다툼에 대한 냉소 등 기존 세력에 대한 여수 민심의 거부감이 상당하다”면서 “보다 좋은 결과를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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