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여 개가 넘는 전국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2016총선시민네트워크(이하 총선넷)가 20대 총선 공천 부적격자 9명을 발표하며 이들의 낙천을 촉구하고 나섰다. 총선넷은 해당 9명은 시민사회단체 및 시민들이 신고한 전체 인사 중에서도 자질과 자격이 명백히 미달돼 부적격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부적격자로 선정된 이들은 황우여 전 교육부 장관(현 새누리당 의원),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현 새누리당 의원), 김현종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 한상률 전 국세청장, 박기준 전 부산지검장,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정장 등이다.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유일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예비후보다.

총선넷은 3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2016년 총선넷, 1차 공천부적격자 1차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낙천대상자를 발표했다. 김민문정 한국여성민우회 대표, 용산참사유가족 전재숙씨, 임용순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 운영위원, 정강자 총선넷 공동대표,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등 총선넷에 참여하는 시민사회단체 각계 대표가 기자회견에 함께 했다.

황우여, 최경환, 김진태, 이노근 등 현역의원 4인 “공천하지 말라”

황우여 전 장관은 한국 교과서 국정화를 주도한 당사자이자 누리과정 예산 배정을 방치해 극도의 보육대란을 야기한 것이 선정 이유로 꼽혔다. 총선넷은 “역사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누구보다 황 전 장관의 책임을 심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황 전 장관이 출마를 예정한 지역구는 인천 연수구갑이다.

▲ 총선넷이 선정한 공천부적격자 9명 명단. 사진=총선넷 제공

최경환 부총리의 경우 “경제 민주화를 실종시키고 재벌 중심의 경제정책에 앞장서는 동시에 ‘진박 감별사’를 자처하며 정치를 희화화시키는 역할을 한 것”이 선정 이유로 꼽혔다. 총선넷은 최 부총리가 과거 자신의 의원실에서 일한 인턴을 공기관에 취업 청탁한 사실도 “청년 세대를 분노케 했다”며 지적했다. 최 총리는 경북 경산시청도군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강원 춘천 출마를 준비하는 김진태 의원은 ‘반드시 떨어뜨려야 하는 대표적인 막말 정치인’으로 꼽혔다. 김 의원은 2013년 국정원 대선개입 사태에 촛불집회로 항의한 프랑스 교민들에게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하겠다”고 말하거나 지난해엔 세월호 인양 문제와 관련해 “세월호 선체는 인양하지 맙시다. 괜히 사람만 또 다칩니다. 아이들은 가슴에 묻는 겁니다”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의 폭력적인 물대포 때문에 백남기 농민이 사경을 헤매고 있는 것에 대해서 “빨간 우의를 입은 사람이 상해 원인인 것처럼 보인다”고 말해 시민들의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노근 의원은 ‘가장 반환경적인 정치인’으로 선정됐다. 이 의원은 4대강 사업을 옹호하며 4대강 후속 사업 추진을 강하게 주장한 전력이 있다. 이 의원은 원자력발전소 확대, 핵무장론, 그린벨트 해제 등을 주장하는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총선넷에 참여하는 총선청년네트워크는 “이 의원이 전월세 상한제 및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을 반대해 청년 주거 문제에 역행하는 정책 활동을 편다”고 선정 이유를 추가했다. 이 의원은 서울 노원갑 출마를 예정하고 있다.

용산참사 책임자부터 스폰서 검사까지… 국가폭력, 부정부패로 얼룩진 부적격자들

‘한미 FTA 협상 최종 책임자’로 꼽힌 김현종 전 통산교섭본부장은 유일한 야당 소속 인사다. 총선넷은 “국민의 동의없이 주권을 침해한 FTA를 졸속으로 추진했다. 협상 과정에서도 국익에 반대되는 정책을 추진했다”면서 “이에 대한 사과나 반성을 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총선넷은 3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2016년 총선넷, 1차 공천부적격자 1차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낙천대상자를 발표했다. 사진=손가영 기자

김석기 전 서울청장은 경북 경주시 예비후보로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가 강력하게 낙천·낙선을 주장하고 있는 인사다. 김 전 서울청장은 2009년 용산참사 당시 경찰청장 내정자로 경찰특공대를 투입하는 등 폭력 진압의 총 책임자로 지적됐다. 총선넷은 “김석기 후보는 이후 ‘진압은 정당했다’고 발언하는 등 어떠한 형태의 반성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충남 서산태안 예비후보인 한상율 전 국세청장은 ‘표적세무조사로 정권의 수족이 된 부적격자’로 선정됐다. 2008년 노무현 정권의 측근 기업인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가 표적세무조사인 사실이 내부 고발자에 의해 폭로된 바 있다. 총선넷은 한 전 국세청장이 ‘그림로비’, ‘골프인사청탁’ 의혹 등 각종 부정부패 정황이 수차례 발각됐지만, 해외로 도피하는 등 수사망을 빠져나갔다고 비판했다.

‘스폰서 검사’라 불리는 박기준 전 부산지검장은 2010년 PD수첩 보도를 통해 향응 수수 및 성 접대 수수 의혹이 드러나며 면직 처분된 바 있다. 총선넷은 “이런 검사가 국회의원이 되면 얼마나 끔찍할 수 있겠냐”면서 “파렴치한 의혹의 주인공으로 검찰에 대한 신뢰를 추락시켰고 법원에서도 면직 정당성을 인정한 공직자로서 심각한 결격사유를 가진 인사”라고 밝혔다.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은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 축소 및 은폐의 책임자로 지목된 바 있다. 총선넷은 “국정원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댓글을 썼다는 사실을 선거 전에 파악했음에도 선거 이틀 전 중간수사결과발표에서 일부러 누락했다”며 “이것이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법원에서도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총선넷은 “테러방지법 때문에 정보기관 정치적 중립성 문제가 심각한데 이런 인사는 당연히 (공천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 청장은 대구 달서구을 예비후보다.

“낙천·낙천운동 총선 끝날 때까지 지속할 것… 일부 지역, 선관위에 불복종도”

총선넷은 지난 2월23일부터 전·현직 국회의원과 전직 고위공직자, 시민사회단체의 신고와 시민 제보에 따른 명단을 중심으로 공천부적격 대상자를 검토했다. 이들 중 △부정부패비리 사건 주도자 △민주주의 파괴 및 군사독재 정권 핵심 부역자 △민생입법 반대 주도자 △국가폭력 행위 주도자 △국가기관의 불법 부당 선거개입 주도자 등 11개 선정 기준에 따라 “국민의 대표자로서 기본적 자질과 책임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후보자” 9명을 선정했다.

▲ 총선넷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부적격 사유가 적힌 종이와 레드카드를 드는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사진=손가영 기자

현재까지 공천부적격자 후보자는 200여 명이 접수됐으며 총선넷은 이들 중에서 2차 공천부적격자 대상자를 선별해 3월 중순에 다시 발표할 계획이다. 이들은 신고된 공천부적격 후보자 중 부적격 혐의가 확인된 인사들의 자료를 3월 10일을 전후해 각 정당 공천심사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현재 총선넷은 공천부적격자 9명이 포함된 의제별 낙천 대상자 48명과 지역별 낙천 대상자 15명을 선정해 둔 상태다. 총선넷은 정당 항의방문 및 항의 서한 전달, 기자회견 등을 통해 낙천 운동을 전개하면서 3월 말까지 낙선운동 대상자 선정을 위해 조사작업을 지속할 계획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공직선거법은 유권자들이 아무 행동도 할 수 없게 만들어져 있지만, 일부 지역은 낙천대상자가 공천이 됐을 때 ‘선관위에 불복종하겠다’ ‘1인 시위를 전개하겠다’ 등을 얘기하고 있다”면서 “2002년, 2004년 (낙선운동을 했을) 때처럼 온라인을 통해 적극적으로 부적격 정보를 알려 2000만 명 이상의 유권자들이 알 수 있게 만들 것”이라 밝혔다.

총선넷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 대표가 될 자질과 자격이 없는 후보들을 거부하는 국민들의 행동, 민주주의·민생·평화의 위기를 극복하는 정치를 만들기 위한 전국 유권자들의 실천이 계속될 것”이라 선언했다.


<2016 총선시민네트워크 각 단위 낙천(심판) 명단>

의제별 1. 청년선정 '공천부적격자' 대상자 명단

1. 김용남 새누리당 의원 / 출마예정(수원병)

2,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 / 예비후보(경북칠곡·성주·고령)

3.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 / 출마예정(부산영도)

4.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 / 출마예정(평택갑)

5.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 공천 신청

6.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 / 예비후보(청주상당구)

7.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 / 예비후보(경북안동)

8. 정용기 새누리당 의원 / 예비후보(대전대덕)

9.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 예비후보(경기파주갑)

10.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 / 예비후보(충남논산시·계룡시·금산군)

11. 정종섭 전행정자치부장관 / 새누리당 예비후보(대구동구갑)

12.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 예비후보(의정부을)

13.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 / 예비후보(노원갑)

14.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 / 출마예정(강서을)

15. 길정우 새누리당 의원 / 예비후보(양천갑)

16. 김기준 더민주당 의원 / 예비후보(양천갑)

17. 신정호 새누리당 예비후보(양천갑)

18.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 / 예비후보


의제별 2.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역사범죄 관련 20대 총선 낙천운동 대상자 명단

1.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 (부산 영도구)

2. 황우여 새누리당 의원 (인천 연수구)

3. 김을동 새누리당 의원 (서울 송파구병)

4.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 (전남 순천시곡성군)

5.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 (서울 동작구을)


의제별 3. 김현종, 김종훈, 정운천 낙천 낙선 요구(FTA대응범국민대책위 등)

1. 김현종 더불어민주당 / 전 통상교섭본부장 / 예비후보(인천 계양갑)

2.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 / 서울 강남을

3. 정운천 새누리당 정당인 / 전농림수산식품부장관 / 전북 전주 완산을


의제별 4. 김석기 공천 반대 의견서 제출(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1. 김석기 새누리당 정당인 / 전 서울경찰청장 / 예비후보(경북 경주)


의제별 5. 19대 국회 반환경 의원 선정

1. 김동완 새누리당 의원 / 충남 당진시

2. 김상훈 새누리당 의원 / 대구 서구

3. 김한표 새누리당 의원 / 경남 거제시

4. 이강후 새누리당 의원 / 강원 원주시을

5. 이채익 새누리당 의원 / 울산 남구갑

6.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 / 경기 하남시

7. 정수성 새누리당 의원 / 경북 경주시

8.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 / 대구 달서구병

9.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 / 강원 강릉시

10.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 / 서울노원구갑

11.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 / 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

12.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 / 대전 동구

13. 이학재 새누리당 의원 / 인천 서구강화군갑

14. 함진규 새누리당 의원 / 경기 시흥시갑

15.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 / 서울 강성구 을

16. 이우현 새누리당 의원 / 경기 용인시 갑

17.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 / 강원 홍천


의제별 6. 설악산을 망가뜨리는 국회의원 후보 낙천낙선 명단(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등)

1.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 / 강원강릉시

2. 배재정 더민주당 의원 / 부산 사상구

3. 심기준 더민주당 의원 / 20대 비례준비

4. 염동열 새누리당 의원 / 강원 태백시영월군평창군정선군

5.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 / 강원 속초시고성군양양군

6.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 경북 경산시청도군


지역별 1. 인천지역 낙천, 낙선 대상자 명단

1. 황우여 새누리당 의원 / 인천 연수구

2.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 / 인천 남구을

3. 김현종 더민주당 소속 / 예비후보(인천 계양갑)

4.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 / 인천 남구갑

5. 한광원 국민의당 전 의원 / 인천 중동웅진강화

6. 이학재 새누리당 의원 / 인천 서구강화군갑


지역별 2. 강원지역 낙천 대상자 명단

1.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 강원춘천

2. 김진선 새누리당 소속 / 강원 태백,영월,정선,평창,횡성

3.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 / 강원 속초,고성,양양

4.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 / 강원 철원화천인제양구

5.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 / 강원 강릉

6. 이강후 새누리당 의원 / 강원 원주시을

7.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 / 강원 홍천횡성


지역별 3. 울산지역 부적격 후보 1차 발표

1.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 / 울산 북구

2. 박기준 새누리당 소속 / 울산 남구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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