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에서 출발한 ‘백남기 농민 쾌유기원 도보순례단’이 출발 17일 만에 서울에 도착해 27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4차 민중총궐기 대회에 합류했다.

27일 오후 3시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4차 민중총궐기 ‘기억하라! 분노하라! 심판하라!’에는 2만여 명(집회측 추산)의 시민이 참가해 테러방지법 반대, 노동개악 중단, 세월호 진상규명,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사드배치 반대 등 여러 가지 사안에 목소리를 냈다.

▲ 27일 오후 3시 서울시청광장에서 '기억하라!분노하라!심판하라!' 4차 민중총궐기 및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사진=정민경 기자
이날 17일 간의 도보순례(전남 보성~서울)를 마친 백남기 순례단은 민중총궐기에 참여한 시민들의 환영을 받으며 풍물패와 함께 민중총궐기 대회에 합류했다. 백남기 순례단은 지난해 11월14일 1차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빌며 지난 21일부터 400여km를 걸었다. (관련기사: 백남기 투병 100일째, 보성에서 서울까지 천릿길 걷는다)

백남기 순례단은 순례를 마치며 여전히 사경을 헤매고 있는 백남기 농민에게 사과 한마디 없는 정부를 비판했다. 정현창 카톨릭농민민회 회장은 “연세가 80이 넘는데도 17일 간의 순례를 완주한 어르신이 있다. 또한 많은 이들이 동참해줘서 정말 감사하다”며 “하지만 11월 14일 백남기 농민에게 물대포를 쏜 폭력 정권은 이 시간까지 일언반구가 없다. 이는 우리 농민들은 무시하는 행태가 아니고 무어냐”고 말했다.

▲ 도보순례단이 21일 공주 우금티 전적지로 행진하는 모습. 사진=손가영 기자
17일의 일정 가운데 3일간 순례에 참석한 김도현(21)씨는 “순례하는 동안 즐겁기도 슬프기도 했다”며 “많은 이들과 함께하고 길에서 응원을 받으며 즐거운 순간도 많았지만 이렇게 걸어야 하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슬프고 또 걸어야 하는 상황이 슬프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81세이신 최종대 어르신이 17일간 도보순례 하시는 걸 보고 놀랐다”며 “참가자 가운데 내가 가장 어린 참가자였는데 내 또래의 친구들도 더 많이 함께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민중총궐기 이후에 열린 범국민대회에는 백남기 대책위, 416연대,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 의료민영화저지범국민운동범부,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 민주행동 등의 시민단체가 참가해 다양한 목소리를 냈다. 범국민대회는 세월호 진상규명, 사드배치 반대, 테러방지법 반대 등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한 발언들로 채워졌다.

▲ 27일 민중총궐기에 참가한 시민이 노동개혁 관련 법안에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시민들 역시 다양한 사안에 목소리를 냈다. 집회에 직접만든 피켓을 들고 나온 신 아무개 씨(31)는 노동개혁 5대 법안에 대해 비판했다. 신 씨는 “안 그래도 노동자들이 힘든데 이런 법안이 통과되면 노동자들의 목은 점점 더 옥죄어온다”며 “저는 현재 노동자를 사용하는 사용자에 가깝지만 한국의 40% 이상이 노동자 계층인 상황이고 오늘 사장이라고 해서 언제까지나 사장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모두를 위해 이런 사실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건설하는 것에 반대하는 시민 한 아무개 씨(29)는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와 함께 테러방지법 반대 입장을 전했다. 한 씨는 “설악산에 케이블카가 놓이게 되면 사라지는 산양을 생각하며 가면을 만들어 시위에 나왔다”고 말했다. 한 씨가 쓴 가면에는 “헌법 37조 1항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 테러방지법을 반대한다”고 쓰여 있었다.

▲ 민중총궐기에 참가한 한 시민이 자신이 만든 설악산 산양 가면을 쓰고 서있다. 사진= 정민경 기자
한편 이날 범국민대회는 대회를 마치고 서울시청광장에서 출발해 을지로-종각-종로-대학로로 행진해 끝마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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