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에서 전남 목포 출마를 준비 중이던 서기호 정의당 의원이 26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 의원은 2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가 목포를 책임질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충분한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물었다. 결론적으로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불출마의 변을 밝혔다.

갑작스러운 불출마 선언에 대해 서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토론을 하는 동안, 많은 분들이 후원금을 보내고 응원해줬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더 늦기 전에 총선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것이 그분들에 대한 도리라고 판단했다”고 말한 바 있다.

▲ 서기호 정의당 의원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테러방지법 처리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하고 있다. ⓒ민중의 소리

서 의원의 한 측근은 “주변에서 만류를 많이 했지만 필리버스터가 시작되던 날 저녁에 (불출마) 결정을 한 것으로 안다”며 “원래 필리버스터 후 테러방지법 정국이 정리되면 발표를 할 예정이었으나, 필리버스터를 마친 후 서 의원이 후원금과 지지 연락이 쇄도한 것을 알고 더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불출마 결심을 한 23일, 밤을 새워 필리버스터 토론을 시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측근은 지역구 후보 출마에 대해 서 의원이 오랜 고민을 해왔다고 밝혔다. 서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밝혔듯, 지역구 후보로서 자신의 가치관에 반하는 약속을 하는 것에 갈등을 많이 느껴왔다는 것이다. 이를 테면, 목포의 해상 케이블카 설치 문제의 경우 서 의원은 환경파괴를 이유로 반대하지만 지역 여론의 60%가 찬성하는 점을 고려해 타협적 입장에 서야한다.

이 관계자는 “(서 의원은) 비례대표 후보로서는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정치를 바꿔보자는 신념으로 지금까지 의정활동을 이끌어 왔다”면서 “자신의 생각과 배치되는 말을 표를 얻기 위해 해야 하는 것과 ‘이번 선거에서 2등을 해도 다음에 또 나오면 된다’고 하는 주변의 (정치적) 조언이 자신과 어울리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의 당선가능성이 높아서 불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이 측근은 “그렇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지역 여론이 나쁘지 않다”면서 “오래 고심해온 것이자 지역구 의원이 스스로에게 맞는 지를 고민해온 것”이라 지적했다.

서기호 의원은 26일 기자회견을 마친 후 보좌진의 동행 없이 홀로 목포로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서 의원은 향후 계획에 대해 “여의도 정치를 떠나서 어떻게 살아갈지 아직 결정 못했다”면서 “‘삶이 정치다’는 마음엔 변함이 없기에 일상생활에서 생활정치를 수행할 것”이라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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