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이 21일 보도한 북한과 미국의 평화협정 논의가 결렬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평화협정을 제안한 것은 맞지만 미국이 북한 비핵화라는 조건을 내걸어 협정이 결렬됐다는 것이다. 이에 보수언론은 일제히 평화협정보다는 북한 제재가 먼저라고 주장하는 사설을 실었다.

더불어민주당이 4.13 총선에서 3선 이상 중진의원 등에 대한 교체원칙을 확정했다. 원칙대로라면 절반 이상이 물갈이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19대 국회 막바지에서 경쟁력 있는 신인 정치인의 대기 없이 대거 물갈이가 진행될 경우, 당선 확률을 낮추고 당내 분란만 일으키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21일 열린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삼성이 갤럭시 S7 공개하며, 페이스북과 VR(가상현실) 분야에서 협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이 VR 관련 소프트웨어를, 삼성이 VR 하드웨어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다음은 2월23일 아침에 발행하는 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현역 최대 50명 더민주 “물갈이”>
국민일보 <정부 “北과 평화협정 南이 주도”>
동아일보 <韓中FTA 무색한 ‘非관세 만리장성’>
서울신문 <왕이 오늘 전격 訪美 대북 제재 최종 조율>
세계일보 <선거구획정·테러방지법 진통 거듭>
조선일보 <안심번호 경선 유령번호 파문>
중앙일보 <돈·사람 몰리는 제주, 세계 부호는 없다>
한겨레 <더민주, 김종인발 공천 칼바람 예고>
한국일보 <韓美 사드 회의, 안보리 결의안 이후로>

결렬된 ‘평화협정’, 동아일보 “평화협정 맺으면 최악의 상황 맞을 것”

북한과 미국의 ‘평화협정’과 관련 지난해 말 비공개 논의를 한 것으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한 가운데 평화협정이 결렬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22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하기 전 북-미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논의에 합의했으며 미국이 ‘비핵화 우선’이라는 전제조건을 포기하고 평화협정 논의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북한은 ‘평화협정 먼저’, 미국은 ‘비핵화 먼저’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해 결렬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한국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은 “한미는 북한과의 어떠한 대화에서도 비핵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 2월23일자 경향신문 5면.
9.19 공동성명에서 평화협정을 명시한 이후부터 평화협정이 오랫동안 논의되고 있음에도 매번 결렬되는 이유는 한미와 북한의 입장차이 때문이다. 평화협정은 ‘비핵화’를 먼저 요구하는 한미와, 비핵화보다 평화협정을 먼저 요구하는 북한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린 사안이다. 이에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17일 ‘비핵화-평화협정 동시 협상’을 제의하기도 했다. 왕이 외교부장이 23~25일 방미를 발표한 것을 고려하면 평화협정에 대한 추가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평화협정을 보는 한국 언론의 시선도 첨예하게 갈렸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한국일보, 세계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북한의 비핵화 전제 없이 평화협정 논의를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동아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한반도 ‘평화’를 보장한다는 데 무엇이 문제냐며 국내서도 동조하는 사람이 적지 않지만 평화협정의 핵심은 유엔사 해체와 북-미 수교”라며 “북의 주장대로 평화협정을 먼저, 또는 비핵화와 동시에 체결한다면 한국은 북핵을 그대로 머리에 인 채 주한미군이 철수하고 한미동맹이 흔들리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썼다.

▲ 2월23일자 동아일보 사설.
이러한 주장을 하는 언론들은 평화협정보다는 북한 제재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미 정부가 강력한 대북 제재와 압박에 나서도록 지속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적극 견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신문도 이날 사설에서 “우리는 그동안 사드나 평화협정 논의보다 유엔 안보리의 실질적 대북 제재 수단을 마련하는 게 먼저라는 점을 강조해왔고, 지금이야말로 그런 시점”이라며 북한제재를 강조했다.

반면 한겨레는 이날 사설에서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제안한 ‘비핵화-평화협정 동시 협상’의 길을 넓혀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대북 제재만으로 문제를 풀 수 없다는 사실은 명확하다”며 “6자회담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북한도 핵미사일 역량 강화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한겨레는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서로에 대한 불신이 너무 깊다는 점”이라며 “2005년 합의한 9.19 공동성명은 북한의 모든 핵프로그램 포기와 함께 북-미관계 정상화 수립 등을 아우르기 때문에, ‘비핵화-평화협정 동시협상’과 사실상 같은 내용‘이라고 말했다.

▲ 2월23일자 한겨레 사설.
평화협정이 사실상 맺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경향신문은 5면에서 “평화협정 이슈는 최소 몇 년이 걸릴 방대한 협상이며 일단 시작되면 다른 이슈를 삼켜버린다”며 “임기 말인 버락 오바마 행정부나 북한 체제 붕괴를 겨냥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가 평화협정 논의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더민주 ‘물갈이’ 예고에 당내분란 우려

더불어민주당이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현역 의원 ‘물갈이’를 예고했다. 더민주공천관리위원회는 22일 △3선 이상 하위 50% 공천 배제 △초·재선 하위 30% 공천 배제 △당 윤리위원회 규정 위반하거나 비리 혐의에 연루된 의원에게 별도 윤리 심사 진행 △공관위 찬반 투표로 최종 공천 배제 여부 결정 방안을 확정했다.

이러한 방안에 더민주당의 현역 의원 최대 50여 명이 공천 심사를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당내에서는 3선 이상 중진의원들에게 특히 엄격한 평가 잣대라며 ‘중진 용퇴론’을 제도적으로 압박한 것이라는 입장이 나온다.

▲ 2월23일자 한겨레 7면.
언론은 이 같은 방안이 야당에 약보다 독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힘을 실었다. 한겨레는 7면에서 “공천을 국민 불만 해소 차원에서 접근해 물갈이 비율을 필요 이상으로 높일 경우 의회 정치의 연속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탈락하는 현역의원의 대체카드가 충분히 확보된 것도 아닌 상황에서 당내분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고 평가했다. 경향신문 역시 3면에서 이러한 조치가 19대 국회 막바지에 진행된다는 점, 경쟁력 있는 신인 없이 중진 의원을 물갈이하는 것은 당선 가능성을 외면한 패착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물갈이가 허풍에 그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이 정도 물갈이는 제왕적 총재가 있던 시절에나 가능했고 반발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야당이 2007년 대선 이후 모든 선거에 패배”했다며 물갈이 필요성을 인정했다. 조선일보는 “국민은 무조건 현역 의원을 교체하거나 새 사람을 들이라는 게 아니다”라며 “19대 국회를 역대 최악으로 오염시킨 사람들을 바꾸지 않고 그저 교체율이나 올리는 것으로 끝난다면 국민의 이 허풍에 오히려 분노할 것”이라고 말했다.

▲ 2월23일자 조선일보 사설.
VR 전시에도 동아일보는 ‘기승전 규제개혁’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삼성전자가 갤럭시S7과 VR기기를 선보인 가운데 페이스북과 전격 손을 잡았다. VR은 360도로 펼쳐지는 영상을 통해 실제와 흡사한 가성 공간을 보여주는 기술이다. 삼성과 페이스북이 손을 잡은 만큼 삼성 행사 마지막에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등장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등 VR 기기들과 페이스북의 VR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세계 최고의 VR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9개 주요 일간지는 모두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관련기사를 1면 사진으로 배치했다. 동아일보, 서울신문, 한국일보는 사진과 함께 관련기사도 1면으로 배치했다. 관련 기사들은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참가자들이 VR 체험을 하는 장면과 저커버스의 연설, 갤럭시S7 공개를 다뤘다. VR 플랫폼을 통해 삼성과 페이스북이 협력하는 것에는 긍정적 평가가 주를 이뤘지만 갤럭시S7에 대한 평가는 외신에서도 미지근했다고 보도했다. 갤럭시S7에 대해 미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예상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 2월23일자 한국일보 1면.
한국일보는 이 이슈를 1면과 사설에서 모두 다루며 적극적으로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1면기사에서 이번 행사로 인해 VR 생태계가 확산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해석하며 사설에서 “삼성의 VR 비전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것이 향후 VR 플랫폼이라는 새로 열릴 산업 생태계를 겨냥한 가장 적극적인 도전이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쓴소리도 있었다. 한국일보는 “하드웨어는 결국 소프트웨어를 뒷받침하는 종속변수에 머물 수밖에 없다”며 “삼성으로선 일부라도 VR 플랫폼 소프트웨어 구축에 참여하거나, 콘텐츠 분야 등에서 VR 사업의 지평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모바일월드콩그레스를 언급하며 결론은 한국 규제개혁과 구조조정으로 수렴한 언론도 있다. 동아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신성장동력도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하면 세계시장에서의 선점은 어려울 수 있다”며 “정부의 수출대책은 PC 시대인 2000년대 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아일보는 “기업 규제를 단두대에 올리고 전통적 제품 생산에 쏠린 인력을 줄이는 대신 글로벌 시장과 소통하는 인력을 늘리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2월23일자 동아일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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