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의원 영입에 부정적 견해를 낸 이상돈 교수가 국민의당에 합류한 지 하루 만에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정동영 전 의원 영입을 위해 순창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에 국민의당이 당 내부 갈등과 정체성 논란을 방치한 채 원칙 없는 인사영입을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18일 전북 순창에 칩거 중인 정동영 전 의원에게 국민의당 합류를 설득하기 위해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하루 전날인 17일 국민의당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수차례 정동영 전 의원의 영입에 대해 부정적 발언을 해왔다는 점이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18일 오전에도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정동영 전 장관의 입당이) 전국적 선거 판도를 보면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 17일 오전 11시30분 서울 마포에 위치한 국민의당 당사에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입당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이상돈 교수가 정동영 전 의원의 입당에 부정적인 이유는 대북정책에서 정동영 전 의원과 다른 견해가 있기 때문이다. 정동영 전 의원은 ‘햇볕정책’의 기조를 이어받아 평화통일 기반 조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상돈 교수는 입당 첫날부터 “역대 모든 정부의 대북정책은 실패했다”면서 “햇볕정책 역시 북한의 핵 개발을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실패”라고 말했다.

이에 이상돈 교수에 이어 정동영 전 의원까지 합류시키려는 국민의당의 대북정책에 대한 정체성이 무엇이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날 녹색당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당은 대북정책부터 오리무중이다”며 “계속해서 제 노선조차 가누지 못하는 국민의당이 어디까지 치달을지 궁금하다. 안철수 대표가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할 때 냈던 “지도도 나침반도 없다”던 일성이 떠오른다”고 비판했다.

▲ 사진= 녹색당
국민의당의 대북정책뿐 아니라 당의 정체성이 ‘기계적 중립’이라며 내용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상구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의당은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라는 거대 양당 사이에서 기계적 중립성에 목을 매달고 있는데, 이런 줄타기는 쟁점을 물타기 하는 데만 효과적이다”며 비판했다.

특히 국민의당 대북정책에 대해 강 대변인은 “한반도 평화를 강조하면서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직접적 내용이 없는 것은 더 문제”라며 “개성공단 가동 중단 조치를 비판하면서도 한반도 평화 구상에 대한 큰 계획 없이 오히려 독자적인 전략무기방어체계의 조속한 구축을 가장 앞세워 주장한 것도 줄타기의 사례”라고 밝혔다.

한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17일 국민의당 합류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정동영 전 의원의 영입에 대한 질문에 “당 지도부가 판단할 일”이라며 “당 지도부가 판단을 내린다면 그 판단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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